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문학동네 청소년 66
이꽃님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청소년소설을 사랑한다.

많이 읽지는 못 했지만 볼때마다 행복하고 맑아짐을 느낀다.

때로는 웃고 때로는 감당 못 할 만큼 눈물을 쏟아내기도 하지만 이상하게 그런 눈물은 카타르시스를 준다.

청소년 소설의 페이지터너라고 책소개에 있던데... 암튼 청소년 소설계의 베스트셀러 작가 님 이꽃님.^^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에서 처음 뵙고, ‘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 중’, ‘죽이고 싶은 아이를 만나고 이번에 다시 뵙게 된 이 작품은.... 전작 모두가 좋았지만 특별히 더~~~욱 좋았다.

 

어쩜 이렇게 청춘, 청량, 여름, 첫사랑, 우정, 열일곱, , 사람들의 정... 등등 아름답고 싱그러운 것들을 쏟아 부은 작품을 만드셨을까?

작가 님이 가장 좋아하신다는 작가님의 작품... 나도 작가 님 작품이나 어지간한 성장소설, 여름소설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으로 남을 것 같은 예감을 남긴 작품.

 

작품의 배경이 되는 번영... 정말 꿈같은 동네다. 이방인에게 배타적인 동네지만 운동... 그것도 유도를 한다고 하면 그냥 다 통하는 동네.... 말많고 불친절하다고 여겨졌던 이 동네의 이웃들은 더 없이 따뜻하고 외로운 아이들을 외롭지 않게 만들어주는 정말 정겨운 곳이다.

 

출판사 리뷰

 

이야기는 경상북도 정주군 번영읍이라는 가상의 마을을 배경으로, 두 아이의 시선에서 번갈아 가며 서술된다. 남들과 조금 다른 아이, 유찬은 이유 모를 화재 사건으로 하루아침 부모님을 잃고, 장례식장에서 다른 사람의 속마음을 듣게 된다. 그날 이후, 듣고 싶지 않은 다른 사람들의 속마음에 시달려 이어폰으로 귀를 틀어막고 공부에만 몰입한다. 그런데 우연히 같은 동네로 전학 온 하지오와 가까이 있기만 하면 고요가 찾아오는 경험을 한다. 처음엔 단순한 호기심이자 작은 희망이었다. 끔찍한 소음으로부터 도망칠 수 있다는 기대로 하지오를 찾지만, 갈수록 그 이유만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속마음이 얼굴에 다 드러나는 하지오를 보면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하고,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걱정하는 모습에 화가 나기도 한다. 아주 오랜만에 느껴 보는 다채로운 감정이 조금은 낯설다.

 

서울에서 번영으로 전학 온 하지오. 평생 엄마와 둘이 살아온 하지오는 엄마를 지키겠다는 마음 하나로 유도를 시작했을 만큼 엄마를 향한 애정이 각별한 아이지만, 엄마의 병환으로 평생 있는지도 몰랐던 아빠를 찾아가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떠밀리듯 아빠가 산다는 번영으로 왔지만, 여덟 시면 거의 모든 가게가 문을 닫고, 외지인의 인사는 잘 받아 주지도 않고, 당근마켓에 올라온 건 경운기와 엔진 분무기뿐인 이곳에서 보내는 하루하루가 끔찍하다. 아빠라는 사람도, 아빠와 함께 사는 아줌마도, 마을 사람들도, 체계라곤 찾아볼 수 없는 유도부도, 기차역에서 마주친 유찬이라는 아이도 불편하기만 하다. 앞길이 캄캄한 와중에 유찬, 이 아이가 자꾸 마음에 걸린다. 독심술을 한다고 말하는 이 아이가, 꼭 자신을 살려 달라고 하는 것만 같아서.

 

이 작은 마을에 대단한 일은 언제나 유도부에서 일어났으니까.”

가장 외로운 아이들이 끝내 외롭지 않은 곳, 번영

 

다소 거칠어 보이는 번영 사람들이 유난스럽게 좋아하는 것은 운동, 그중에서도 유도다. 번영 사람들에게 유도는 꿈이고 자랑이다. 이곳엔 조금 수상쩍은 이유로, 혹은 인생을 걸 만큼 절실한 이유로 유도를 하는 아이들이 있다. ‘유도부 하이패스를 외치며 농땡이와 외상이 일상인 붙임성 만렙 유주. 번영고 유도부 유망주이자 어린 동생들의 유일한 보호자로, 유찬의 비극과 직접적으로 얽힌 새별. 이 유도부원들은 등장만으로 공기를 바꾸며 한 사건에 점점 집중하게 한다. 바로 5년 전 화재 사건과 관련해 번영 사람들이 감춰 온 비밀에 대해.

