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혼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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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정말 ㅠㅠ
152페이지에서 눈물이 팍!터졌다.
이 책 자체가 그녀에게 보내는 프로포즈 ㅠㅠ
근데 너무 이기적인거 아니냐고
이렇게 프로포즈를 해놓고서는 ㅠㅠ
이 편지가 그녀에게 전해지려면 지구까지 가는시간이 170시간
편지를 읽고 대답하려해도 17분 44초..
그 시간동안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구 ㅠㅠ
지구인과 우주인..
서로 거리 차이를 두고 사랑하는 연인들의 애처로운 사랑이야기인가 했다가..
정체를 모르는 외계 함대와의 전쟁 이야기가 대부분이어서..
문과인 내가 지식이 전혀 없는채로 우주이야기와 전투 이야기 읽느라 힘들었는데..
마지막에 이렇게 뒤통수를 치기 있냐고요 ㅠㅠ
내가 이 편지를 받은 그녀라면..
대답을 하고 대답이 돌아오기까지의 35분 28초를 어떻게..어떤 마음으로 견딜수 있을지..
하늘에 있는 별을 바라보며 어떻게 살아가라고 ㅠㅠ
파멸의 신전을 통해 다시 넘어올꺼라는 희망을 가지고 기다릴테다!

사랑한다는 너의 말에 단 한 순간도 망설임 없이 대답해도 너에게 닿는 데 17분 44초가 걸리고 그 말에 대한 너의 대답이 돌아오는 데 또 다시 17분 44초가 더 걸리는 지금의 이 거리를 두고 내가 가장 숨 막히는 게 뭔지 아니? 그건 대답이 돌아오기 전 까지의 그 긴 시간 동안 우리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없다는 갑갑함이야.
p.036

우주 공간에 떠 있는 일이 늘 조난당한 기분인 이유는 주위의 빈 공간에 비해 우리가 차지하는 공간이 너무 작기 때문이야. 지구 크기의 공간에 우주선 딱 두세 대니 까. 행성 크기의 공간에, 그러니까 누군가에게는 세상 전부 일 수도 있을 만큼 거대한 공간에 홀로 남겨져 있다는 것. 그래, 그건 조난이야. 무언가에 깊숙이 잠겨버리고 만다는 뜻이지. 어둡고 고요하며 거대하고도 막막한 무언가에.
p.058~059

너는 모르겠지. 그런 건 없다고 말할지도 몰라. 하지만 함대에서 생활하면서 나는 지구 출신과 나 같은 우주 태생 사이에 가로놓인 넘을 수 없는 장벽을 수도 없이 봐왔어. 그건 말이야, 사소해 보여서 더 본질적인 그런 차이야. 그만큼 각자의 삶에 밀착돼 있지. 은연중에 튀어나오 고, 충돌이 생길 때마다 상대가 나의 가장 본질적인 부분을 침해하고 있다고 느끼게 되는 그 무언가.
p.115

이제 나도 고향이 생겼어. 네가 있는 그곳에. 고마워.
그리고 안녕.
우주 저편에서 너의 별이 되어줄게.
p.154


#청혼 #배명훈 #북하우스 #sf로맨스소설 #서평단 #받았다그램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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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위한 메르헨 청소년 북카페 4
에리히 캐스트너 지음, 울리케 묄트겐 그림, 정초왕 옮김 / 여유당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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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이란 아직 마음속에 품고 있을 때까지만 좋은 것이라네. '

행복을 위한 옛이야기.
행복이란게 매일매일 한 조각씩 잘라 먹을 수 있는 저장용 소시지가 아니라고 말하는 흰머리의 중년남자.
그가 젊은시절 겪었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공원 벤치 옆자리에 앉아있던 노인이 세가지 소원을 이뤄주겠다고 말하고..
세상과 신에게 투덜거리고 있던 그는 당신이 지옥으로 사라지면 좋겠다고 말하는 순간 바람처럼 사라져버린 노인.
그는 바로 노인이 돌아오게 해달라는 두번째 소원을 사용하고..
돌아온 노인은 마지막 소원은 신중하게 쓸것을 당부하며 바람처럼 사라졌다는데..
시간이 흘러 흰머리의 노인이 된 주인공.
세번째 소원을 마음속에 품고 살아가는 중이다.
행복은 멀리 있는게 아니라 삶 가운데 항상 함께하는데.
그걸 알아채느냐 마느냐는 본인에게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흰머리의 노인은 원래부터 행복을 잘 알아채는 사람이 아니었을까?
두번째 소원을 사용한걸 보면^^
이 책이 쓰여진 시기가 독일전쟁 직후였다는걸 알고 나니..
이 책에서 말하는 행복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 더 알게되었다.
첫 표지에 비오는날 우산을 쓰고 걷는 남성을 보고서.,
비 맞지 않게 해주는 우산이 있는것만으로도 행복한거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행복을위한메르헨 #에리히캐스트너 #울이케묄트겐 #정초왕 #여유당 #선물책 #받았다그램 #잘읽었습니다 #독서그램#책스타그램#bookstagram #책만큼은맥시멀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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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션으로부터 멀리, 낮으로부터 더 멀리
박대겸 지음 / 호밀밭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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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것도 비슷할 거야. 새처럼 목적지를 향해 곧장 날아가야 할 때가 필요하기도 하지만, 나비처럼 평화롭고 여유롭게 날아가야 할 때도 필요하거든.
p.138

