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을 이용해 사물을 본다'고 하면 왠지 아주 당연한 소리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번 생각해 보자. 사람들은 그림을 볼 때 거기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어떤 설정인지, 어민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와 같은 '말'로 그림을 바라보려 한다.하지만 '시각을 이용해 사물을 보는' 것은 다르다. 그림을 훈련하는 미술학도들은 대부분 언어를 통하지 않고 그림을 본다. 선과 색, 표현 같은 시각적 세계에 완전히 빠져든 채 그림을 본다. 직접 그림을 그럴 때도 마찬가지다.p.050나오시마 프로젝트는 이처럼 예술과 건축이 뒤섞이며 발전했다. 나오시마를 무대로 예술과 건축의 대화와 창조가 펼쳐진 것이다. 예술 작품은 섬의 경관과 세토내해의 바다 풍경 그리고 건축물과 조화를 이루며 점점 더 나오시마다운 개성을 더해 주었다.p.200문제는 작품들을 연결하는 희박한 동기 그리고 미의식의 결여에 있었다. 나는 과연 작품에서 어떤 철학을 이끌어냈던가. 어떤 말을 엮었던가. 그리고 작품을 담은 안도 다다오의 건축이라는 그릇과 어떤 대화를 나누었던가.p.2242018년 제주도 여행을 떠났을때 본태박물관에서 호박 작품을 보고서 쿠사마 야요이에 대해 알고싶어 책도 보고 그녀의 작품이 나오시마라는 섬에 있다는걸 알게 됐다. 나에게 나오시마는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이 전시되어 있는 섬! 이정도 였고 예술의 섬이라고 들었지만 왜 그런지는 모른채 단순히 그 작품을 보고싶어서 나오시마에 언젠가 한번은 꼭 가야지 하면서 항공권을 검색해 보곤했었는데..이 책을 읽고나서 내가정말 나오시마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구나..깨달았고..원래는 구리 제련소가 있었고 그로인해 산업 폐기물로 오염된 섬. 제련업이 사라지면서 젊은이들이 떠나고 노인들만 남게 된 섬이었다는게 지금 나오시마를 예술의 섬이라 알고있던 나같은 이들은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다.사업체가 성공하고 많은 부를 쌓았다고해서 모두가 예술작품을 얻는데 힘쓰지 않지만..후쿠타케 부자가 예술에 관심이 있었던것. 그리고 그가 채용한 아키모토 유지같은 직원. 그리고 예술 프로젝트에 기꺼이 참여한 안도 타다오같은 세계적인 건축가로 인해 조금씩 예술의 섬이 되는 발판을 밟게 된것 같다.예술에 대해 1도 모르고 호박만 알던 무지한 나같은 아이가 이 책으로 인해 차이궈창이라든지. 터렐이라든지. 번개치는 들판의 월터 드 마리아 같은 예술가들을 검색해보게 되고..그렇게 예술이라는 분야에 한발 가까워지게 되는것 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한 책이었던것 같다.이제는 호박보다도 섬 주민들을 위한 프로그램이었던 집 프로젝트가 더 궁금해졌다.가도야도 보고싶고 터렐의 달의뒤편도 궁금하다. 그 어두운곳에서의 명상과 다시 빛으로 나오는 길이 어떤 느낌일지..그리고 모네의 수련 작품을 그렇게 어마어마한 금액으로 구매한것도 놀랄일이었는데..그냥 존재하는 전시 공간에 작품을 거는거라 생각했던 바보같은 나에게..그 작품을 다시 지금의 현재로 가져와서 함께 어울리고 그저 작품만 보는게 아니라 철학적 사고까지도 함께 하게 끔 그 작품과 하나되는 공간자체를 만들어내는 걸 보고서 역시나 일반인들의 생각은 예술가들을 따라갈수 없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것 같다. 그곳에서 만나는 모네의 수련은 어떤 감정속으로 빠지게 해줄지 진심 너무 궁금하다!아 진짜 다카마쓰 항공권만 계속 검색하게 만드는 책 아니냐고요!나 꼭 갈꺼다! 진짜 갈꺼다!#나오시마예술의탄생 #아키모토유지 #알에이치코리아