 

번영에서 오래 경찰로 일해 온 지오 아빠 남 경사, 진짜 메달리스트인지 의심스러운 유도부 코치, 화마로 자식을 잃고 손주를 돌봐 온 유찬의 할머니 등 마을 어른들의 사연까지 하지오와 유찬의 시선에서 다루어지며, 아이들이 자신의 아픔을 마주하고 극복하는 데 중요한 계기를 제공한다. 도시 생활이 익숙한, 그리고 엄마와의 관계만이 전부였던 하지오와 비극 이후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린 유찬이 이 작은 마을에서 만나 서로를 향해, 또 세상을 향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하는 과정은 보는 이의 마음까지 환하게 만든다. 겉보기와 다르게 정 많은 동네 사람들, 자신만의 레이스를 달리고 있는 아이들, 돌아오는 여름마다 눈부시게 빛날 냇물의 윤슬과 한없이 푸르른 은행나무, 끊이지 않는 매미 소리…… 이꽃님 작가가 그려 낸 번영의 여름은 어쩌면 잊고 살았을지 모를, 나도 모르게 나를 한 뼘 키워 낸 공동체와 공간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기도 한다.

 

너무나 벅차고 아름다운 사람들의 꿈같이 따뜻한 이야기로 뜨거운 여름을 싱그럽고 맑게 만들어준 아름다운 이야기... 읽게 되어서 너무나 행복하고 상쾌하다.

 

행복한 시간을 준 작가 님께 너무 감사드리며... 또 예쁜 이야기 써주시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낭만 사랑니 TURN 4
청예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청예작가님을 오렌지와 빵칼로 만났다.

아니... 그 책 너무 신선했다.

소재도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도, 반전과... 마지막 QR코드로 만나는 보너스도...

 

이 책 또한 제목부터 신선하다.

낭만... 사랑니(?) ... 이 요상한 조합 무엇?

 

염라대왕에게 어느 날 충치가 생겨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인간의 치아가 필요하게 된다. 이 치아를 찾아오는 이에게 10대 제자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자 천상계 외근직 16나한들은 엄청 경쟁하게 되고 그 중 수보리와 나호라의 각축전이 예상된다.

한편 1년차 치위생사 이시린은 과장의 폭언과 선임의 태만, 환자들의 난동을 눈감고 참아내고 보람도 없고 낭만도 없이 살고 있던 와중, 환자의 발치 사랑니를 버리러 간 지하 폐기물 센터에서 뭔가 이상한 사람(변장한 수보리)을 만나고 나쁜 환자로부터 지켜주고 직장 상사 혼내기와 완벽한 사랑니 제공이라는 거래를 성사시킨다.

그 와중 눈 질끔 하던 자신의 행위는 아버지를 피해자로 만들고 병원의 과잉진료로 인한 문제는 시린에게 떠넘겨질 위기에 처하면서 시린은 잃어버린 낭만을 찾기 위해 어떤 일을 할 것인가...

힘들기만 한 일을 돌아보니 그게 다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려주며 전개되는 이야기는 정말 가독성 최고.. 흥미진진 너무 재미있게 읽혔다.

 

그리고 캐릭터들이 너무 귀엽잖아.

 

불교계 제자들을 염라의 제자로 비틀고 천상계와 인계를 넘나들며 삭막한 노동 현장, 각박한 현실 세계, 부조리한 삶과 초현실적 존재들의 초월적인 이야기들을 버무러져 유쾌하고 통쾌하면서 뭔가 낭만 넘치는 신나는 이야기... 작가님.. 정말 이야기꾼이시구나. 다시 한번 주목해보며....

 

행복했던 독서였다.

 

 

그대의 삶에는 낭만이 없구나

 

처음이 곧 마지막인 것들이 있다. 시간, 첫사랑, . 하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치아다. 천상계에서 전 우주를 호령하는 초월적 존재 염라에게 고민이 생긴다. 바로 백색왜성을 너무 많이 먹어 충치가 생긴 것. 10대 제자들(사리불, 아나율, 아난과 마하가섭 외)은 염라의 임플란트를 위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인간의 치아나 뼈를 찾아오라 지시한다. 천상계 외근직 16나한은 10대 제자로 승진하고자 이 지시를 수락한다. 이로써 라이벌 수보리와 나호라의 각축전이 발생한다.

