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떠나온 세계
김초엽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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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떠나온 세계

 

김초엽

 

몇 년 전 우리가 빛의 속도록 갈 수 없다면을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덕분에 우리나라의 SF소설에 눈을 뜨게 되었고 찾아 읽다보니 신선하고 젊은 감각의 이런 작품들의 세계를 조금이나마 알게 되어서 감사했다. 이 작가 님의 신작들이 작년에 쏟아져 나온 것 같았지만.... 이제야 읽게 되었다.

방근 떠나온 세계’.. 이것들도 단편 소설집이다.

 

7개의 단편들....

최후의 라이오니....로몬 3420ED거주구 셀 회수인 시스템의 복제오류

마리의 춤.....모그 (시지각 이상) 실패한 테러리스트, 플루이드

로라.... <잘못된 지도>-인간 고유의 신체지도, 잘못된 경우, 세 번째 팔

숨그림자....원형 인류, 공기 중 입자로 의사소통하는 방식, 단어 합성기

이곳을 사랑하게 만드는 것들이

이곳을 덜 미워하게 하지는 않아.

그건 그냥 동시에 존재하는 거야.”

(책 뒷표지의 이 말이 등장한다. 이방인 조안과 그녀의 유일한 친구 단희의 이야기)

오래된 협약...벨라타 신앙, 오브, 사제, 약속

인지 공간...격자 구조물, 공동 지식, 격자 정보망, 스피어(여기서... 방금 내가 떠나온 세계라는 구절이 나왔다)

캐빈 방정식... 울산 관람차 물리학자 국지적 시간거품

 

방금 떠나온 세계’....수록된 작품의 제목도 아니고 이야기 속에 등장한 짧은 구절이지만 이 소설집의 여러 이야기들을 잘 엮어주는 대목 같아서 제목을 아주 잘 지은 것 같다.

잘은 모르지만 전작에 비해서 작가 님의 작품이 훨씬 더 발전한 것 같다.

기발한 발상이나 어쩜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지 놀라는 것은 저번과 비슷했으나 과학용어나 생소한 용어들이 난무해서 머리 아프고 힘들었던 부분이 거의 없어서 (전작을 읽어 나름 익숙해졌기 때문일까?) 읽기가 확실히 편했다. 정말 글을 쓰면 쓸수록 좋아지는 게 맞나봐.

이번에도 아주 신선하고 독특한 발상과 나는 평소에 생각지도 못 한(아니 이런 생각이 있을거라 짐작도 할 수 없다는게 맞겠지?) 뭔가 과학적인 이야기들을 버무려 판타지이지만 황당무계한 것이 아니라 나름 그럴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으로 멋지게 펼쳐졌다.

 

나는 이런 작품들은 작품 해설을 참 좋아하는데 없어서 아쉬웠다.

그러나 <작가의 말>에서

우주 공간의 어디에도 속박되지 않은 외로운 떠돌이 행성이 있다. 나는 떠돌이 행성들이 마구 혼란스러운 선을 그렸다가, 한순간 서로의 표면을 멀찍이 볼 수 있을 만큼 근접했다가, 흩어져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진공 속으로 멀어지는 상상을 한다.

 

우리가 다르게 보고 듣고 인식하는 것뿐만 아니라 정말로 각자 다른 인지적 세계를 살고 있다. 그 다른 세계들이 어떻게 잠시나마 겹칠 수 있을까, 그 세계 사이에 어떻게 접촉면-혹은 선이나 점, 공유되는 공간-이 생겨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지난 몇 년간 소설을 쓰며 내가 고심해온 주제였다. 그 세계들은 결초 완전히 포개어질 없고 공유될 수도 없다. 우리는 광막한 우주 속을 영원토록 홀로 떠돈다.

 

하지만 안녕, 하고 여기서 손을 흔들 때 저쪽에서 안녕, 인사가 되돌아 오는 몇 안 되는 순간들. 그럼으로써 한 사람을 변화시키고 되돌아보게 하고 때로는 살아가게 하는 교차점들.

