라틴어 수업 -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위한
한동일 지음 / 흐름출판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평이 좋은 <라틴어 수업>이라는 책을 이제서야 읽었단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 코너에 한참 동안 올라와 있었는데, 아빠는 약간 의아해 했단다. 그 어렵다고 하는 라틴어에 관한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랫동안 있다니.. 그래서 그 책을 먼저 읽은 사람들의 평을 읽어보았어. 인기 있는 대학의 교양 강좌를 책으로 엮은 책이더구나. 외국이나 우리나라나 대학에서 인기 있는 강좌를 책으로 종종 엮는 경우가 있단다. 아빠도 그런 책들을 몇 권 읽었단다. 그런 대학 강좌를 엮은 책 중에 아빠가 가장 좋게 읽었던 책은 정채찬의 <시를 잊은 그대에게>라는 책이란다. 그 책을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을 했었는데, 다들 너무 좋았다고 했어.

<라틴어 수업>이라는 책도 <시를 잊은 그대에게>의 재미와 감동을 기대하며 책을 폈단다. 아빠의 기대치가 너무 컸던 것일까. 아빠의 기대치를 채워주지 못했어.

<라틴어 수업>은 지은이 한동일 교수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서강대학교에서 진행했던 교양 강좌를 책으로 옮긴 것이래. 당시 한동일 교수의 강의는 입소문을 타고 서강대 학생들뿐만 아니라 인근의 학교들의 학생과 일반인들까지 청강을 하였다고 하는구나. 그럼, 그 많은 사람들이 그 어려운 라틴어를 배우려고 했냐고? 그건 아니고그 수업은 라틴어 뿐만 아니라 그리스 로마 시대의 사회, 사람들, 문화 등을 이야기해주었어. 그리고 수강생들에게 인생 선배로써 들려주는 진심 어린 조언들을 라틴어 금언을 곁들여서 이야기해주고 있단다.

좋은 인문 강좌라고 보면 돼. 그렇게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수강했던 것 같았어. 그런데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강좌였기 때문인지 눈높이가 20대에 맞춰진 느낌이었단다. 이제 사회를 막 진출하려는, 20대 젊은 영혼들에게 들려주는 등대와 같은 조언들그 시절을 건너온 지 10년이 넘은 아빠는 조금 거리감을 느꼈어. 그런 것들로 인해 아빠가 기대치에 조금 못 미쳤다고 이야기한 거야.

1.

라틴어는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언어란다. 하지만 유럽의 모든 언어의 근본이 되는 언어이고, 여전히 라틴어를 여러 유럽 나라에서는 배우고 있단다. 그런데 그 라틴어의 뿌리가 인도어라고 하는구나. 그래서 라틴어는 분포상 인도 유럽어계에 속한대. 그렇지 뭐, 지구가 뭐 크면 얼마나 크다고이웃 동네끼리 서로 영향을 받고, 영향을 주는 것이지그럼 인도어는 또 어디서 기원이 될 것일까? 궁금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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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40)

오늘날 거의 모든 유럽어의 모언어로 알고 라틴어는 세계 언어 분포상 인도 유럽어계에 속합니다. 이 사실을 말하면 대부분의 학생들의 눈이 다시 한 번 휘둥그레집니다. 일반적으로대부분의 사람들이 라틴어가 직접적으로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독일어, 포르투갈어, 루마니아어등에 영향을 주었고, 영어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반면 라틴어가 아시아어라고 생각될 수 있는 인도 유럽어계에 속한다는 것은 잘 알지 못합니다. 학생들이 놀라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일 겁니다. 실제로 라틴어는 인도유럽어의 영향을 받았고, 그중에서도 그리스어, 켈트어, 고대 게르만어와 더불어 서구어를 형성하는 이탈리아어군의 영향을 받은 언어에 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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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가 왜 어렵냐? 라틴어는 명사의 경우 격이 다섯 가지로 변하고, 형용사의 형태도 명사의 성, , 격에 맞게 다 변한다고 하는구나. 그냥 단어 하나를 외워서 끝날 일이 아니라는 것이지. 동사의 경우는 더 심해한 개 동사가 활용되는 경우가 수십 개가 된다고 하는구나. do”라는 도사의 활용을 예로 들어주었는데, 작은 글씨로 한 페이지가 넘어가더구나. 아무리 규칙적인 변화라고 해도 그걸 어찌 다거기에 불규칙적인 변화를 가진 동사도 있다고 하던데언어가 없어질 만 하다는 생각도 들었단다.