한편 인계에서 신입 1년 차인 치위생사 이시린은 용기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오늘도 군말 없이 과장의 폭언과 선임의 태만, 환자들의 난동을 참아내던 시린. 타인의 부정에 쉽게 눈을 감고, 나의 안위만을 위해 정의롭지 못한 삶을 이어간다. 의료인이지만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인해 환자들을 싫어하고 때때로 증오하기까지 한다. 그녀는 삶이 더 이상 즐겁지가 않고 노동에서도 보람을 느낄 수 없다. 시린은 환자의 발치 사랑니를 버리러 간 지하의 폐기물 센터에서 천상계의 16나한 중 수보리를 만난다. 정체를 알 수 없지만 영험한 기운을 내뿜는 그로부터 사랑니를 주면 소원을 들어주겠다는 제안을 듣고 그럼 나쁜 환자로부터 저를 지켜주시고, 직장 상사들을 혼쭐내달라고 답하며 거래를 성사시킨다.

소원 성취를 위해 완벽한 사랑니 찾기에 매달리던 중, 지금까지 일하며 묵묵히 감내해온 부당과 불의로 인한 후폭풍이 결국 자신의 아버지를 피해자로 만들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늘 그랬듯 맞서 싸우기보단 홀로 분을 삭이기로 한 와중에 그동안의 과잉 진료가 불러온 지역 사회의 반발이 거세지고, 과장은 알아서 잘 처리하라며 사실입니까?”를 연발하는 시사 고발 프로그램의 마이크 앞으로 시린을 떠미는데…….

시린은 안전하지만 찝찝한 은폐와 위험하지만 개운한 폭로 중 어떤 것을 선택할까? “인간을 아끼는 온 우주의 뜻은 거칠고 각박해진 시린의 가슴을 적실 수 있을까? 쳇바퀴 같은 삶, 과연 시린은 잃어버린 낭만을 되찾을 수 있을까?

작가는 박하디박한 한국 노동사회, 과연 근로자인 우리에게 낭만은 영영 없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고 이야기한다. “월급쟁이로 살며 고막에 맷집이잡히고 연애, 결혼, 연봉, 진급등 평소에는 사방이 암흑이라 본인이 꺼진 줄도 몰랐지만 환하게 타오르는 불을 목격하는 순간이 오면 혹시 나만 꺼져 있는 걸까 조바심이 나는 그렇고 그런 청춘의 현실. 그러나 사실 온 우주의 초월적 존재가 나를 굽어살피고 있다면? 시린에게 나호라가 말했듯 마음은 강자만의 것이 아니라고, 작품의 배경 또한 건강을 돌보고 삶을 가꾸는 병원이니 이 소설로 인생을 치유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다고 작가는 덧붙인다.

읽는 이로 하여금 각자 생의 가장 중요한 과업에 대해 골똘히 궁리하게 만드는 소설 낭만 사랑니는 현실과 초현실을 넘나드는 획기적 전개로 캐릭터의 입체성과 이야기의 깊이를 더한다. 다 똑같아 보이는 사람과 인생 가운데서도 매복 사랑니 하나의 비밀과 희망은 존재하므로, 고군분투 뒤의 행복을 믿는 작가의 힘찬 응원이 독자에게 오래도록 여운을 남길 것이다.

다 똑같아 보이지만 사실 똑같은 건 없구나.’ 오직 번호와 명칭으로만 분류했던 입 동굴 속의 세계에서는 다양한 비밀이 움트고 있었다. 손끝이 닿는 것에 관심을 가지자, 세계는 빠른 속도로 확장됐다. 시린은 업무가 아주 조금은 즐거워졌다. 무의미하게 희생만 하는 직업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생각할 거리가 많은 환경이었다. 그건 치아뿐 아니라 인계의 모든 것이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자신도 갖고 있는 매복 사랑니 하나를 혀로 훑어보았다. 아직 치아가 나오기 전이라 잇몸 속의 단단한 고체감만 느껴졌다. 이 사랑니는 어떤 모양으로 자라나게 될까. 언젠가 마주할 자신의 미래도 반듯하기를 바랐다 _본문에서(yes24에서 정리 된 내용 퍼 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두고 온 여름 소설Q
성해나 지음 / 창비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클럽창비 덕분에 만난 작가.

 

내가 먼저 읽은 것은 이 작품이다.

 

짧다. 내용도 간단한 편이다.

그런데 너무 읽기도 좋았고 감정선도 좋았다.

 

작가의 말이 참 좋더라.

젊은 작가 님의 예스럽고 멋스러운 글과 배경, 집 들도 참 좋았다.

(작가 님은 옛 책과 건축물을 애정하시어 곳곳에 멋스러운 고어와 건축물을 따스하게 담고 있어 이 작품으로 작가 님에게 반하게 되었다.)

