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을 권리 - 상처 입은 나를 치유하는 심리학 프레임
일레인 N. 아론 지음, 고빛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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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리뷰대회에 참여하려고 전략적으로 산 책이었다. 그 동안 '사랑'을 언급했던 대부분의 책들에 대해 만족도가 떨어졌기에 이 책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수령일이 너무 늦어져 결국 대회에 참여하지 못했고, 책꽂이에 고이 모셔두었었다. 그러다 우연히 꺼내든 이 책, 한 문장 한 문장 정말 아껴읽으면서 세 번이나 반복해 읽고야 말았다. 한 마디로 기존의  책들과 차원이 달랐다.  별 20개!!!!!!!!!!!

 

가장 친한 친구에게서 왜 질투심을 느낄까.

거절하는 것이 나에게만 이토록 힘들까.

최고가 아니면 의미가 없는 걸까.

낯선 사람들을 보면 왜 겁부터 날까.

인정받지 못하는 건 내가 부족한 탓일까.

 

혹시 최근 이런 감정을 느껴본 적 있는가? 아마도 타인들과 관계 맺으며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 어떤 경우에서, 어떤 이유로든, 이런 종류의 느낌을 경험했을 것이다. 최근 나와 친구들 사이의 화두는 단연 '결혼'이다. 그런데 이 경사스러운 일에 대해 반응은 각양 각색이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축복' '행복'이라는 단어가 가득해야 할 이 상황에 '질투' 혹은 '배 아프다'라는 말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누구보다 축하해 줘야 하는 친구의 일 임에도 말이다.

 

저자의 시각으로 이 상황을 보자면, '순위 매기기'를 통해 내 안의 '못난 나'가 나타났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다.  즉, 남자의 조건과 결혼 상태를 비교해 누가누가 우위에 있는지를 판가름 하여 랭킹을 따진 것이다. 어이없는가? 그래도 '그런 친구라면 필요없어!'라고 속단하지 말자. '순위 매기기'라는 심리 작용은 어느 정도 본성적으로 할 수 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는 다양한 상황에서 의도치 않게 일어나는 마음의 작용 때문에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곤한다. 이런 일들을 극복하기 위해  저자는 내면에 상처가 어떻게 생기는지, 그 상처가 어떤 생각들을 이끄는지, 더 나아가 이를 극복하고 긍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설명해 준다.

 

저자가 말하는 두 가지의 심리 기작은 크게 '관계맺기'와 '순위 매기기'이다. 오랜 친구와 대화를 통해 내가 친밀감을 느끼고 편안할 때 우리는 '관계 맺기'를 했다고 할 수 있고, 직장에서 상사들과 맺는 관계가 '순위 매기기'의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 두 기작은 순식간에 이루어 지는 것으로 우리의 '성격'을 결정짓는 강력한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런 두 기작이 발현되는 이유는 뭘까? 저자는 '환경'과 '경험'이라는 것으로 설명한다. 우리는 남에게 말할 수 없는 어릴 적 경험, 소위 말하는 '트라우마'가 있다. 또, 여섯가지 방어기제 -최소화하기, 외부 요인 탓하기, 경쟁에서 빠지기, 과도하게 성취하기, 부풀리기, 투사하기 - 도 있다. 이 밖에 내면에 존재하는 또 다른 나, 수호천사가 되고 싶은 '보호자'와 반항적인 태도로 보호자가 만들어놓은 환상의 세계로 떠나게 만드는 '학대자'도 있다.   

 

요약하자면, 내면에서 행해지는 심리기작에는 두 종류가 있는데 이들은 간혹 내면의 '못난 나'를 들춰낸다. 또, 이 두 기작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기에는 여러 가지 방해 요인이 있다. 하지만 내면의 '순수한 자아'와 대변함으로써 심리작용 발생 과정을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못난 나'가 등장하는 순간에 '사랑받는 나'가 드러나도록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칫 학창시절 짝꿍과 했던 심리테스트처럼 허무맹랑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가  제시하는 체크리스트를 따라 그녀의 조언에 귀 기울여 보자. 내가 몰랐던 나 자신과 대면하는 짜릿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서문을 읽을 때만해도 '난 절대 순위 매기기 따위는 하지 않아'라고 장담했었다. 어떤 조직에서도 인간적 교류를 중시하고 그 관계가 두터울 수록 성과 또한 좋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지극히 '순위 매기기'에 능했고, 더 나아가 '과도하게 성취하기'와 '투사하기'를 거의 모든 순간 행하는 사람이었다.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난 그랬다.

