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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애의 마음
김금희 지음 / 창비 / 2018년 6월
평점 :
경애의 마음
김금희 지음
김금희 작가님의 글은 이번에 처음 읽었다. 지나가면서라도 엄청 많이 봤던 책들.... ‘너무 한 낮의 연애’나 ‘오직 한 사람의 차지’ ... 지나가다 많이 봤는데 너무 많이 봐서 내가 읽었다고 넘겨버린 책인가보다.
암튼 이번에 이 작가님의 책을 처음 읽고 몇 페이지 넘기면서 예감이 또 든다. 나 이 작가님 좋아할 거 같아. 작품 이제 또 다 찾아 봐야지.
참 좋았다. ‘경애의 마음’
사실 표지나 내지가 정말 내게는 호감이 아니었다. 사실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책인데 책이 너무 더러워서 읽다가 나가서 책 사오고 싶은 마음이 많이 들었다. 집 앞 헌책방의 책들도 상태가 누런게.... 원래 이런 책인가... 아니면 무지 재미있어서 많이들 빌려봤나보다. 근데 음식물 튄 자국과 과자 부스러기... 도대체 도서관에서 책을 빌린 사람들 중 책을 이렇게 더럽게 보는 인간들은 뭔가...화가 났으나 .... 무지 재미있는 관계로 빨리 후딱 읽고 나머지 책들을 사보기로 했다.
책소개 중...
고등학교 시절 호프집 화재사건에서 운 좋게 살아남은 경애와 같은 사고 현장에서 단 한명의 소중한 친구를 잃은 상수가 서로의 연결고리를 모른 채 ‘반도미싱’에서 팀장과 팀원으로 만나며 시작되는 이 소설에는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마음이 켜켜이 담겨 있다. 읽는 사람에 따라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이야기를 읽어낼 수 있는 『경애의 마음』은 한가지 독법으로 해석할 수 없을 만큼 다층적으로 읽히는 수작이다. 이 미덥고도 소중한 소설을 곁에 둔다면 지난 세월 우리가 견뎌온 아픈 시간이 다정한 목소리와 따뜻한 유머로 위로되고, 앞으로의 삶을 좀더 단단하고 건강한 마음으로 맞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목차
공란은 곤란하다 / E / 너와 나의 안녕 / 없는 마음 / 살인은 연애처럼 연애는 살인처럼 / 차디찬 여름 / 당신은 여동생이 있나요? / 다친 줄도 모르고 웃는 / 빗방울이 내 머리 위로 떨어지고 있어 / 언니는 죄가 없다 / 작가의 말
YES24 리뷰
당신과 나를 우리로 연결할 그 어떤 경애 (敬愛)
도서1팀 김유리 (asalighter@yes24.com) | 2018-08-14
어떤 소설은 한번도 독자를 울리지 않고도 감동시킨다. 침착하고 담담하게, 어떤 과장이나 장치 없이도 그렇게 어느 장면을 마주하게 한다. 김금희는 그 능력이 탁월한 소설가이다. 때론 비장한 문장을 만나면 그녀가 「조중균의 세계」 자체 아닌가 웃음을 터트리기도 한다. ‘조중균’처럼 자신만의 가치관을 가지고 생활을 하는 이들. 그래서 어쩌면 세상의 안에 끼어들지 못한 채 아웃사이더로 불리는 사람들을 다시금 첫 장편소설 『경애(敬愛)의 마음』에서 조우한다.
소설엔 주인공답지 않은 이들이 주축이다. 아버지는 전직 국회의원이지만 정작 자신의 낙하산으로 미싱기 회사에 팀장’대리’를 단 상수. 그리고 3년 전 실패한 파업으로 회사에서 눈칫밥을 먹고 다니는 경애. 회사에선 그 둘은 영업3팀으로 묶어 버린다. 아무 일도 성공하지 못하고, 하는 것도 없는 그런 루저 집단으로 번번히 성공하지 못할 일만 지시한다.
그렇게 루저로 하나가 된 그들은 서로에게서 발견한 슬픔과 죽음을 서서히 공유한다. 무언가를 하지 않아야 살 수 있는 무기력 상태로 그들을 밀어 넣은 건 바로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과 이별이었다. 달라도 너무 다른 낭만적인 상수와 독특한 경애는 고통에 관한 이해를 토대로 현실(회사)와 가상(페이스북), 한국과 베트남, 그리고 과거와 현재를 반복하며 탄탄히 층을 쌓아간다. 그 누구보다 서로의 존재를 인정해가면서.
