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년의 맛
앵무 지음 / 창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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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년의 맛

 

만화 가볍게 보았다.

 

그래, 나도 옛날 생각했다.

하지만 공감이 가다가도...나도 많이 늙었다는 생각이 나더라.

감동 코드도 있고, 첫 사랑, 첫 직장, 되는 거 없고 막막했던 젊은 시절....

늙었나봐... 그래도 그때가 예뻐보이고 좋아보이는 거 보니....

 

그림체는 그냥 무난했고 이쁘거나 귀엽지는 않았다.

초년을 소재로 하다보니 약간 반복되는 이야기...

그냥 뻔한 이야기라서 조금 지루한면도 있었지만

일상의 자잘한 이야기들을 이렇게 계속 써준다면 좋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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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이 - 상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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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이...

 

상하가 있지만 얼간이보다 더 긴 얘기로 더욱 재미있었다.

얼간이에서 봤던 정감가던 등장인물들이 그대로 나와서 얼마나 반갑던지...

다들 귀엽고 반갑다.

 

사라진 뎃핀나가야에서 나간 오토쿠는 고베나가야에서 가게를 열었으나 공격적 마케팅하는 옆가게 오미네네 찬가게 때문에 힘들고....

사키치는 오케이와 결혼을 하고 열심히 살지만 신혼초부터 오케이는 뭔가 불안해하고...

아오이의 별장에서는 오로쿠라는 사연있는 하녀가 들어와 또다른 일이 벌어지고...

사키치는 살인사건의 누명을 쓰게 되고...

 

그것들을 하나하나 해결해나가는데 하루살이라는 아주 긴 이야기에 앞의 이야기들은 다 관련이 있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얼개가 맞춰져나간다.

 

물론 살인사건도 있고 안타까운 일들도 있짐만 모든 것들이 만나게 되고 엮이게 되는 것들이 참 재미있다.

나날이 똑똑하고 잘 생기고 수완이 좋아지는 유미노스케를 보는 즐거움이 만만치 않고, 짱구와 둘이 우정을 쌓아가는 모습이 귀엽다.

오토쿠 아주머니의 사업이 잘 되는 것도 좋고 주변에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즐겁다.

헤이시로도 조금씩 성장하는 것 같고

오래도록 숨겨두었던 비밀들이 밝혀지면서 사건들이 해결되었던 것도 좋았고

모든 사건이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흘러가는 것들도 신기했고...

 

암튼 참 즐겁고 재미있게 보았다.

아직 이 시리즈가 하나 더 있다는게 정말 다행이다.

 

너무 매력적인 캐릭터가 많아서 보내기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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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간이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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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간이

 

에도시대물 미야베 월드 2막의 새로운 시리즈

 

이것도 수사물 같은 건데.. 오히려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가 연작 소설처럼 되는 거라 에도시대물을 본의아니게 이런 순서대로 읽은게 훨씬 좋은 것 같다.

괴이한 이야기보다 수사물 이야기가 좋았고 (맏물), 이 소소한 듯 사람들의 긴 호흡을 하는 소설인이 이 시대물이 더 좋았다.

 

이 이야기의 등장인물들이 사랑스러운 측면이 많다.

 

얼간이... 약간 모자라고 게으른 나리라는 하급 무사 도시(공무원) 헤이시로.... 이 사람 적당히 게으르고 털털한 마치 임시 순시관

이 사건은 뎃핀 나가야(여러 사람들이 모여사는 공동주택, 상가도 함께 있다)에 벌어지는 이야기들로 시작된다. 그곳 한 집에서 살인이 발생하고 그 때부터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는데, 노련한 관리인 규베가 나가고 새파랗게 젊은 관리인 삿키치가 오고 그 나가야에 살던 사람들이 이래저래 빠져 나가면서 결국 뎃핀 나가야는 위기를 맞는데....거기를 둘러싼 여러 가지 이야기들, 사건들이 연결되는 모습들이 재미있다.

이것은 우선은 잔인하게 그리 많지 않고 서사가 많고 단편적으로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라 다 이어져서 하나의 이야기로 귀결되어 참 좋았다.

 

매력적인 인물들이 많다.

오토쿠....뎃핀 나가야의 조림 가게 주인 아줌마, 오지랖 넓고 통 큰 반장 스타일 정 많고 솜씨좋은 아주머니,

유미노스케... 천재 미소년 헤이시로의 조카로 양자로 들어올지도 모를 수사 잘 하는 똑똑이 미소년

고헤이시.. 헤이시로의 고겐(비서?암튼 함께 하는 이)

규베.. 아주 노련한 관리인 , 미나토야 주인집의 충복

마사고로... 믿을 만한 오캇피키 ( 모시치의 아우 뻘)

짱구..... 천재적인 기억력을 가진 암기 왕

미나토야 소에몬.... 쓰키치 상회 주인 갑부, 뎃핀나가야 주인, 바람둥이...?