 

소설 속 이야기는 기하와 재하라는 두 사람이 한 시절을 저마다의 기억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사진관을 운영하고 있는 홀아버지 밑에서 눈에 띄는 곳에 두고 싶을 정도로 귀한 아들이었던 기하. 그러던 어느 날, 19살 그에게 새로운 가족이 생긴다. 새어머니(라고 쓰고 저기라고 부르는)와 여덟 살 더 어린 재하다. 고등학생인 기하에게 갑자기 생긴 가족이 반가울 리가 없다. 사춘기 시절 모두가 그렇듯 기하는 새어머니에게도, 동생 재하에게도 다가가지 않는다. 그럼에도 새어머니와 재하는 기하에게 무던히 정을 주고자 한다. 그마저도 기하는 애쓰는것 같아 불편해하지만. 그러나 기하도 중국 냉면의 땅콩 소스가 풀어지는 듯한 감정을 조금씩 가지게 된다. 그러다 뜻밖의 사건으로 기하가 새어머니와 재하에게서 멀어지게 된다. 원인은 아버지. 자신의 유일한 가족인 아버지가 재하에게 다정한 모습을 보며, 감정의 끈이 끊어지고 만다. 정작 자신은 새어머니의 애쓰는 모습을 가장 힘들어했으면서 말이다. 한편 새로운 인연이 힘들었던 건 초등학생 재하도 마찬가지였다. 비정엔 익숙하지만, 다정엔 낯설었던 어린 재하는 가감 없이 표현하고 바닥을 내보이는형 기하를 부러워했다. 형이 좋아하는 중국 냉면을 맛도 모르지만 따라 먹고, 새아버지에게 형용할 수 없는 죄책감을 느끼면서 4년을 살았다. 그 사이 형에게 상처받은 엄마의 등을 받아주기도 하면서.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된 기하와 재하에겐 과연 서로가 어떻게 기억되고 있었을까? 감정의 온도는 다를 수 있지만, “꿈결같이 묘연한 한여름의 오후처럼 다시 돌아가고 싶은 순간 중 하나로 그 시절을 꼽고 있을까? 그들의 이후는 소설의 끝까지 달려야 알 수 있다. 피를 나눈 혈연관계는 아니지만, 이들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진정한 가족이었는지는 충분한 여과의 시간이 필요로 할 테니.

누구나 한 번씩 아무것도 두고 온 게 없는데 무언가 잃어버린 기분을 주는 인연을 만난다. 야박하게 시절인연이라고 단정 짓기엔, 어쩌면 삶의 가장 반짝이는 순간들이 이 두고 온 여름에 녹아 있다. 누군가에게는 죽을 때까지 버릴 수 없는 사진들처럼 말이다. 소설 속 가족을 따라 인릉을 서성이며, 그들이 만든 가느다란 연대의 길이를 가늠해 보기를. 충분한 시간이 흐르면 어느 새, 기하와 재하처럼 나의 흘러간 인연 속에서도 미처 보지 못했던 진심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작가의 말

 

소설의 마지막 장을 쓸 때마다 내가 두고 온 인물들이 그곳에서 행복하기를, 평온하기를 빈다. 나도 모르는 세계에 그들만 남겨두었다는 죄스러움을 사하기 위함도 있지만, 그보다는 그들의 삶이 마침표로 끝나지 않고 쉼표로 남아 오래 흐르기를 희원하기 때문이다.

 

두고 온 여름을 쓸 때도 마찬가지였다. 기하와 재하도 그럴 수 있기를, 그들이 살아갈 나날이 더욱 복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썼다.

그곳에서 기하와 재하는 몇번의 여름을 맞을까.

몇번의 사랑을 하고, 또 몇번의 이별을 준비할까.

나는 어떨까.

이 소설을 읽는 당신은.

 

우리가 맞을 무수한 여름이 보다 눈부시기를.

어딘가 두고 온 불완전한 마음들도 모쪼록 무사하기를.

바란다.

 

20232

성해나

 

이번에 알게 된 작가님.... ‘혼모노를 다시 읽게 되면서 더 사랑하게 되었다.

찾아 읽는 작가로 등록해야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씨 유 어게인
김지윤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연남동 빙글빙글 빨래방]을 언젠가 참 재미있게 읽었다.

그 작가님의 작품이래.

아주 따뜻하고 소소하면서... 나름 다양한 이야기가 있었던 좋은 기억을 안고 찾아본 책...

 

그 때 그 책도 참 좋았지만 이 작품은 말도 못 할 만큼 무지막지하게 너무 좋았다.