“누구를 인정하기 위해서 자신을 깎아 내릴 필요는 없어. 사는 건 시소의 문제가 아니라 그네의 문제 같은 거니까. 각자 발을 굴러서 그냥 최대로 공중을 느끼다가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내려오는 거야. 서로가 서로의 옆에서 그저 각자의 그네를 밀어내는 거야."
김금희 작가의 이번 소설 역시 이전 작품들처럼 은총, 조선생 등과 같은 어딘가에는 꼭 있을 사람들이 서로 껴안고, 지켜 본다. 그런 의미에서 소설 제목은 다분히 중의적이다. 주인공인 경애의 마음이면서 동시에 공경하고 사랑한다는 뜻. 어쩌면 우리는 그 마음’들’을 오랫동안 잊고 지내지 않았을까. 1990년대 노래나 영화처럼 색이 바란 그 마음들을 꺼내보게 하는 장면들이 소설 곳곳에 숨어 있다. 그 장면과 마주칠 때마다 작가에게 경애의 마음을 다시 한번 표한다. 완벽하지 않아서 더 사랑스러운 풍경을 기다렸을 누군가에게 분명 반가울 소설이다.
이게 이 작가님의 첫 장편소설이었구나
많은 분들이 찾아서 읽는 작가시구나...빌리려했던 책들이 모두 지저분한게 이해가 갔던....
반도미싱에서 한 팀으로 만나게 되는 공상수 팀장(대리)과 박경애 주임
공상수.... 회장과 친분있는 국회의원 아버지 덕에 낙하산으로 회사에 들어온 사회성 떨어지고 융통성 없으나 항상 열심히 하고 알고 보면 나쁜 짓은 절대하지 않는 그는 인터넷 ‘언니는 죄가 없다’의 운영자로 실제 해보지 못한 연애를 웹상으로 상담해주며 많은 이를 위로하고 삶의 위안을 삼고 있다.
박경애.... 회사에 실패한 파업의 주맴버이면서 파업을 중단인 주범으로 매도되어 회사에서 완전 눈칫밥 먹으며 창고에서 회사 비품을 나눠주는 버티고 있는 그녀. 소중한 사람을 잃어본 적이 있는 그녀는 지나간 사랑도 잘 폐기하지 못 한다. 그렇지만 실패해서도 다시 일어설수 있는 그녀...
둘이 어설픈 한 팀이 되어 베트남까지 떠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의 공통점은 ‘E’또는 은총... 상실의 기억, 언죄다의 사연....주인공들의 성공 스토리는 그 어디에도 없다. 열심히 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되는 것도 없고... 공상수의 찌질함이 참 싫은데 그의 따스함과 인간미를 알기에 자꾸만 응원하고 싶고, 경애의 이야기가 너무 아프고 상황이 답답한데... (나는 그런거 진짜 싫어한다.)....납득이 되었다. 경애의 ‘마음’이...
멋지고 대단한 상황도 없고 아름답고 잘난 주인공들이 없는데 좋았고 뭐만 보면 잘 우는 나이지만 진짜 한번도 울지 않았지만 공감했고, 감동했다.
충분히 우울할 수 있는 이야기인데 우울하지 않았으며 찌질한 상황들이 그들의 ‘마음’을 알기에 답 납득이 되는...
그리고 개인적으로 여기에 나오는 영화 작품들과 음악이 다 아는 거라... 세대가 비슷하신가봐. 특히, 델리 스파이스는... 내가 한 때 가장 좋아했던 밴드이고 스탠딩 콘서트.. 이런 거는 뻘쭘하고 부끄러워서 잘 안 가는데.. 그 밴드 덕분에 극장 아닌 클럽... 같은 곳의 콘서트를 몇 번 다니곤 했다. ‘새와 고양이에 관한 진실’.... 예전에 새벽에 고시원 다녀오다가 그런... 고양이....를 만나 너무 충격을 받아 한 동안.. 이 노래 생각 많이 했었는데...
참 좋은 소설이었다. 작가 님의 다른 작품들을 만나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