 

그 짧은 접촉의 순간들을 그려내는 일이, 나에게는 그토록 중요한 일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202110월 김초엽

 

 

이야기들의 기발한 발상은 놀랍고 어떻게 보면 소외된 사람, 외로운 사람들에 대한 사랑... 과 연민, 우정이 있어 경이롭고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 같다. 우주 저편의 이야기라서 생소해서 놀랍지만 씁쓸한 현실과 따뜻한 관심이 있기에 볼수록 마음이 가고 뭔가 아련한 따뜻함이 있는 소설...

작가 님 작품도 많던데... 얼른 또 찾아서 읽어야겠다.

행복한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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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깟‘덕질’이 우리를 살게 할 거야 - 좋아하는 마음을 잊은 당신께 덕질을 권합니다
이소담 지음 / 앤의서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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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깟 덕질이 우리를 살게 할 거야.

 

아주 반가운 마음으로 찾아 읽은 책...

덕질 DNA라고 할까.... 그런게 있다면 나도 사실 그런 걸 가지고 있는 사람의 유형이다. 그렇다고 식음을 전폐하고(? ... 물론 그 정도까지는 많이 없지만...) 팬클럽에 가서 회장하고 그런 정도는 근처도 못 가지만... 살아오면서 항상... 좋아하는 요소가 있었고 그런 일들을 할 때마다 행복하고.... 대상은 제법 바뀌었지만 뭔가에 항상 빠져서 사는 편이다.

이 책은 제목을 처음 들었던 순간부터 진작 읽고 싶었지만... 나는 샤이한 덕질살짝.. 하는 사람이라.... 조금 늦게 찾아 읽었다.

 

이 작가 님의 덕질은 우선... 신화... 그 중에서도 김동완이었다.

그리고 일본 애니 .... 덕분에 성우, 작가, 작품들에 빠져 일본어 번역까지 하게 되셨고.... ‘김동완덕에 뮤지컬도 아주 좋아하시게 된 것 같다.

그리고 책을 아주 좋아하신다고 한다. 또한.... ‘반지의 제왕’......

일본 작품 덕질을 통해 직업도 가지셨고 좋은 사람들도 만나게 되셨고... 행복한 삶을 살고 계신다고 하니 읽는 동안 나도 아주 행복했다.

 

작가 님께 공감하는 부분도 많았고 나와 다른 부분도 있었지만 좋아하는 마음으로 설레고 행복하게 삶을 열심히 살아가는 부분은 참 비슷한 것 같아 그냥 응원하고 싶었다.

 

덕분에 나의 덕질을 생각해보았다.

나는 좋아하는 연예인이 아주 많은 아이였다. 그러나 한 사람만 유독 좋아해서 팬클럽에 가입하는 일은 거의 없었고 일을 하게 되고 수입이 생겼을 때, 여건이 되는대로 좋아하는 이들의 콘서트 등은 보러 다닌 편이다.(제법 볼 수 있는 공연은 많이 본 편이다....)

초중..처음 좋아했던 가수.... 변진섭........... 진짜 노래 다 좋아했는데...

좋아해서 음반 듣고 콘서트 다녔던 이들... 이승환, 공일오비, 신해철, 넥스트, 윤상

현재... 이승환 님을 볼 수 있는 콘서트는 그래도 다니고 있고..

라디오를 너무나 좋아해서 편지도 엄청 써서 선물도 많이 받았는데... 가장 좋아했던 신해철 님 덕분에 음악도시에 빠져서 유희열 님도 엄청 좋아하게 되었고 아직도 마왕을 생각하면 눈물이 날 것 같다. (넥스트 공연, 해철님 공연을 많이 못 다닌 게 너무나 아쉽다. 그렇게 가시고 나서 더 이승환 님 공연은 갈 수 있을 때 가려고 한다.)

그나마 몇 번 본 콘서트는 김장훈, YB, 이문세, 박정현, 싸이 콘서트....

기회가 된다면 악동뮤지션 콘서트를 꼭 가보고 싶다.

