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얼굴
이충걸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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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뱀 데칼코마니처럼 생긴 피 주머니를 바라보며 나는 한 번도 만족스럽게 답하지 못했던 질문을 반추했다. 나는 살고 싶은 걸까. 죽고 싶은 걸까.
p.020

"불편하다고 느끼는 순간은 말이야. 지식에 눈을 뜨기 시작하는 시점이기도 해."
p.038

어머니가 늘 그러셨잖아요. 시계는 시침 분침이 움직여서 시간을 가리켜주는 기계가 아니라 우리에게 시간에 대한 감각을 가르쳐주고, 영원한 게 뭔지, 유한한 게 뭔지알게 해준다고. 근데 시계가 없으면 시간이 흐르지 않잖아요. 시간이 안 가면 너무 심심하잖아요.
p.080

그 상처들은 지금 내 상태에 영원히 대입할 순 없지만, 그것이 나의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옷을 입는 방식, 말하는 방식, 과거의 방식.
p.131

나는 무엇이 될까? 누가 될까? 다시 생각했다. 나는 누구였나? 그것은 무엇이었나? 나는 알고 있었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란 걸. 어떤 존재도 될 수 없다는 걸.
p.152

"어머니가 파라 얼굴로 바뀐다면 저도 살아 있는 친구를 계속 볼 수 있는 거잖아요. 둘 다 사는거잖아요."
p.316

어떤 사람들은 진실이 자유롭게 해주리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 진실이라는 것이 단순하고 잔인한 단 하나의 것일 때는 어떻게 할까.
p.317

설사 파라의 기억이 나의 것이 된다고해도 내가 느끼는 감정은 파라의 것일 리 없다. 내가 파라처럼 생각한다고 해도 그것을 담은 나의 몸은 그럴 수 없을 것이다.
p.365

책을 볼때 제목과 표지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표지랑 제목이 완전 내 맘을 사로잡았던 책이었다.
교통사고로 눈과 입을 제외한 모든것이 망가져버린 주인공.
과거와 현재.어머니와 자신, 그리고 딸 파라에 대한 이야기들이 시간의 흐름에 상관없이 교차하며 쓰여있다.
주인공이 그림을 전공한 화가여서 그림과 관련된 대화들이 나오는데..
솔직히 작가님이 뭘 얘기하고자 하시는지 이해를 못 하겠는 1인..
주인공 성격부터가 내 스타일이 아니어서리 읽으면서 이 여자 대체 뭐지?라는 생각을 나도모르게 ^^;
문체들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어서 읽어나갔는데 중간까지 읽고서도 계속 난감했다고나할까...
근데 이놈의 문체가 완전 내 스타일이란말이지~~ㅠㅠ
먼저 사고를 당해서 식물인간 상태로 누워있던 딸 파라.
결국 내가 이식받아야했던 딸의 얼굴..
딸의 얼굴을 한 나의 얼굴.
어릴적부터 아버지의 부재로 바빴던 엄마.
짐승보다 못한 남편이었던 사람.
그리고 태어난 딸 파라.
주인공인 나는 온전한 사랑을 받아보지도 줘보지도 못한게 아닐까 싶었다.
그래서 모든게 완벽해 보이는 딸에 대한 마음이 사랑이면서도 질투인듯 애매모호했지만..
딸의 얼굴로 살아가게 된 나는 온전히 파라에 대한 사랑을 느끼게 된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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