다리가 없는 식물이 자기 몸을 옮기려 할 때, 가장 유용한 존재는 우리 인간이에요. 인간은 식물 입장에서 가장 우수한 운반자입니다. 최고의 시중꾼이라고 할 수 있죠.p.125"당신은 공연히 불안감을 조성하는 유형이 아니에요. 그걸 잘 아니까 묻고 싶네요. 최악의 사태가 일어나면 우리는 어떻게 되죠?" "최악의 사태라ㆍㆍㆍㆍㆍㆍ신의 심판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신의 심판ㆍㆍㆍㆍㆍㆍ."p.247식물이 인간에게 기대가 남아 있다면 몰라도, 이미 쓸모없다는 낙인을 찍었다면 끝입니다. 거추장스러운 인간을 제거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난리법석을 피워도 이미 늦은 겁니다. 더는 손쓸 방법이 없어요.p.253링을 뛰어넘는 색다른 공포!라고 해서 귀신은 당연히 등장하는 공포소설일꺼라 생각한 사람 손! ㅋㅋ근데 읽을수록 귀신이 나올듯한 분위기가 전혀 아니고..시작부터 남극연구원이 위스키에 타먹으라고 빙하를 친구들에게 선물로 보내는데 어라? 바이러스 얘기인가?싶었다. 그럼 당연히 그 빙하를 받고 먹은 사람이 죽겠구만..했는데..시기상 맞지 않는 한 종교단체의 집단사망..이건 또 뭐람? 이 사람들은 빙하를 먹은것도 아니데? 햇빛이 있는 쪽으로 달려나가 사망한것도 이상하고~~대체 뭐가 문제인거냐고! 의심을 품으며 읽다가 보면 어느순간 소름이 쫙~~끼치게 되는 구간이 나타난다.나는 개인적으로 아주 예전부터 식물의 생명력이 너무 징그러울정도로 무섭다고 얘기해왔던 사람이었다. 정원을 가꾸며 그들의 끈질길 번식력에 놀라기도 했고..천선란작가의 지구 끝의 온실이나 나인. 그리고 조이 슐랭거의 빛을 먹는 존재들을 읽었을때도 엄청 공포스러웠는데..이 책이 거기에 기름을 부운거 아니냐고요 ㅠㅠ분명 소설인데 과학도서 같기도 한듯 전문 용어들이 몽땅 나와서리 작가님 엄청 고생하셨겠다 싶고..보이니치 필사본이라는 것도 난생 처음 알았는데 아직도 그 내용을 해석하지 못하고 있다는 거에 더 궁금함이 커지면서 그로 인해 이 책이 한층 더 재미있었다구!사망한 아들에게 혹시 숨겨둔자식이 없을까해서 어마어마한 금액으로 탐정 게이코에게 의뢰를 부탁한 노부부. 출판사 기자출신에 경찰 아버지 밑에서 자란 게이코는 아이 찾는 일과 의문의 사망사건이 이어져 있음을 알게 되고..게이코의 수사에 함께 따라가다보니 지루할틈 없이 결말이 뭘지가 궁금해서 빠르게 읽어내려갈수밖에 없었다.그러고보니 노아의 방주 때도 식물을 배에 실었다는 말은 없었다는 글에 얼마나 깜놀했던지..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고개만 들어도 눈앞에 펼쳐져 있는 저 초록빛의 식물들이 너~~무 무섭다!#유비쿼터스 #스즈키고지 #현대문학
고쿠라역 6층 서점에는 마스다미리존이 짜잔! 이번에 나온 책이 있길래 바로 구입했다 한국에도 이미 출판되어있다는~~^^ 30대 열심히 일하다 숲에서 힐링을 하는걸로 빠져들었었는데. 이젠 50이라는 나이의 중년이야기. 옷이 중년은 거부한다는 말. 중년들은 세상 즐거운게 없다고 생각하는 거 같다는 말. 사람 이름이 생각이 안나고 같은 얘기 몇번이나 한다는. 이럼게도 공감가는걸 보니 나도 중년인가봄 ㅠㅠ 피부는 푸석푸석해져도 난 시들지 않아!라고 마음먹어보지만 화장으로도 가려지지 않는 잡티들 ㅠㅠ 이 책 뭐야 왜 이리 시큰해지는거냐구! 마음을 건드리는 마스다미리 이번책도 최고!