 

그리고 뮤지컬.... 결혼 전 원정도 몇 번 가는 등... 한 때는 본다고 봤는데... 애 놓고 산다고 거의 못 보다가 몇 년 전부터 간간히 보는데... 이 놈의 코로나... 암튼 뮤지컬은 아주 좋아하는 것 같다. (n차 관람 연뮤덕의 얘기를 보고 이렇게 쓰기도 사실 민망하지만... 좋아하는 것은 맞으니까)

내 최애 작품은...노트르담 드 파리(첫 프랑스 뮤지컬의 충격은 죽어도 못 잊어)...

지킬 앤 하이드, 헤드윅, 그리스, 맘마미아, 오페라의 유령, 시카고,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등은 몇 번을 보았고... 나름 유명한 것들은 본다고 봤는데.... 대작이나 작은 작품이나 모두가 다 아주 너무 좋았다. 그래도 옛 버전을 봐서 조승우 님 조지킬과 조드윅을 본 것만으로도 아주 감사하고 만족한다. 가장 최근에 본 것은 위키드인데.... 사실 옥주현 님 작품을 처음 보았는데 (최근 유명한 작품을 하나도 본 게 없거든요.) 정말 놀랐다... 너무 잘 하셔서... 10여년 전에 보고 다시 보게된 뮤지컬 작품 수준들이 다들 너무 올라가 있어서 아주 놀랐는데 무대도 그렇고 무엇보다 배우들의 수준(노래 댄스 실력에다가 피지컬이... 완전 달랐다!!)이 진짜 대단하셨다. 서울에 올라가서 보면 정말 멋지고 더 대단하겠지만... 처음 뮤지컬 볼 때 낮시간 가장 싼 구석 자리 사이드(한 이십 년 전 쯤 예술의 전당 낮공연 3만원 ... 3층인가 옆에 비스듬한 자리에서 목이 돌아갈 것처럼 아팠으나 감동하며 본 오페라의 유령’)에서... 의 감동도 대단했기에.... 어서... 코로나가 잠잠해져서 맘 편히 보고 싶은 마음 뿐...

 

아 그리고 나는 오디션 프로그램 시청을 아주 좋아하는데.... 이미 알고 있었지만 나이 들어서 깨달은 나의 능력은.... 사람 기억력이 좋다는 것. 아직 아이돌을 잘 안다. 특히 오디션 출신들은 다 안다. 물론 첨 내 일을 시작할 때는 전교생 애들 이름을 다 알았는데.. 지금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아직 잘 아는 편이다. (그러나 또 사람들은 나를 잘 기억 못 하기 때문에... 민망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일부러 아는 척은 잘 하지 않는다.) 특히 jtbc 오디션을 참 좋아해서.... 최근 몇 년동안의 덕질이랄까...는 팬텀싱어, 슈퍼밴드, 싱어게인, 풍류대장... 등의 방송 찾아보고 응원하고... 혹시나 공연하면 찾아가는 정도... 성향이 완전 최애보다 두루두루 좋아하는 편이라서 특정 팬카페에 가입하지 않았다. (나는 SNS도 하지 않기 때문에... 그 정도가 나의 최선이다.)

  

아하.. 캐릭터로  치면 나는 ... (좋아하는 캐릭터가 좀 있지만... ) 덕후라 부를 수 있는 건.. 빨간 머리 앤... 컵, 가방, 파우치(아.. 나 파우치도 완전 좋아하네....), 노트, 그림, 책.. 등을 모으는 편이구나. 빨간 머리 앤 책은 관련된 것은 거의 사는 편이었다. 굿즈 등도 빨간 머리 앤은 무조건 챙기는 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의 가장 최고 덕질은... ‘이다. (제법 오래된 취미이고 돈이 있든 없든, 시간이 있든 없든... 어떤 여건에서든 내 곁에서 위안을 주었고 힘든 상황에서도 자존감을 조금이나마 높여준 고마운 취미...나도 연식이 있다보니 제법 많은 책을 읽었는데... 읽고 났지만 기억 안 나는게 대부분이다. 이제 중년의 나이가 되어서 친구 관계나 인간관계에 회의가 들기도 하고 거리두기가 자연스러운 이 시기에 마냥 쓸쓸하지만은 않게 만들어 준 가장 고마운 일이자 나 스스로 살면서 젤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해용)

그 중에서도 소설...

