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들의 친목 - 램 카페에선 외롭지 않다
하래연 지음 / 도서출판이곳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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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최고의 호사는 마음의 장소에서 한 잔의 차를 마시는 일 아닐까?
p.016

삶에서 그 무엇도 반복되지 않는다. 겨울도, 계절도, 나날도, 일상도, 나도. 반복되는 것 같은 느낌은 신기루에 불과하다. 여기 속아 느슨해진다면, 어느새 운명의 철퇴를
맞고 많은 걸 잃게 될 것이다.
p.045

쫓기지 않고 무언가를 바라보는 일, 너무도 소중하다. 카페에 올 때마다 작은 구원을 느낀다. 여기 있는 한,불길한 일이라곤 전혀 일어나지 않을 듯이.
p.056

어쨌든 보호는 가둔다.
p.092

그리고 어찌 되었든 고통이란, 무모할지도 모를 어떤 진행을 정지시키는 순기능을 갖고 있다. 정지선에 멈춰 숨을 고르고, 고통이 가리키는 지도를 찬찬히 살펴본다면, 가야 할 새로운 이정표들이 떠오를 수도 있다.
p.103

'연약한 우리가 삶을 견딜 방법은 오직 온기뿐이야!'이 카페의 화분들이 속삭인다.
p.116

무릇 공간이란 거기에 숨결을 불어넣는 자의 탄력과 온기가 담기지 않으면 이내 시들어 침침해진다.
p.131

하느님도 무심하시지? 무심한 건 인간이다. 인간이 무심치 않게 지내왔다면, 그간 인류 전체가 감당한 비극의 총량은 십 분의 일쯤으로 감소했을 것이다. 인간이 무심했던 결과를 신이라고 대체 무슨 수로 메꾸겠는가? 우리는 모두가 가담한 연극의 결말을 같이 치러낼 뿐. 아직도 한 눈 감은 행복에 요행을 기대할 수 있을런가?
p.194


이 책 진심으로 너무너무 좋다!
작가님을 봤더니 세상 아름다운 것들은 고양이를 쓰신 작가님이셨다.
너무도 유명한 '바람구두를 신은 피노키오' 계속 사서 봐야지 하다가 잊고 있었는데..이 책을 읽고나니 꼭 구매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작가님의 아지트인 램 카페에서의 일년 사계절동안의 일기..
책을 읽으러 카페를 방문하는게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1인이라서 작가님의 카페에 대한 애정이 더 와닿았다.
우리나라에는 특히나 교회만큼이나 카페가 많기로 유명한데..
그 많은 카페들 중에서도 특히나 아지트처럼 느껴지고 그 장소에서 내가 낯선이처럼 느껴지는게 아닌. 어떤 모습으로 어느 시간에 방문하든 당연하다는 듯 품어주는 카페가 있는 것 같다.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닌 글을 읽는 사람인 나도 책이 읽히는 카페가 있는데..창작을 해야하는 작가님들에게 장소는 얼마나 중요할까나?
램 카페..작가님에게는 그 장소가 구원의 장소일지 몰라도 모두가 그렇게 느끼지는 않겠지..각자 자신만의 성향이 다르고 좋아하는 포인트들도 다르기에..
하지만 천변이 바로 앞에 있고 고무나무와 우아한 샹들리에가 있는 램 카페..내 맘에도 쏙 들것 같은 느낌이다.
작가님의 구원이자 호사인 램 카페에서의 일년. 작가님의 마음속을 함께 사유할수 있던 시간이어서 괜시리 혼자 작가님과 친해진 느낌이 들기도 하고~~
너무 취향저격 문장들이 많아서리 다 적을수 없는게 아쉬울정도였다^^
나도 오롯이 나로써 실존할수 있는 내 애정 카페들을 그저 방문하는 것보다 더 애정을 갖고 그 시간을 더 소중히 여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양들의친목 #하래연 #도서출판이곳#차한잔의마법이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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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지구라는 놀라운 행성에서 함께 살아가는 존재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아이작 유엔 지음, 성소희 옮김 / 알레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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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면서부터 나에게 주어진 당연한 것인듯..
이 지구에 있는 모든것들을 누리고 살았던 인간이라는 종..
학자나 특별히 관심이 있는 매니아층이 아니고서는 살아가면서 단 한번도 들어보지도 못하고 볼일도 없을 수많은 생명체들이 함께 살아가고있다는 걸 인식조차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꺼다.
시작부터 너무 흥미로움으로 가득차 있는 책이었다.
나방은 귀가 없어서 들을수가 없다는거..
북아메리카꼬마땃쥐는 분당 800회 뛰는 심장을 가졌기에 끊임없이 먹어야 한다는거..
사사패모..보호색으로 위장하는 식물은 난생 처음 들어봤다.
케이트윈즐릿딱정벌레도 있고 레오나르도디카프리오딱정벌레도 진짜 존재한단다 ㅋㅋ
책을 통해 알게된 가장 귀여운 동물 마게이~~너무 이뻐~~~
책과 함께하는 내내 검색창은 쉴 틈이 없었고..
이 지구상에 이토록 수많은 생명체와 함께 살고 있음에 다시 한번 놀랐고..
이 책을 쓰신 저자님의 유머와 이해도에 감탄했다.
멸종 위기군에 처한 생명체는 거의 다 인간때문이라는 사실에 부끄럽기도 했고..
사라지지 않기위해 환경에 맞춰 변화하며 살아가는 모습에 대견해도 했다.
이토록 다양한 생존방식을 보면서 인간은 참 약한 존재 같은데 뭐가 그렇게 잘났다고 최상위포식자처럼 군림하고 있는건지..스스로 전기를 만들어내고 독을 쏘기도 하고 몸에 가시나 뿔이 있어서 자신을 지키기도 하며 쉽게 뚫을수 없는 갑옷으로 덮혀있기도 하고 몸 색을 바꾸기도 하는 존재들 중에 인간은 뭘 할줄 아는거지?
우리는 그저 이 지구에 함께 살아가고있는 하나의 개체일뿐이었다.
알지 못했던 존재들을 검색하며 찾아볼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부분은 너무도 좋았지만..
직접 찾아보는데 시간과 노력을 들이기 싫어라하는 요즘의 추세에 따라 사진도 함께 있었다면 보는 재미가 몇십배는 더 쏠쏠했을꺼 같기도 하고~~
아무래도 번역본이라서 한글이름으로는 그 유머를 따라가기 힘든 부분도 살짜쿵 있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너무도 바라는 것은 이 책에 쓰인 글 그대로 나레이션이 되고 영상으로 볼수 있는 다큐가 제작되었으면 하는것이다!
지구를 여행하고픈 이들이 더 많이 볼수있게 넷플 제작해주라고요!