미나토야 오후지... 소에몬의 부인, 욕심많은 안주인

아오이.... 사키치 어린시절 갑자기 사라진 미나토야의 조카이자 연인이었고 사키치의 엄마.

니헤이... 질 나쁜 오캇피키, 소에몬에게 앙심을 품음.

 

암튼, 너무나 즐겁게 잘 보았고 참.... 사랑과 전쟁....스타일의 막장이 숨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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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간 자와 머무른 자 나폴리 4부작 3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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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간 자와 머무른 자

 

나폴리 4부작....드디어 3...

 

요즘 나를 가장 애태우며 기다리게 만드는 작품...

나온 거 보고 빨리 달려가 찾아읽었다.

계속 기다리던 작품이 나왔다길래 참지 못 하고 책 소개글을 먼저 읽어서 처음부터 이 편의 대략적 내용과 결말을 알고 읽게 되었다. ( 짜증이 살짝 났었다.)

2편의 끝이 바로 레누의 데뷔작 팬사인회.. 설명회 때 비아냥거리던 사람을 비판하던 니노로 끝난 거...가 뭔가 예사롭지 않았는데 3권의 처음과 끝은 적은 분량이지만 니노가 차지했다.

(그 놈의 니노가 뭐길래? 이렇게 매력적인 릴라와 레누.. 둘 다 정신을 못 차리는지 보고 있는 내가 속상했다.)

3부는 나이 든 시점에서 (4439일 생) 릴라와 레누가 2005년 쯤 동네 고향에서 질리올라의 시체와 마주하면서 예전을 회상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2부 막판에 릴라는 산 조반니 아 테두초의 브루노네 햄 공장에서 열악한 여공생활을 하던 모습으로 그려졌었는데 그런 여러 가지 일로 아프게 된 릴라가 쓰러져 레누를 애타게 찾는다며 파스콸레와 엔초가 레누를 찾아오고 레누가 릴라에게 찾아가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릴라의 당시 삶과 레누의 삶의 모습이 펼쳐진다.

릴라의 공장에서의 삶은 그야말로 전쟁같았다. 당시 이탈리아 사회에도 한참 노동운동, 노조, 투쟁 등으로 갈등이 많았고 배웠다는 사람들은 이상적으로 그런 운동을 하기 위해 노동자와 접촉하려는 많은 시도를 보였다. 그들과 우연찮게 접촉하게 된 릴라는 전쟁같은 상황에서 한번도 삶에 타협하지 않았고 순응하지도 않았기에 이론만 짱짱한 이상적인 노동운동가들에게 엄청 자극이 되었고, 릴라도 원한바는 아니지만 노조에 가입하면서 자기들의 필요한 권리를 당당하게 주장한다. 원래 남다른 똑똑함과 당당함이 있던 그녀였기에 자기 삶의 부당한 부분을 직시하고 문제점, 개선사항들을 찾아내고서 문제를 해결하기도 하고 병도 얻게 되지만,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엔초와 함께 컴퓨터를 배우게 되면서 새로운 삶의 기회를 잡게 된다.

레누는 명문가 집안이면서 어린나이에 대학교수가 된 피에트로와 결혼해 피렌체에서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며 딸 둘을 낳는다. 그토록 열심히 노력하고 책도 낸 그녀지만 애 낳고 살다보니 실제 글도 잘 안 써지고 남편의 존중도 받지 못 한 채 갑갑한 삶을 이어간다. 그녀의 데뷔작은 인기가 제법 있었지만, 사람들은 그녀 소설의 야릇한 부분에만 관심을 가지는 것 같아 속상하고 다시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지만 욕심과 허세만 가득찬 글도 제대로 써내기가 쉽지 않다. 오히려 간혹 고향 친구들이나 주변 사람들의 생활 이야기도 많이 나왔는데 정말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의 삶의 모습은 각자 너무나 달라진다. 끝도 없이 부자일줄 알았던 사람이 알거지가 되거나, 부잣집에 시집가서 행복하리라 생각했던 누군가는 행복하지 않았고 너무나 비참한 삶을 살줄 알았던 릴라는 멋지게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낯서 컴퓨터 분야의 전문가가 되었고 과거의 적이라 불리던 사람과 멋진 동반자가 되었으며, 수줍고 연약했던 부잣집 아가씨는 노동운동가이면서도 테러리스트가 되질 않나, 순수한 어린 여동생은 동네 악의 축이라 생각했던 마르첼로 솔라라에게 시집을 가게 되고...

이런 저런 모습들이 참 다채롭다.

실제 이 작가를 통해서 이탈리아 한 70년대의 격동기를 간접적으로 많이 경험할 수 있었고 노동운동, 여성들의 당시 현실, 이런 것들이 그 어떤 다큐멘터리보다 많이 와닿았다.