무조건 보는 작가는.... 최애가 미야베 미유키이고... 대부분 보는 작가는 히가시노 게이고이다. 어쩌다 보니 일본 작가 중에 좋아하는 작가가 아주 많고 좋아하는 소설도 많은데... 일어를 하나도 못 한다. 있으면 찾아보는 작가는 마스다 미리, 사노 요코, 타카기 나오코, 무라카미 하루키, 에쿠니 가오리, 유즈키 아사코, 미나토 가나에, 마카미 엔 등이 있는데 이름 기억 안 나지만 재미있는 작품은 다 좋아한다.

시리즈도 좋아해서... 시작한 시리즈는 계속 보는 편이라... 시작을 잘 안 하려고 한다.

가장 길었던 시리즈는... 토지이고.. ... 삼국지인가... 많이 봤는데 볼 때마다 새롭다. ‘해리포터도 있구나... 볼 때마다 재미있는 것 같아.

장르소설도 좋아해서... 미야베미유키나 히가시노게이고를 좋아했지만 요네스 뵈나 스티그 라르손, 할렌 코벤, 넬레노이하우스, 다비드 라게르그란츠, 사무엘 비외르크, 혼다 테쓰야.... 등의 책들... 뭔가 재밌다고 하면 보이는대로 읽는 편이다. 요즘은 좀 안 읽은 것 같다.

2018~2021년 초반 정도까지는 미친 듯이 웹소설에 빠져 있었다. 로맨스 판타지만 보면서 어찌나 시리즈도 많고 끝도 없이 연재되는 것들도 많은지 기무로 보다 돈내고 보다 보다 ... 시간도 너무 잡아먹고 눈도 너무 나빠져서(놀라운 것은 아직도 나는 안경을 안 쓰고 시력이 좋다. 눈에 안 좋다는 모든 것을 평생 해왔는데.... 여태까지는... 1.0 이상의 시력이었으나.. 요즘은.. 뭔가 흐릿해.. 갑자기 너무 슬프군. ) 2021년 하반기 야심차게 모든 걸 끊었는데.. 그게 끊어졌다. .. 희한하네.

어릴 때는 헤르만 헤세를 좋아해서... 30즈음에는 독일어를 공부해야지.. 했지만... 영어도... 일어도 .....제대로 아는게 없는 내가... 당연히 안 했다.

비교적 근래에 우리 나라 작가들 작품에 재미 붙였는데...... 전통적으로 공지영, 신경숙, 조정래, 황석영... 님들 작품에, 믿고 보는 정유정 님, .... 최근에 정세랑, 이슬아, 김금희, 정여울, 백영옥, 김초엽, 천선란, 최은영, 백수린, 김하나, 황선우....작품들이 재미있어서... 찾아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읽다 보니 새로운 작가나 작품을 또 하나씩 알게 되고 그 분들 중 누군가는 신간을 내고 계셔서 찾아 읽으려니 항상 바쁘다... 세상에 많은 작가 님들, 좋은 작품들 아직 정말 많은데... 무궁한 책의 세상은 나를 가만있을 수 없게 만들어 주니 책의 세상이 놀랍고 감사할 뿐이다.

 

그리고 원래 나는 먹는 걸 좋아한다. 맛집 다니는 것도 좋아하고 요리하는 것도 플레이팅하고 예쁘게 차려서 먹는 것도 좋아해서 그릇, 냄비.. 등도 많은 편이지.

차를 원래 좋아해서... 특히... 예쁜 티팟이랑 잔 세트...등에도 아주 관심이 많고 사모으고 싶지만 집이 좁아 터져 나둘 곳이 없어 있는 걸로 돌려 쓴다.

 

암튼... ‘덕질까지는 모르겠지만 좋아하는 것이 많아서... 나는 사실 그다지 심심할 일은 잘 없다. 그리고 이렇게 하고픈게 많은 덕분에 한번도 일을 쉬지 않고 하고 있고 모으는 것이 당연히 없지만 뭔가 마음만은 부자인 사람이 되었다.

 

그깟 덕질이 나를 살게 한 게 맞다. 그 덕에 내가 이렇게 열심히 살고 있으니까...

