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에서 꺼낸 미술관 - 내 삶을 바꾼 아웃사이더 아트
이소영 지음 / 창비 / 2022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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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람회의 그림독서회 7월 도서

~~~ 얼마 전 독서모임에 들어가게 되어서 너무 행복하다는 글을 남긴지 며칠 만에 또 다른 독서회에 가입하게 되었다. 부산도서관에서 전람회의 그림이라는 미술 관련 책을 주제로 하는 독서회를 운영하고 있었고 그곳에서 새로운 회원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정말 우연히 보고 그냥 신청해 버렸다. 내가 사는 곳은 해운대구인데.. 저기는 서구... 화요일 오후 7시 모임을 저 먼 곳에까지 찾아가서 할 수 있으려나.. 평소 나는 먼 곳이어서 도전하지 못 했을 것이나 한 독서회에 들어가서 너무 행복했고 그런데다 부산도서관에 북토크 등이 있어 가보았더니 환승없이 지하철로 1시간 안 걸리니.. 오히려 우리집에서 부산역 가는 것보다 훨씬 편하고 나쁘지 않다는 생각에... 그리고 그래봐야 한 달에 한번이고 심지어 미술 예술 테마 도서인데... 이 기회를 우에 참나... 싶어 그냥 덜컥 신청해 버렸다.

... 7월은 바쁘구나.(언제는 안 바쁘리...) 처음 가는 모임이기에 경건한 마음으로 책을 샀다. ‘서랍에서 꺼낸 미술관’.. 이소영 님 책이다. 은근히 나 이소영 님 책 많이 읽었고 소장하고 있어. ‘위로의 미술관으로 처음 만났고 모지스 할머니와 칼 라르손 책도 아주 기분좋게 읽었고 책도 샀었다. 나는 은근히 그림 관련 책들을 참 좋아하는 편이다. 그림도 잘 못 그리고 섬세함도 없고 진득함도 없지만 그림에 대한 동경과 그림 잘 그리고 싶다는 소망이 넘쳐 그리기 강좌도 기웃기웃하는 편이고 그림 관련 서적도 소설만큼이나 많이 사는 편인 것 같다. (소설은 읽는것에 비해 많이 사지 않고 도서관에서 빌려 읽는 경우가 많은 편이기에 의외로 그림 책을 많이 사는 편이다. 특히, 나는 예쁜 책을 좋아하는데 이쁘고 소장하기에는 미술 관련 책이 좀 다르지 않은가.)

이소영 님 책은 참 예쁜 그림이 많아서 좋다. 그런데... 서술 면에서는... 아주 마음에 드는 편은 아니다. 뭐랄까 이야기를 하다가 만다는 느낌이랄까.... 하긴 소설이나 서사를 워낙 좋아하는 나이기에 다른 모든 분야에 소설가 분들의 글발을 바란다는 건 욕심이 지나친 부분이 없지 않으니... 암튼 이소영 님 책 다 좋다!!

 

이 책은 21개 장으로 구성되었는데 다른 책과 다른 점이 있다면 보통의 이런 그림 관련 서적은 유명한 작가와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인데 이 책은 아웃사이더 아트’.. 정말 서랍에서 꺼내온 듯한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이 대부분이다. 내가 이 작품에서 아는 이는 루소 정도 일까... 나름 그림 책을 읽는다고 읽었는데.. 보면서 깜짝 놀랐다. 백인 남자, 강대국 중심의 작가들 이야기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세상에는 다양하고 다채로운 예술의 세계가 펼쳐지고 있었구나... 읽는 동안 굉장히 반성도 많이 했고 정말 공부를 많이 하고 싶고 여러 가지 면에서 나의 세계를 넓히고자 하는 욕구를 던져 주어서 굉장히 자극이 많이 되고 좋은 시간들이었다.

단점이라면, 20명이 넘는 작가들을 소개하다 보니... 뭔가 더 알고 싶은데 뭔가... 짧다... 작가 들을 좀 줄이더라도 더 많은 작품이나 그들의 이야기가 실렸으면 좋겠는데 하는 아쉬움이 일었다.

근데...여기 나온 작가들 대부분 너무나 삶이 행복하지 못 했고 심지어 뒤틀리고 고통스러운 삶들이 많아서...너무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다. 나는 예전부터 아픈만큼 성숙해진다.’ ‘고통 속에서 승화된 예술그런 이야기들을 싫어했다. 안 아프고 안 성숙해도 좋고 대단한 예술이 나오지 않아도 좋으니 개인의 삶에서는 안온하길... 평온하길.... 바라고 싶거든.