원래도 소소한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요즘 특히, 음식 이야기에 꽂혀 있다.

뭔가 먹는 거 들어가면 더욱 좋더라고...

그런데 이건 정말 내가 좋아하는 요소가 다 있다.

내가 좋아라하는 음식이 나오는데 배경이 맛나 도시락이라는 곳이다. 집밥(참 언제부턴가 집에서 해 먹지 못 하는 밥이지만)같은 정성 가득한 도시락... 읽다 보니 배고프더라.

근데 거기 주인님이 더욱 대단하다.

혜화동 그랜마로 불리는 정금남 여사님은 너무 개성 넘치고 따뜻하다. 그녀의 존재 자체가 힐링이다.

매일 푸짐하게 도시락을 만들어 파는 평범한 도시락집 할머니 같지만, 뉴요커가 되겠다며 매일 영어 공부를 하며 사투리 섞인 콩글리시를 쓰기도 하고, 패션 트렌드에 민감하며 요가, 필라테스에 엘피 음악과 함께 커피 한잔의 여유도 즐길 줄 아는 등 세련미도 갖췄다. 그러면서도 혜자 도시락에 강력한 라이벌 의식을 불태우고, 도시락에 담긴 친필 쪽지로 온 동네 사람들의 끼니와 인생에 참견하는 최강 오지라퍼.

 

그녀 가게 앞에 선물처럼 찾아온 아기, 2 손흥민, 난임 간호사, 달걀장수 젊은이, 애기 엄마, 노숙자, 그녀의 딸 문정.... 등장 인물들 하나하나의 사연이 절절하고 서로의 아픔 속에서도 도전, 희망, 행복을 찾아가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 그리고 서로 이리저리 얽혀가는 이야기들이 너무나 정겨워서 순간순간 눈시울을 적셨다.

 

말 못 할 고민이 있다고?

내 밥만 먹으면 만사 노 프라블럼이여!”

 

이런 이야기에 항상 금남 할머니가 있고 따뜻한 도시락과 거기에 함께 하는 친필 쪽지들이 있었다.

 

삶은 참 어렵다. 여기에도 각각의 가슴 아프고 답답한 사연들도 많지만... 삶이란 게 그렇더라고...

 

일반적인 힐링소설처럼 아름다운 결말만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오랜만게 가슴이 뜨거워지고 눈시울이 적셔지는 아름다운 카타르시스를 느껴 본 행복한 순간들이었다.

 

한국 소설 사상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가 등장했다!

우리에게 금남 할머니가 있다면 참 힘이 날 것 같습니다

내가 하고 픈 말이다.

 

이제는 내가 금남 할머니같은 사람이 되어야겠지..

 

암튼 행복한 독서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자책] 다정한 구원
임경선 / 창비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랜만에 펼치는 임경선 님 글이다.

예전에 교토 이야기를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뭔가 우아하고 고요한 글로 기억된다.

이후 책들을 몇권 사두고 읽지 않고 있다가 창비 미션으로 이 책을 꺼내 들었다.(심지어 예전에 사두고 책장에 꽂혀 있던 책이었다.)

 

이 책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에 대한 애도에 대한 것과 여러 가지 힘들었던 일상에서 불현 듯 어린 시절 아버지의 직장 때문에 1년간 부모님과 머물렀던 리스본으로 어린 딸(어린시절 자신의 나이 10)과 함께 떠나면서 쓴 글이다. 힘듦 속에서 자신의 가장 빛났던 시절, 그리고 부모님의 빛났던 시절을 함께 했던 낯선 곳, 그리고 추억이 있는 곳을 돌아보면서 다정하게 구원 받는 이야기들은 보면서 나 또한 엄청 구원 받았다.

힐링이 되었다고 할까.

그 전의 그녀의 책들은 조금 담백한 편이었다면 이 책은 좀 더 감수성이 예민하다고 할까...암튼, 감성적이었고 여러 곳에서 나도 많은 위안을 얻었다.

 

나의 빛나던 시절은... 장소는... 어딜까?

 

눈부신 딸을 보는 다정한 그녀의 모습, 자신의 어린시절... 뭔가 답답했던 그 때의 이야기...

그리고 여행을 갔기에 그곳에서만 느껴지는 문화와 풍경, 경험들도 일반 여행기에서 볼 수 있는 설렘과 여유로움, 신선함도 느껴져서 참 좋았다.

 

대단한 서사가 아니어도, 속속들이 후벼 파지 않아도 따스하게 스며든 공감과 위로...

 

다정함이 아름다웠던 읽기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