#지구를여행하는히치하이커를위한안내서 #아이작유엔 #알레 #47회푸시카트상베스트컬렉션2023선정작수록 #과학에세이 #자연에세이 #과학책추천 #푸시카트문학상 #이정모관장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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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판 해석학 : 일본 편 - 낭만닥터SJ의 美친 味식 여행기
배상준 지음 / 애플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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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으며 갑자기 들어오는 아재개그에 혼자 빵 터진게 어찌나 자존심 상하던지 ㅋㅋ
나 아재개그 왜 좋아하는거냐고 ㅋㅋ
이 책은 분류를 뭐로 해야할끄나..
일본의 곳곳을 소개해주고 있기에 여행책이기도 하고..음식에 관한 소개와 종류도 어마무시하게 나와서 요리분류로 들어가도 될것 같고..
음식의 이름들 어원부터 한자까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서 언어학 분야로 봐도 될것 같고..
빵빵 터지는 유머때문에 개그장르로 들어가도 될것 같다에 한표! ㅋㅋ
일본어 회화를 못하신다는데 메뉴판 읽을수 있는것만으로도 일본여행을 아주 쉽게 할수 있다는 기발한 생각을 어떻게 하신건지..
우리나라도 미식의 나라이지만 다들알다시피 일본에 여행가는 이유중 하나가 맛있는거 먹으러~~가 아닐까싶다.
사진만 보고 들어가서 음식을 사먹거나 전시장에 나와있는 음식을 보고서 가게를 선택했었는데.. 메뉴판을 볼 줄 알면 이렇게도 여행이 즐거워질수 있는거구나~~
아직 나고야를 안 가봐서 계속 나고야 항공권 검색하고 있는데..
앙카케스파게티! 너 완전 내 스타일인듯!
책을 읽고 그곳에 찾아가고픈 생각이 들게 만드는 여행책이 최고의 여행책이라면 이 메뉴판해석학은 진심 최고가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 술과는 친하지 않기에 일본 술편은 기대가 안되지만 (죄송^^;) 메뉴판 해석학 중화요리편도 너무 기대되니 꼭 다시 돌아와주시길~~

#메뉴판해석학 #배상준 #애플북스 #비전비엔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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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지와 광기
야콥 하인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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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 사고 싶다면. 그러니까 사회적으로 할복할 것이냐 아니면 실제로 할복할 것이냐 하는 선택의 기로에 서는 거였죠. 그렇게 멀리 와 있더란 말입니다.
p.017

고기가 없는 제 삶은 마치 불법 수용소에 붙잡혀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시간은 공포의 장소에서 가장 가학적인 고문을 행하는 형리刑吏였고요. 지나간 순간들은 모두 기쁨이었고, 다가올 순간들은 모두 고통이었습니다.
p.051~052