혹 이렇게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자신과 마주하는 것도 두려운가? 그렇다면 저자의 '좋은 관계 유지하기' 비법이라도 꼭 보도록 하자.

 

살면서 가장 중요하지만 그만큼 가장 어려운 것이 바로 '인간관계'이다. 우리는 이 평생의 과업에 대해 몸으로 부딪히고 상처 입어가며 익히는 길 밖에 모른다. 하지만 심리학자인 저자가 하나부터 열까지 과학적 근거를 통해 설명하고 상황별 사례를 제시하여 이해시켜주니 얼마나 획기적인가. 그런 의미에서 그녀가 알려준 '관계 맺기' 강화 방법이라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 책을 통달하는 순간, 인간관계는 더 이상 나에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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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단어지름신 - 수능.토익.회화
트로피컬북스 편집부 지음 / 트로피컬북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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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Q.The word [           ]  in the passage is closest in meaning to,,,

 

영어를 조금이라도 공부했다면, 이 유의어 찾기 유형이 낯이 익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신기한 사실은 이 유형이 우리 인생을 거쳐 가는 거의 대부분의 영어 시험에 등장하지만 정작 '어휘'에 '같은'말은 없다는 것이다! 단지, '문맥적으로' 비슷한 말만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이 유형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그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가장 간단하면서 단 시간 내에 끝낼 수 있는 길을 안내하겠다. 바로 <영단어 지름신> 한 권이면 된다.

 

<영단어 지름신>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느낌'이 비슷한 어휘들을 묶어놨다. 예를 들어, '광대한'의 large와 '대규모의'의 big, '거대한'의 massive가 묶여 있다. 한 마디로 다양한 상황에서 '큰' 의미의 여러 단어를 한꺼번에 공부할 수 있게 해놨다. 이는 외국인과 대화할 때 한글은 생각나지만 영어가 떠오르지 않아 생겼던 문제들을 깔끔하게 해결할 수 있게 해준다. 둘째, 우선 순위가 높은 순으로 익히게 되어 있다. 그것도 미국 실용어 사용 빈도 순이다! 이는 각종 시험 준비는 물론, 진정한 '영어 정복'을 가능케 해주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다단 구조이다. 개인적으로 어휘 공부는 단어장을 만들어 공부하는데 한글 옆에 영어, 영어 옆에 한글로 적을 수 밖에 없는 단어장의 구조는 글자를 매칭 시켜 외운 것인지 진짜 의미를 익힌 것인지 헷갈리게 한다. 그런데 이 책은 '다단구조'를 적용하여 직관적으로 어휘를 공부할 수 있게 했다. 마지막으로, 필요에 따라 공부할 수 있게 했다. 각 단어 옆에는 이 단어가 수능, 토익, 토플 등 어디서 자주 등장하는지 표시 되어 있다. 따라서, 준비하는 시험이 있다면 그에 맞게 필요한 어휘들을 골라 공부할 수 있다.

 

처음 이 책을 보묜 흡사 전화번호부 같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이는 그림이나 기타 도안들로 꾸미기에 집중한 다른 책들과의 차별화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오히려 군더더기 없이 영어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영어는 평생의 과업이 되버렸다. 모두 해야 하는 것이기에 누가, 어떻게, 더 빨리, 잘, 하는지가 관건인 것이다. 하루 빨리 '영어'를 정복하고 싶은가. <영단어 지름신>부터 독파해보자.  

 

참고로, <영단어 지름신>의 내용이 알차게  정리된 곳이 있으니 한번 방문해 보자. 

http://cafe.naver.com/esp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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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팅 클럽
강영숙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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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그려지는 모습이 있다. 돈이 없거나 가정이 화목하지 않거나 혹은 친구가 없어서, 외롭고 쓸쓸하고 곤궁하고 그야말로 삶에 지칠데로 지쳐 찌든 모습. 그러나 입만 열면 세상을 달관한 듯 어려운 말들을 읊조리며 '너희는 세속적이다'라고 삿대질을 할 것만 같은 모습.  내 머릿 속 '작가'는 바로 이런 모습이었다. 텔레비전이 심어 준 건지, 활자가 그려낸 작가들의 모습이 그러했던 건지,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 이유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라이팅 클럽>을 읽고 또, '작가 선언' 후 내공 쌓인 분들께 공통된 조언들을 듣노라면 왜 그런 모습들이 떠오르는지 조금은 이해가 간다.