누군가는 레누의 데뷔작을 보고 이상하게 보았지만, 그녀 고향의 여자 친구들은 뭔가 성적인 부분에 대한 수치심 등을 공감하는 모습을 보고 서로 동료의식을 느끼기도 하고....

 

암튼 여러 인간군상들의 이야기가 하나하나 캐릭터가 살아있고 삶의 이야기가 굉장히 입체적으로 펼쳐져서 정말 두꺼운 책이지만 지루함을 느낄 새가 없었다.

 

멋지게 자리 잡아가는 릴라는 언제나 멋있지만 나는 이상하게 레누에게 동화되는지 릴라는 좀 무섭고 차갑고 지멋대로라 얄미운 부분이 있다. 이유야 있었겠지만 당연하게 릴라에게 자기 애를 맡기는 그런 태도.... 같은거?

그리고 그렇게 열심히 살았으면서 아직도 릴라에게 뭔가 벗어나지 못 하는 레누, 그렇게 잘났으면서 자신만의 껍질을 박차고 나오지 못 하고 자신이 얼마나 괜찮은지 모르는 레누가 답답했다.

그리고 다시 등장하는 니노 사라토레... 이 요물... 도대체 그는 얼마나 멋지길래.... 주변에서 다 넘어가는가? 릴라도 한 때 빠졌고, 어떤 젊은 여자도 니노의 아이를 낳았고, 니노는 부잣집 여자랑 결혼했으며(이쁘기만 하고 통하는게 없는 여자라.. 조금 고소했다...), 레누의 남편도 니노를 좋아하고, 실제 레누는 예전에는 릴라를 통해서 발전했다면 니노를 만나면서 다시 글을 쓰고 뭔가 한 단계 위로 발전하는 계기도 마련되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도.... 마지막은.... 속상하다. 그녀 자체로만 우뚝 설 수 없나?

이 책에서는 삼십대의 그녀 이야기...지만 중년의 이야기라고 적혀 있어서... 아마 지금의 내 나이대에 가장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이 3부가 아닐까... 한다.

사랑....내로남불이라지만.... 그게 뭐라고 모든 것을 던져 버릴 수 있는 사랑.. 그까짓거... 모르겠다. 나는 살면서 그렇게 아름답다고 할 만한 불륜으로 시작된 사랑 못 봐서 그냥 안타까웠다. 그 어떤 사람도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그래봐야 불륜이다. 레누가 이혼하는 것이야 찬성할 수 있지만 그런 이유만으로 충동적으로 되는 건 말리고 싶다.

 

.... 궁금해..마지막 4부는 또 얼마나 기다려야 할까? 어서 나오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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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무쿠, 못 보셨어요?
다카기 나오코 지음, 손이경 옮김 / 애니북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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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무쿠 못 보셨어요?

 

다카키 나오코

 

... 별거 없는 이야기들을 그리는데 그림이나 내용이 친근하고 부담없어서 최근에 있는대로 찾아보는 작가다. 내가 찾아볼 수 있는 책은 거의 다 본 샘이다.

이 책은 어린 시절 작가가 학교에서 보고 집에 데려다 기른 강아지와의 추억에 대한 만화책이다. 초등학교에서 떠돌아다니던 떠돌이개를 집에 데리고 갔다 야단 맞았지만, 정 많은 가족들로 인해 집안 강아지로 키워진 무쿠... 딱히 예쁘지도 애교도 없고 게으른 듯도 했고 똑똑하지도 않았지만, 자기의 유년시절의 추억을 함께 해준 집안강아지 무쿠... 나는 사실 동물을 정말 안 좋아하고 애완동물을 키우는 것도 기겁하는 스타일이라 공감은 못 하지만, 이야기들은 참 따뜻하고 좋았다.

책 빌려놓고 만화책이다 보니 9살 아들이 먼저 재미있게 읽었다고 엄마 빨리 읽으라며 줬지만 미뤄뒀다 급하게 읽었다.

적당히 재미있었다.(그렇지만 이거 보고 개를 키우고 싶다거나 그런 생각은 전혀 안든다.)

이 책 저 책 찾아보면 겹치는 그녀의 생활들의 이야기가 반복되어서 이상하게 작가가 마냥 내 친구인 것만 같은 착각도 든다. 실제 나이도 나보다 몇 살 위인 언니벌 되는 것 같은데.... 국적을 떠나서 옆에 있었으면 친하게 지내고 싶은 사람이다.

암튼... 무쿠도 그녀의 새끼들도... 다들 집을 떠났지만 정감가는 다카기네 식구들 아버지, 어머니, 언니, 동생.... 다카기 나오코.... 모두들 건강하시고 행복하게 사시길~

이쁜 만화책, 소소하고 재미난 거 계속 내주시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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