너무도 독특한 소설이었다.
죽은 동물들의 모습이 청소년 위해 판정을 받고 마트에서는 정육 코너를 분리시키고 미성년자 출입을 금지 시키는 세상..
크리스마스 모임에서 고기를 먹는 다는 이유로 모두의 경멸에 찬 시선을 받은 주인공은 반 강제적으로 원치 않는 채식주의자가 되고..
그런 과정에서 가장 도움이 되었던 인플루언서 톰 두부.
채식주의자가 된 주인공은 육식에 대한 갈망은 사라지지 않고..
원하지 않지만 모두가 해야하기에 따르고 있는 채식으로 인해 점점 미쳐가는 듯 했다.
그로인해 아내와 결별하고 살도 빠지고 직장도 잃고 성기마저 잃게 되는데..
그러다 만나게 된 육수맛내기69로 인해 다시 육식주의자가 된 주인공은 육식파 친구들과 함께 채식주의자들을 육식주의자로 돌리기 위한 작전을 위해 '유로파 정육가공품'을 찾아가는데..
그곳에서 만난 사장을 죽인죄로 경찰에 조사를 받으며 책이 시작되었던 거였다.
짧은 소설임에도 엄청나게 잔인하고 극단적이라고 할까?
그럼에도 현재 사회와 너무 동떨어지지 않아 일어날수도 있을법한 일이기도 하고..
채식주의자와 육식주의자라는 주제를 떠나서.. 현재 우리들 역시 유행처럼 모두가 그렇다고 생각할때 반기를 드는사람에게 어떤 시선을 보내고 있었는지..
맹목적으로 그게 옳다고 생각하며 눈과 귀를 닫아버리진 않았는지..
소신대로 세상을 살아간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또한 톰 두부 같은 인간은 주변에 너무나 많을게 뻔 해서 진심열받았다!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소설이었는데 작가님은 스스로 고기를 먹지 않게 되었지만 스스로를 '채식주의자'라고 부르는 것은 거부한다는 말에 이 책을 쓰게 된 동기가 잘 보여진게 아닌가 싶다.

#소시지와광기 #야콥하인 #문학동네 #채식주의자 #육식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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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인간
염유창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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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만보고서는 딱! 일본 추리소설일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었지만..한국소설이라는거~~^^
제목이 왜 마이너스인간인걸까? 싶었는데.. 마지막까지 읽고나면 아~~~하고서는 인간이 무서워진다고나 할까...
극한의 상황에 몰려보지 않았기에..나는 절대 그러지 않았을거야!라고 확신하지만..나 역시도 인간인지라 내가 그 9명중 한 사람이었다면 나도 그들과 같은 선택을 했으려나?싶은 생각을 안 할수가 없다..
딸 둘중 하나를 물놀이 사고로 잃고 이혼한 채 인기없는 소설책 몇권을 내고 법원 반성문을 대필해주며 지내고 있는 기시윤. 어느날 자신이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책 대필 의뢰가 들어오고..외국으로 떠난 딸의 수술비를 위해 의뢰를 받아들이는데..
1년전 산사태로 인해 매몰된 아파트 포레그린뷰 지하에서 단 한명을 제외하고 기적처럼 살아난 8명의 이야기를 통해 재난 트라우마 환자를 위해 도움이 되는 책을 만들고싶다는 신경정신과 의사 조찬식. 그의 의뢰를 받고 생존자들과 인터뷰를 하게되는 시윤.
처음에는 다들 인터뷰도 꺼려했지만 모두함께라면 응하겠다는 답변에 8명이 한자리에 모여 그날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세상에 알려진 사실은 그날 유일하게 희생된 전경석이 자발적으로 모두를 위해 침수지역으로 수색을 갔다가 희생되었다는 스토리였는데..인터뷰를 하는 과정에서 뭔가 석연치 않은 나머지 8명의 모습들을 보게 되는데..
작가님은 처음부터 반전을 위한 미끼를 하나씩 숨겨놓으셨고..
추리소설 사랑하는 나는 조찬식을 처음 대면했을때 설명을 보고서 혹시~~하고 눈치챘다구!
살아남은 사람들과 희생된 사람이 함께 재난을 해쳐나가려 애쓴 감동적인 이야기일것 같았던 인터뷰는 점점 탐정소설처럼 전경석을 누가 죽였을까를 궁금하게 만들고..같은 아파트에 살면서 안면이 있던 그들이 그시간에 지하주차장에 있었던 이유들이 하나씩 밝혀지고..현재 아파트에 살면서 꼭 있을것만 같은 진상들과 다양한 성격의 사람들이 모여살고 있기에..우리에게 이런일이 발생한다면..하고 생각해보지 않을수 없는 책이었고..
인간은 과연 나를 지키기 위해서는 얼마나 잔인해질수 있는지..
또 얼마나 똘똘 뭉칠수 있는지..
전경석이어야만 했던 이유가...그토록 단순하지만 무서운 그 이유가 너무도 잔인했다..
자신의 유전자이기에 선택되었을지도 모를 아빠입장에서는 그렇게라도 복수를 해주고 싶었던 걸까 싶기도 하고..
또한 역시나 아빠이지만 인간이기도 했던 시윤이 딸들의 사건을 접했을때 살아남은 수연이를 100프로 믿을수 없었던 그 마음또한..나도 같은 인간이기에 이해할수 있다는게 너무 미안하고 슬프기까지 하다..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이 나라면?하고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가독성도 좋고 반전도 있고 생각할 거리까지 투척해주는 책이었다.

#마이너스인간 #염유창 #해피북스투유 #미스터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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