 

계동에는 김 작가가 있다. 등단을 한 것도, 이름을 떨친 만한 작품을 낸 것도 아닌, 그저 에세이 몇 편 기고한 경력만 가진지고 있는 그러나 밥벌이도 글쓰기로 하는 김 작가가 있다. 그리고 그녀를 '김 작가'라 부르며 엄마의 사랑 보다 글 쓸 '방'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그녀의 딸, 인영이 있다. 김 작가는 글짓기 교실에서 중년의 낭만을 채워나가고 인영은 커피숍에서 만난 J작가에게 자신의 소설을 들이밀며 사춘기 시절을 글로 채워나간다. 글과 'J칙령'을 벗으로 자란 인영은 성인이 되어 김 작가와 동네 아줌마들의 수다가 만들어내는 '쓰레기'들을 뒤로 한채 미국으로 떠난다. 그리고 모녀는 '정신병자와 핵켄색의 라이팅 클럽'으로 해후한다. 결국, '다른 당선자들에 비해 고령자이고 변변한 학력도 없는 사람이라는 사실이 화제가 되어 방송국 문화 프로그램의 인터뷰까지 하는' 김 작가는 진짜 김 작가가 되고, 인영은 자신이 '쓰레기'라 칭했던 계동 아주머니들의 이야기들을 담아내는 '계동 글짓기 교실'의 주인이 된다.

 

즉, <라이팅 클럽>은 작가이고 싶으나 이야기꾼에 지나지 않던 김 작가의 '진짜 김작가 되기'와 원했든 원하지 않든 삶의 굴곡을 글과 함께 하며 점차 '작가'가 되어가는 인영의 스토리이다.  '글'로 묶인 두 여성이, '글'로 삶을 견디고, 결국 '글'을 이루어 가는 성장 스토리인 것이다.

 

"...소설을 쓸 때는 자기의 생각 따위는 아예 설명하려 들지 않는 게 좋아."

"...작가의 사고 과정이 소설에 드러나려면 공부를 해야 해. 많이 읽어야 한다구. 글 쓰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줄 모를 거야. 작가들이 진실한 문장 하나를 갖으려고 얼마나 많은 대가를 치르는지 나중에 알게 될 거야."

 

J작가의 말처럼 17살 인영은 계동 글짓기 교실의 '쓰레기'에서 출발해 미국의 네일 아트와 세탁소 남자가 주는 튜브를 거쳐 핵켄색의 라이팅 클럽으로 만들어진다. 바로 '말'만 있던 인영의 이야기가 '시간'과 '삶'이 더해지면서 '글'이 된 것이다. '글쓰기는 삶 전체를 대가로 하는 모험'이라는 것을 <라이팅 클럽>의 인영이 증명한 것이다. 그래,,, 이제 정말 조금 알것 같다. 작가가 되겠다는 내게 사람들이 왜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랐다'는 말을 하는지,,,

 

사람들 눈엔 내가 '시간' '삶' '경험'이라는 요소들로 채워져야 진짜 '글'이 나오는 '작가'의 세계에 환상을 갖고 달려든, 인생의 굴곡 따위는 없는, 평범하게 살아온 어린 아이였던 것이다. 그래서 이제 내게 남은건 '절대적 시간'이 필요한 '삶' '연륜'을 어떻게 이룰지에 대한 방향 설정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내게, 지금, 온 것은 작가가 운명이라는 뜻이 아닐까?

 

블로그와 소셜네트워크로 전 국민이 작가의 대열에 오르고 있다. 그냥 수다로 만들어 내는 이야기가 아닌 살아있는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에게 <라이팅 클럽>을 꼭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글쓰기는 멀쩡한 정신으로 해치우는 정신적인 음주 행위라고 했다. 작가가 되고 싶다면, 글을 쓰고 싶다면, <라이팅 클럽>으로 '진짜 라이팅'이 되기 까지의 과정을 조금이라도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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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 독서 - 시간을 지배하는 사람의 하루 15분 책읽기
김선욱 지음 / 북포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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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자투리 시간에 무엇을 하는가? 나는 통근 시간엔 책을 보거나 잠을 자고, 화장실에서는 신문을 보며, 불특정하게 생기는 시간엔 메일을 확인이거나 글을 쓰곤 한다. 저자는 바로 이런 시간들 - 출퇴근 지하철에서 보내는, 화장실에 있는 시간 그리고 어쩌다 생기는 시간 - 을 '틈'이라 했다. 이 '틈'에 대한 저자의 주장은 간단하다. '살면서 밥을 먹듯 우리는 책을 읽어야 하는데 경쟁사회에 살다보니 시간이 부족하니 '틈' 날 때마다 책 읽어라.'