아빠가 고등학교 때 독일어는 배웠었는데, 독일어는 명사가 남성, 여성, 중성이 있고, 각 성에 따라 정관사, 부정관사가 변했기 때문에 그것도 참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라틴어에 비하면 새발의 피로구나. 독일어도 결국 라틴어에서 파생되어 그런 격변화가 있는 것이었단다. 그나마 파생되는 것을 대폭적으로 줄인 것 같더구나. 독일어 뿐만 아니라 유럽 각 나라라나의 말은 라틴어가 변화하여 만들어진 것이란다.. 그래서 영어를 비롯하여 유럽의 언어들이 비슷한 것이고

2.

아빠가 고등학교 때 재미있게 본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유명한 영화가 있단다. 그 영화에 나와서 유명하게 된 라틴어 금언이 있어.

카르페 디엠.

뜻은 오늘을 붙잡으라는 뜻으로, 지금 이 순간을 즐기라는 뜻이야. 뜻이 좋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라틴어가 되었단다. 아빠도 한때 다이어리 앞면지에 “Carpe diem”을 적어 놓기도 했단다. 이 책에는 여러 라틴어 수업이다 보니 수업을 듣는 사람들에게 흥미를 유발하면서 좋은 라틴어 문구를 많이 소개해 주었단다. 카르페 디엠도 그 중에 하나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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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

Carpe diem, quam minimum credula postero.

카르페 디엠, 쾀 미니뭄 크레둘라 포스테로.

오늘을 붙잡게, 내일이라는 말은 최소한만 믿고.

‘카르페(carpe)’란말은카르포(carpo, 덩굴이나 과실을 따다, 추수하다)’라는 동사의 명령형입니다. 과실을 수확하는 과정은 사실 굉장히 고되고 힘들지만, 한 해 동안땀을 흘린 농부에게 추수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행복일 겁니다. 그래서카르포동사에즐기다, 누리다란 의미가 더해져카르페디엠(carpe diem)’, 오늘 하루를 즐겨라라는 말이 됐습니다. 시의 문맥상내일에너무 큰 기대를 걸지 말고 오늘에 의미를 두고 살라’라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숱한 의역을 거쳐오늘을 즐겨라라는 뜻으로 정착되었는데, 주목할 건 이 말이 쾌락주의 사조의 주요표제어가 되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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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또 괜찮은 라틴어 금언을 몇 개 더 소개해주면서 오늘 독서편지는 마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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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

Si vis vitam, para mortem.

시 비스 비탐, 파라 모르템.

삶을 원하거든 죽음을 준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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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

Dilige et fac quod vis.

딜리제 에트 팍 쿼드 비스.

사랑하라, 그리고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하라.

 

아우구스티누스의 <페르시아 사람들을 위한 요한 서간 강해>에 나오는 말입니다. 저는 사막에서의 경험을 통해 어떤 비난을받든 중단했던 공부를 마치기로 결심했고 다시 로마로 떠나기로 결정했습니다. 결국 죽을 뻔했던 타클라마칸사막 한복판에서 제게 가장 절실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던 겁니다. 그리고 우리가 잘 아는 율리우스 캐사르의이 말이 운명처럼 다가왔습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가라.(Alea iacta 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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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

Hoc quoque transibit!

혹 쿠오퀘 트란시비트!

이 또한 지나가리라!

 

지금의 고통과 절망이 영원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요. 어딘엔가 끝은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당장 마침표가 찍히기를 원하지만 야속하게도 그게 언제쯤인지는 알 수 없어요. 다만 분명한 것은 언제가 끝이 날 거라는 겁니다. 모든 것은 지나갑니다. 그러니 오늘의 절망을, 지금 당장 주저앉거나 도망치고 싶은 마음을, 끝 모를 분노를 내일로 잠시 미뤄두는 겁니다.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에나를 괴롭혔던 그 순간이, 그 일들이 지나가고 있음을, 지나가버렸음을알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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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2)

Letum nom omnia finit.

레툼 논 옴니아 피니트.

죽음이 모든 것을 끝내지 않는다.

 

Dum vita est, spes est.

툼 비타 에스트, 스페스 에스트.

삶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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