 

여기에 많은 작품들과 작가들이 나오는데 정말 기괴하고 독특하고 다채롭고 고통스런 삶을 산 이들이 많았고 그런 와중에 너무 걸작을 남긴 경우가 많았는데... 독서모임에서 이 책에서 어떤 작가의 삶이 인상깊었고 소장한다면 어떤 작품을 가지고 싶은가 이야기를 나눴는데.... 너무 인상깊은 작가들이 많았고 멋진 작품들이 많았지만.... 나는 여기서는 사실 아주 소장하고픈 작품들이 없었다. 나는 심심하고 해맑은 작품들이 좋다. 밑도 끝도 없이 그냥 보면 기분 좋아지는 그림을 좋아하는데.... 유명하지 않아도 순수하고 해맑고 단순한 작품을 좋아하는 것 같다. 암튼, 덕분에 나의 세계가 넓어진 너무나 행복했던 읽기...

 

그림 관련 책은 역시.. 사서 봐야해. 소장해서 행복한 독서.. 이만 총총.

 

출판사 리뷰

여태껏 경험해보지 못한 매력

삶 자체가 뿜어내는 진심어린 예술

 

이 책은 총 421개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내 삶을 바꾼 아웃사이더 아티스트들은 잊힌 화가들에게 빠져들게 된 순간순간에 관한 기록이다. 여기에는 전세계적 거장 반열에 들지만 사후에 조명을 받은 앙리 루소(Henri Rousseau), 나치의 수용소에서 아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치다 가스실에서 생을 마감한 프리들 디커브랜다이스(Friedl Dicker-Brandeis), 정치범으로 구속되었음에도 작품활동을 이어나간 실뱅 푸스코(Sylvain Fusco), 1차대전의 피해 속에서도 자기의 사랑을 판타지로 표현해낸 알로이즈 코르바스(Aloise Corbaz), 정신분열증을 작품으로 승화시킨 아우구스트 나터러(August Natterer), 살아생전 한명의 청소부에 불과했지만 어마어마한 작품세계를 남겨놓고 간 헨리 다거(Henry Darger)가 포함된다. 특히 강제수용소에서 본인의 신념에 따라 어린이들을 가르친 디커브랜다이스는 미술 교육인인 저자에게도 본보기가 되는 인물이다. 책 본문에는 수용소에서 아이들이 그린 작품도 소개하고 있는데, 그들의 순진무구한 화폭이 역사의 참상을 더욱 아프게 느끼게 한다. 아웃사이더 아트를 대표하는 작가인 헨리 다거의 작품세계도 눈여겨볼 만하다. 그는 현실을 반영하고 시대를 기록하는 것에서 나아가 작은 방에서 하나의 세계를 창조해내는데 이러한 무궁무진한 상상력 또한 정규교육의 틀에서는 이루어지기 힘들었던 아웃사이더 아트의 힘이다.

 

2독특한, 괴이한, 불가해한, 그래서 매력적인은 여태껏 경험해보지 못한 아웃사이더 아트의 매력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영혼을 기록하는 장치라며 유행한 플랑셰트를 이용해 작품을 그린 조지아나 하우튼(Georgiana Houghton), 태어나서 단 한마디의 말도 하지 않았던 침묵의 작가 헨드릭 아베르캄프(Hendrick Avercamp),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가 사랑한 화가 리처드 대드(Richard Dadd), 평생에 걸쳐 자기의 궁전을 완성한 페르디낭 슈발(Ferdinand Cheval), 역사상 가장 의미가 깊은 자화상을 남김 파울라 모더존베커(Paula Modersohn-Becker), 영화로도 삶이 조명된 작가 세라핀 루이(Seraphine Louis)의 이야기가 들어가 있다. 특히 저자가 끝까지 집필을 어렵게 한 리처드 대드는 살인자다. 프레디 머큐리가 노래로 탄생시킨 그림(본문 94)을 보며 작가는 이 그림을 아름답다고 할 수 있을지되묻는데, 독자들도 아름답고도 정밀한 묘사 앞에서 그 질문에 붙들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세상을 떠난 이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영혼과 함께작업을 한 조지아나 하우튼도,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이들이라면 그 마음과 작품을 이해하게 된다.