그리고 또 덕분에 우울증 걸릴 틈 없이 바쁘게 살고 있네.

언젠가 나도 돈 모으고 재테크 등에도 몰두하고 집중해서... 부자가 될 날이 올지도 모를 일이니 계속 열심히 이것 저것 좋아하면서 살아보아야지.

암튼 너무나 유쾌하고 살맛 나는 독서였고 나를 돌아보고 응원하는 행복한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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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나인 소설Y
천선란 지음 / 창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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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

 

천선란

 

천 개의 파랑은 나름 기대를 하고 읽었는데 기대보다 더 좋았다. 너무나 따뜻했던 로봇의 이야기가 정말 아름답게 여겨져서 정말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 천선란 작가 님의 작품이 이후에 많이 나왔다. 하나씩 아껴가며 읽기로 했다.

그 중에 먼저 만난... ‘나인’... 이 작품을 읽고 생각했다. 나의 최애 작가에 이 분을 넣어야겠다. 딱 내 취향이다.

예전 천개의 파랑이 로봇과 동물, 장애인...그런 이들의 아주 인간적인 이야기였다면 이번에는.... 외계인... 식물인 인간...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친구들... 의 이야기다. 아주 기발하고 산뜻하다.

예전 이야기에서는 로봇이 가장 인간적이고 선량하고 바르고 따뜻하더니 이번에는 외계인들 또는 식물(?)이 가장 선량하고 인간적이고 바르고 반듯하다. 반면 아주 나쁜 인간들은 뻔뻔하게 나쁘게 잘 살고.... (인간이 부끄럽다니...)

암튼 너무나 기발한 상상력과 설정 등이 정말 재미있었고, 여러 가지 상황 속에서 항상 옳고 바른 것으로 나아가는 이야기의 방향이 어쩜 가장 판타지스러울지 모르지만 기분 좋았다. 뭔가 착하고 정의로운 사람들이 많이 나오고 큰 흐름도 그렇게 가서 ... 참 좋았다.

나의 취향은 천선란 작가 님임을 다시 한번 확인한 너무나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작가님 모든 작품을 찾아 읽어야지. 항상 응원해야지... 결심해 보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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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 (양장) 소설Y
이희영 지음 / 창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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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

 

이희영 장편소설

 

창비부산을 오랜만에 찾았다.

지하철 타고 다니니 너무 좋더라. 옛날 맛 맛집도 들렀다가... 친한 언니랑 찾아간 평일의 창비부산’... 앞 길은 공사판이라 정신없는 면도 있었지만... 역시나 좋은 공간이다. 가까웠다면 더 자주 갔을까? 아주 좋은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이제 세 번 와 본게 다여서... 뭐라 할 말은 없지만... 아주 좋다.

작고 예쁜 책을 많이 만났고 사고 싶은 책도 많았지만.. 요즘은 무거운게 딱 질색이라... 한 공간에 K 영어덜트라며 모아놓은 공간에 있던 책 중 가장 가벼운 이 책을 사 왔다.

반가운 이희영 님... 그래도 직접 뵙고 싸인을 받은 기억 덕분에 괜히 친근감이 느껴져 그 이후 이희영 님의 책들을 아주 반갑게 잘 사서 열심히 읽고 있다. (나는 부산에 살고 있고 그런 경험이 별로 없어서 내가 좋아하는 작가 님을 직접 뵐 수 있는 기회가 정말 소중하다. 내게 그런 작가 님은... 한비야 님, 공지영 님... 아 이해인 수녀님도 계시구나... 한 때 그 분들의 찐팬이었는데... 최근에는 정세랑, 이슬아, 김금희, 정여울, 천선란, 최은영, 김하나, 황선우, 김초엽.... 이런 분들을 뵐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책은 아주 얇다.

 

제목만 봤을 때... 나나....라는 어떤 아이의 이야기일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다.

이 이야기도 일종의 환타지이다.

영혼사냥꾼 선령이 나오고 몸은 그대로 있는데 혼이 빠져 나간 두 아이 수리와 류의 이야기가 나온다.