길이가 다양한 9편의 단편들..
한 작가님이 쓰신거 맞죠?
내용들은 달라도 보통은 결이 비슷해서 같은 작가님이구나 하고 알것도 같은데..
이 단편집은 진심 다양해도 너무 다양해서 새롭고 좋았다 ㅋㅋ
우주에서 탈출용 우주선에 혼자 남겨진 주인공.
빌라 옥상에서 쿵쿵소리에 잠못 이루던 주인공.
수첩에 적힌 암호를 해독하는 주인공.
우연히 만난 동창에 이끌려 성경교회에 가게된 주인공.
타키온 대신 택시를 타는 사람들.
그날 그는 진짜 백성민 이었을까?
택시에서 반복적으로 총에 의해 죽음을 당하는 주인공.
호세 알프레도는 어디에 있는걸까?
마르타를 보내고 새로운 사랑을 만난건가?
나비의 속도를 뺀 나머지 작품들은 명쾌하지 않다.
호러도 아니고 오컬트도 아니고 sf인건가 공포인건가..
명쾌한 답이 없이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게 만드는 작품들이었다.
이 책 참 독특하네~~
음식이 고갈되는것보다 우주에 혼자라는 두려움이 더 크고..
이웃에 누가 살고있는지 모르고 밤마다 들리는 쿵쿵소리에 혼자 두려워하고.
내가 보고있는 현실이 진짜 현실이 맞는건지 헷갈려하고
거울에 비친 자기 자신의 모습과 이야기하기도 하며
사회의 부조리에 자신을 맞춰 살아가고..
세상에 존재하다 사라져버리기도 하며..
사랑하는 이를 잃고 살수 없을듯 하지만.
결국 다른 누군가를 만나 혼자가 아닌 '함께'가 될수 있음으로 마무리 지은 소설이 아닐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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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얼굴
이충걸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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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뱀 데칼코마니처럼 생긴 피 주머니를 바라보며 나는 한 번도 만족스럽게 답하지 못했던 질문을 반추했다. 나는 살고 싶은 걸까. 죽고 싶은 걸까.
p.020

"불편하다고 느끼는 순간은 말이야. 지식에 눈을 뜨기 시작하는 시점이기도 해."
p.038

어머니가 늘 그러셨잖아요. 시계는 시침 분침이 움직여서 시간을 가리켜주는 기계가 아니라 우리에게 시간에 대한 감각을 가르쳐주고, 영원한 게 뭔지, 유한한 게 뭔지알게 해준다고. 근데 시계가 없으면 시간이 흐르지 않잖아요. 시간이 안 가면 너무 심심하잖아요.
p.080

그 상처들은 지금 내 상태에 영원히 대입할 순 없지만, 그것이 나의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옷을 입는 방식, 말하는 방식, 과거의 방식.
p.131

나는 무엇이 될까? 누가 될까? 다시 생각했다. 나는 누구였나? 그것은 무엇이었나? 나는 알고 있었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란 걸. 어떤 존재도 될 수 없다는 걸.
p.152

"어머니가 파라 얼굴로 바뀐다면 저도 살아 있는 친구를 계속 볼 수 있는 거잖아요. 둘 다 사는거잖아요."
p.316

어떤 사람들은 진실이 자유롭게 해주리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 진실이라는 것이 단순하고 잔인한 단 하나의 것일 때는 어떻게 할까.
p.317

설사 파라의 기억이 나의 것이 된다고해도 내가 느끼는 감정은 파라의 것일 리 없다. 내가 파라처럼 생각한다고 해도 그것을 담은 나의 몸은 그럴 수 없을 것이다.
p.365