인생은 왜 아무리 생각하고 대비해도 내 안에 없는 방향으로 향할까? p.015나는 나를 싫어하지 않아. 난 나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지금의 내 모습이 싫은거야. 내 안에 시커먼 물만 줄줄 흐르지 않는다는 것도, 깊고 빛나는 것들이 있다는 것도 알아. 매일 내가 평범하다고 부르짓지만 대체로 똑똑할 때가 더 많다는 것도, 나만이 보고쓸수 있는 것도 있다고 생각해. 사람들은 내 솔직함이 부럽다고 하지만, 난 거짓말쟁이였던 거지. 솔직함이라는 탈을 쓰고도, 제일 큰 거짓말은 결국 나 자신에게 했던 셈이야.p.071~072예술하는 사람들이 농담반 진담반으로 노래제목이나 영화제목 등등 제목따라 간다는 말들을 하곤한다. 창작활동을 하는 이들은 자신의 그 당시의 상태를 작품으로 담아내는것이기에..그저 농담으로 넘길만한 일은 아니지 않을까..그러다보니 백세희 작가님의 마지막 작품이 되어버린 이 짧은 소설이 더 아팠다.해외에 나가면 서점에 꼭 들리려 노력하는데 많은 나라에서 찾아볼수 있었던 백세희 작가님의 에세이..보면서 너무 뿌듯해 했었는데..자신의 아픔을 가감없이 담아냄으로써 다른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해줬던 그녀의 진짜 마음이 이 소설속에 담겨져있는거 같은 느낌은 내 착각인걸까..자신을 너무 좋아하기에 지금 자신의 모습이 싫다던 고백이 이해될것만같다.#바르셀로나의유서 #백세희 #위즈덤하우스 #위픽시리즈
불행한 아이가 성장하는 방식은 간단해요. 계속, 줄곧 깨닫는 거죠. 나는 불행한 아이구나. 나는 불행한 청소년이구나. 불행한 어른이 되었고, 이제 불행하고 가난한 노인이 되어가고 있구나. 불행을 애착 인형처럼 끌어안고 다니는 삶을 인정하는 거예요. 인정하면 차라리 편안해져요. 아무리 재수 없는 일이 생겨도 이럴 줄 알았어, 하고 담담해지거든요. 기대도 억울함도 분노도 없는 삶. 불행이란 건 그리 대단치 않아요. 세상에서 제일 쉬운 게 불행해지는 거니까요.p.011~012웃기지 않아요? 불행이란 건 지극히 개인적인 거예요. 오직 나만이 내 불행을 감각할 수 있어요. 타인의 이해나 동의 따위가 필요한 영역이 아니라고요.p.013매일 매순간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해서 원하는 답이 나오리란 보장도 없다. 내버려두는 건 간단하다. 별다른 각오 없이 지금처럼만 있으면 된다. 눈을 감고 아무것도 궁금해하지 않으면 된다. 손쉬운 선택 끝에는 무지와 악이 있으나 대체로 평화롭다. 그러니 어쩌겠는가. 가성비 좋은 악을 택할 수밖에. 돈도 시간도 각오도 없는 내가 나쁜 년이 될 수밖에.p.058아무 기대도 없으면 살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내일이 오늘보다 손톱만큼은 나을 거라는 희망을 버리면 오늘도 제법 살 만하다. 이서는 아니었나. 이서는 그만, 기대와 희망을 가져버렸나.p.070-동물은 수치심이 없잖아요. 선생이 몸을 일으켰다. -인간은 어딘가 좀 달라요. 인간만이 모욕을 견디고 모욕 준 대상을 증오해요. 모멸당한 기억을, 부정당한 기억을 잊지 않아요. 나는 그런 걸 보는 게ㆍㆍㆍㆍㆍㆍ.p.106하루하루를 힘겹게 견뎌내고 있는 이들이 등장하는 소설들이 많다..사람들은 자신보다 행복한 사람들을 보면 상대적으로 비참함을 느끼기 때문에 나보다 더 어렵고 힘들게 사는 사람들의 삶을 통해 내 삶은 그래도 살만하다고 느끼는걸까?우리는 누군가의 힘든삶을 향해 위로의 말을 건넨답시고 너의 힘듦을 이해한다라고 어깨를 토닥이지만 정말 이해할수 있고 공감할수 있는걸까?누군가를 잃어본 경험이 있다해도 그게 부모인지 자식인지 형제인지에 따라서.또한 그 가정환경에 따라 슬픔의 크기도 다를진데..또한 작가님의 말처럼 피아니스트가 손가락을 잃은것과 마라톤선수가 손가락을 잃은것을 과연 같다고 할수는 없을거다.이렇듯 우리들은 누군가를 공감한다 말하지만 끝끝내 '우리'가 될수는 없지 않을까.아는이모?정확한 관계는 알수없지만 피가섞인 관계가 아닌 엄마를 위해 학업도 포기하고 자신의 삶마저 포기하고 몇천이 넘는 빚까지 져가면서 간호를 하는 순호에게 왜 그렇게 사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친구와 그런 그 친구에게 니가 순호의 맘을 아냐며 화를 내던 동주..하지만 결국 만두전골이 먹고싶다며 이만원을 빌려간 순호가 사실은 엄마에게 이제 그만 죽어달라 얘기했었고 결국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끊었을때 동주는 자신이 순호를 이해한다 생각한게 자신만의 착각이었음을 알게 된다.순호의 마지막 그 이만원..동주는 그 이만원을 얻기위해 한 아이를 납치하고..아이의 부모는 납치범의 이만원이라는 단위에 자신의 아이가 무사히 돌아왔음에도 고작! 이만원이라는 그 화폐단위가 강박으로 남아 아이를 이안원짜리처럼 안보이게 해야된다는 생각으로 가득차고..그렇게 자란 아이역시 평범한 삶을 살수가 없게 되는 악순환...누구가 우리가 이해할수 없는 아픔들이 있고 억지로 그 아픔들을 이해하려 하기보다 그냥 인정하고 저들도 나처럼 아픔과 고통이 있나보구나..하며 묵묵히 내 삶을 열심히 살아가는게 오히려 위로가 되는 방법일지도..#이만원만빌려줘 #안보윤 #자음과모음 #트리플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