완벽한 엄친아 수리와 아프고 어린 동생에게 정성과 신경을 쏟으며 살다 동생이 떠난 후 그래도 자신을 보지 않는 부모님을 둔 뭔가 존재감을 못 느끼는 아이 류 둘은 어떤 버스 사고에서 둘다 몸에서 영혼이 분리되어 버렸다.

 

전혀 다른 성향의 두 아이는 각자 몸에서 혼이 분리되었고 일주일 안에 원래몸에 혼이 들어가지 못 하면 그냥 사라져야할 상황(신기하게도 혼이 나와도 원래 몸은 그냥 잘 산다. 다른 거 다른 사람은 느끼지도 못 한다.).... 둘의 대응방식은 살던 방법만큼이나 달랐다. 아등바등 자신을 찾으려고 안달복달 하거나 방치하거나...

암튼... 그들릐 혼리 본래 몸체로 들어가지 못 한 것은 각자의 의지 때문이었고.... 한 발짝 떨어져서 진정한 자신(‘’) 에 대해 알아가는 이야기... 줄거리를 이야기 하자면 이런 이야기이다.

 

이야기가 예상 가능하면서 나름 참신하고 자극적이지 않고 착하면서... 아이들의 아픔, 그런 이야기들이 나와서 참 좋았다.

 

무엇보다 이 이야기는 나에 대해서 알아가는 이야기이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의 영혼과 몸은 건강한가?

작가님의 말에서 보면... 노래 가사처럼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지.

나도 어떤 때는 참 괜찮아 보이다가 어떤 때는 왜 이 모양이냐며 ... 다그치고도 싶은...한심함도 있고 여러 가지 속에서 나를 새롭게 알아가는 것을 보면...

... 중년이 된 나도 나를 잘 모르는게 너무나 많은데... 십대 아이들이 어떻게 자기를 다 알 수 있을까....

뭔가 나를 알아가는 아이들... 그 아이들의 상처를 보면서... 정말 .... 위로하며 안아주고 싶은 순간이 많았다. 잘 하고 있다고...

역시... 아이들이 등장하는 이야기는 그냥 그 자체로 참 좋다.

그 순수함도 좋고... 뭔가 위로해 주고 싶은 마음이 우러나와 내가 위로 받는다.

작가 님은 좋은 사람 같다.

좋은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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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은 잠들 수 없어 시마자키 시리즈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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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은 잠들 수 없어

 

미야베미유키 지음

 

알라딘을 들렀다가 아직 읽지 않은 미미여사님의 옛날 책들을 몇 권 샀다.

설렌다.

먼저 읽은 것은 이 책으로 대략 1992년에 쓰여진 것 같아서... 시기적으로 빠른 편이라 먼저 읽게 되었다.

 

에도물을 주로 읽기 때문에 현대물... (그러기엔 벌써 30년 전 작품이네)을 읽어서 괜히 어색했다.

 

평화롭기만 하던 가족에게 어느날 어머니가 예전에 알았다는 어떤 인물인 사와무라 님의 어마어마한 상속분이 날아왔다. 20여년 전 잠깐 도움을 준 일로 5억 엔을 상속했다니.... 이 일은 주변에 알려지면서 주변의 따가운 시선과 말도 안 되는 요구, 협박전화들이 쏟아진다. 아내의 과거를 의심하는 아버지는 집을 나가고 진실을 찾기 위해 마사오는 절친 시마자키와 이런 저런 과거 조사를 시작한다.(세상에 아이 나이가 중1... 기껏해야 14?)...

 

오랜만에 짧은 글이고 호흡도 짧고 아주 잔인하지도 비극적이지만도 않아서 읽기가 상당히 편했다.

반전도 나름 있고...

미미여사님은 초기부터 잘 쓰셨네.

 

일이 발생하면 좋은 일만 있는게 아니라 안 좋은 점도 같이 온다는 걸.... 남이 잘 될 때 배아파하는 인간의 속성을 굉장히 일찌감치 간파하셨네... 다시금 놀란다.

 

그래도... 나는 여기 어머니가.... 이해가 안 가는데...

암튼, 가볍고 즐거운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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