책을 볼때 제목과 표지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표지랑 제목이 완전 내 맘을 사로잡았던 책이었다.
교통사고로 눈과 입을 제외한 모든것이 망가져버린 주인공.
과거와 현재.어머니와 자신, 그리고 딸 파라에 대한 이야기들이 시간의 흐름에 상관없이 교차하며 쓰여있다.
주인공이 그림을 전공한 화가여서 그림과 관련된 대화들이 나오는데..
솔직히 작가님이 뭘 얘기하고자 하시는지 이해를 못 하겠는 1인..
주인공 성격부터가 내 스타일이 아니어서리 읽으면서 이 여자 대체 뭐지?라는 생각을 나도모르게 ^^;
문체들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어서 읽어나갔는데 중간까지 읽고서도 계속 난감했다고나할까...
근데 이놈의 문체가 완전 내 스타일이란말이지~~ㅠㅠ
먼저 사고를 당해서 식물인간 상태로 누워있던 딸 파라.
결국 내가 이식받아야했던 딸의 얼굴..
딸의 얼굴을 한 나의 얼굴.
어릴적부터 아버지의 부재로 바빴던 엄마.
짐승보다 못한 남편이었던 사람.
그리고 태어난 딸 파라.
주인공인 나는 온전한 사랑을 받아보지도 줘보지도 못한게 아닐까 싶었다.
그래서 모든게 완벽해 보이는 딸에 대한 마음이 사랑이면서도 질투인듯 애매모호했지만..
딸의 얼굴로 살아가게 된 나는 온전히 파라에 대한 사랑을 느끼게 된게 아닐까..
#이충걸 #너의얼굴 #GQ편집장 #얼굴 #소설추천 #은행나무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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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신 NEON SIGN 7
청예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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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말에는 힘이 있다. 그 힘은 주로 듣고 난 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강화된다. 막상 나쁜 말을 들은 당시에는 신경쓰지 않겠다며 넘겨버리지만, 끈질기게 일상을 쫓아와 사소한 불운을 겪을 때마다 존재감을 드러낸다.
p.035

믿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보지 말자고 생각하는 순간 너무나 보고 싶어진다. 베일은 감추기 위해 존재하는 것일까, 벗기기 위해 존재하는 것일까.
p.122



'파묘. 검은 사제들.사바하의 장재현 감독 추천' 이라는 소개글만으로도 오컬트 소설책임을 알수 있던 수호신!
좀비.유령 이런거는 안 무서워하는데 우리나라 오컬트에 많이 약한지라 ㅠㅠ 걱정하면서 시작했드랬다.
서로 사이가 좋지 않은 부모님과 오빠와 살고있는 대학생 이원.
철학 동아리에서 가장 잘생긴 경우의 고백을 받은 다음날 경우가 오토바이 브레이크 고장으로 사고가 나서 사망하고..
시간이 흘러 다른 부원 은호에게 고백을 받은 다음날. 은호마저 신원불명의 괴한에 의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는데..
한편 동아리에 신입으로 들어온 설. 뭔가 독특한 느낌의 설은 이원에게 다가오는데..
경우가 사망한 후부터 자꾸 흰색 소가 나오는 꿈을 꾸는 이원. 그 얘기를 들은 설에 의해 점집에 가게되고 악신 다섯과 수호신 한명. 너무많은 신이 있다는 얘기를 듣게 되는데..
엄마에 의해 어릴적부터 소고기를 먹지 않는 이원. 설이도 소고기를 먹지 않는다는걸 알게되고 점집에서 남쪽으로 가보라는 얘기에 엄마와 설과 함께 부산에 있는 AI 승려를 만나러 가게 되고 그러면서 엄마가 우교라는 종교를 믿었다는걸 알게 되는데..
점집에서 말한 집안에서 나쁜일을 했다는건 과연 무엇이고..
우교라는 종교는 또 무슨연관이 있으며
이원이 꾸는 소가 나오는 꿈은 뭘까?
많이 무서울까봐 잔뜩 긴장하면서 읽었는데..
다행인지 그런 무서움은 없어서 나같은 사람에게는 다행이었지만.
오컬트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살짝 실망할수도 있을것같은..
처음부터 철학 동아리에서 칸트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누더니만.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심오함과 인간이 지닌 양면성 등을 철학에 바탕을 둔 오컬트로 재탄생한 소설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수호신 #청예 #네온사인 #오컬트 #한국소설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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