 

이미 시작되어 성큼 다가온

사라진 화가들의 반짝이는 귀환

 

3새로운 이 이끄는 길은 새로운 길을 개척해낸 선구자적 작가들의 이야기다. 색깔이 다른 두 바다가 만나는 곳에서 태어나 수많은 예술가와 교류한 아나 앙케르(Anna Ancher), 동물의 사체를 난폭하게 그려댄 카임 수틴(Chaim Soutine), 세 아이를 키우며 어마어마한 콜라주 작품을 남긴 앤 라이언(Anne Ryan), 사후에 8천여점의 방대한 작품이 발견된 루마니아 현대미술의 아버지플로린 미트로이(Florin Mitroi), 그리고 로봇이라는 말을 처음 만들어낸 형제 요세프·카렐 차페크(Josef·Karel ?apek). 이 작품을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한데, 그만큼 표현이나 기법 면에서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낸다. 특히 정치적인 탄압을 받은 카임 수틴이나 차페크 형제의 이야기는 한편의 소설을 읽는 듯이 빠져들게 되며, 그 이야기와 함께 작품을 접하면 새로운 예술적 심미안이 탄생하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4그리고 그들이 내 곁으로 돌아왔다는 이미 대세가 된 아웃사이더 아트의 면면을 소개한다. 흑인 최초로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연 윌리엄 에드먼슨(Willam Edmondson), 아웃사이더 아티스트의 마스터빌 트레일러(Bill Traylor), 거리의 예술가에서 미술 수집가들의 로망이 된 루이 비뱅(Louis Vivin), 노예제와 전쟁이라는 참상에서도 예술혼을 피워 올린 호레이스 피핀(Horace Pippin), 죽은 지 70년 만에 개인전을 연 위니프레드 나이츠(Winifred Knights), 새로운 추상예술의 창시자 호아킨 토레스 가르시아(Joaquin Torres Garcia)는 이미 전세계가 환호하는 예술가들이며, 국내에도 조금씩 소개되어왔다. 최소한의 작업만으로 자연에서 예술을 찾은 에드먼슨의 조각이나, 거리의 삶에서도 행복을 찾아낸 빌 트레일러의 이야기는 지금도 우리에게 충만한 따뜻함을 제공한다. 그리고 이 챕터에 등장하는 피에트 몬드리안, 마르셀 뒤샹 등 이미 고전이 되어버린 작가와 관련된 소소한 일화를 읽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하찮은 예술도, 하찮은 삶도 없다

우리 모두가 품고 있는 위대함에 대하여

 

서랍에서 꺼낸 미술관사라지고 있다는 불안감에 대해 이야기하는 듯하지만 결국은 시작에 대한 기대를 품게 만들어주는 책”(추천사, 배우 소유진)이다. 이는 이 책에 등장하는 예술가들의 화려한 귀환 덕분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평범한 우리 또한 위대함을 품고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도입부에서 자신의 삶이 소멸되는 것이 두려운 모든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 저자 스스로 아웃사이더들을 통해 위로와 치유를 받았고, 자존감을 높인 경험을 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다. 여기 적힌 스물한명의 이야기를 따라 읽은 독자들이 저마다의 외로움이 치유되는 경험을 하게 되는 이유도 이와 동일할 것이다.

 

미술 관련 책이 쏟아져 나오는 지금 이 책의 존재는 더욱 빛을 발한다. 단순한 지식 나열에 그치지 않는 삶에 대한 통찰과 사라진 이들을 복원하려는 따뜻한 마음이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어서다. 그렇기에 이 책은 각광받는 새로운 지식을 담은 미술 교양서로서, 자기의 진솔한 경험을 담은 양질의 에세이로서, 또 위로가 필요한 모든 이를 위한 응원으로서 큰 의미가 있다. 저자는 다음과 같은 문구를 앞에 두고 책을 쓰는 내내 보았다고 한다. “하찮은 예술은 없다.” 그리고 이 책을 세상에 내놓으면서 더욱 힘을 주어 하찮은 예술도 없고, 하찮은 삶도 없다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누구나 스스로 초라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바로 그때가 이 책이 품은 위로의 힘이 가장 빛을 발하는 때가 될 것이다. 우리의 삶을 하찮지 않은 무언가로 금세 변모시키는 힘을 이 책이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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