 

너무 뻔한거 아닌가. 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래, 내 생각에도 약간 식상하다. 그런데 이 저자 정말 특이한 점이 있다. 같은 표현을 여러 군데에서 반복해서 사용한다는 것이다. '맹인이 맹인을 인도하는 격이다.'와 같은 말이 대표적이고, 동생과 시어머니 사이의 일화도 두번 등장한다. 또, 틈새 시간 활용법, 예를 들면, '자를 갖고 줄을 그어라, 포스트 잇을 사용해라, 노트를 만들어 요약해라.'도 여러 번 반복해서 나온다. 그래서 저자의 주장엔 몹시 공감하지만, 책에 대해서는 약간 실망했다. 그나마 새로운 점이라면, 독서의 필요성만 언급한게 아니고, 자식에 대한 본인의 교육관까지 확대하여 의견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리뷰가 너무 부정적인가? 하지만 이 책 장점도 꽤 있다. 저자가 다독가인 만큼 양질의 추천도서가 많이 등장한다. 독서법이나 글쓰기 관련 도서들을 특히 유심히 보는 사람으로서 이 책에 언급된 책 중 꼭 읽고 싶은 목록만 추려봤는데 무려 27권이나 되었다. 아래 사진이 바로 그 리스트들이다. 이 중에서 <벼랑 끝에 나를 세워라>와 <성공으로 가는 생각 법칙>은 책을 덮자마자 바로 구매해 버렸다.

 



 

또, 이 책에는 숨이 멎을 것 같은 명언들이 매우 많이 등장한다. 그리고 명사들의 표현을 적절하게 배치하여 이해를 도우면서 독서법을 피력한 것도 이 책의 장점이라 하겠다. 그리고 헌책에 대해 몹쓸 거부감이 있는 나에게 저자의 헌책방 예찬론은 큰 깨달음을 주었다. 특히, 헌책방에서 누군가 선물했던 흔적이 있는 책은 선물한 사람이 혹 상처받을까봐 꼭 산다는 저자, 그의 말데로 저자 김선욱은 '아름다운 사람들의 버려진 마음을 수집하는 마음 사냥꾼'이다. 또, 서평을 쓰는 기준도 제시되어 있는데, 독후감과 서평의 차이를 헷갈리는 사람들에게 이 부분은 꼭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제목을 보면 이 책은 틈이 생겼을 때 읽어야 할 것 같은데 난 커피숍에서 단 두 시간 만에 읽어버렸다. 아주 짧고 굵게! 누구나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짜투리 시간을 저자가 제시한 방법데로 독서에 쏟아보자. 그의 말데로 하루 15분 투자하는 독서가 내 인생을 바꿔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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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2
정은궐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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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에 방영된 <성균관 스캔들>은 각색의 결과물이 원작을 뛰어넘지 못함을 여실히 입증했다. 선비들 도포에 금속 커플링이라니,,, 차라리 가락지가 등장했어야 했다! 이렇게 드라마의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읽어버린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2>, 그 피날레는 생각보다 소박했다.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2>에서는 잘금 4인방의 다사다난한 규장각 스토리를 바탕으로 성공적인 정치 입문과 더 큰 세상으로 나가는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여기서도 전편과 마찬가지로 '윤희를 중심으로 사건, 사고들이 발생하고 선준의 지혜와 재신의 용감함, 용하의 능숙함으로 아주 똑똑하게 문제들을 해결하더라.'라는 식의 에피소드들이 주를 이룬다. 약간의 식상함에도 불구하고 이 마지막 편이 마지막 다울 수 있는 건 단연 '홍벽서'다. 성균관에서의 홍벽서 사건이 그 정체를 밝혀내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규장각의 홍벽서는 군왕의 지지에 힘입어 진정한 정치 개혁을 꽤 하도록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또 하나 이야기의 큰 줄기는 '사랑'이다. 선준과 윤희의 사랑은 시리즈 네 권 중 가장 애절하고, 여기서 윤희가 마냥 낭군의 손길을 기다리는 여인네로만 그려져 조금 아쉽다. 그러나 황 판교 여식과 윤식의 사랑이 감초처럼 등장하고, 재신과 다운이 점점 부부의 모습을 갖춰가는 장면은 성장 소설의 압축판 같은 느낌을 준다.

 

이 밖에 암행어사 출두, 궁녀 추문 등 흥미진진한 사건들이 네 명의 인물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일어난다. 처음 기대가 너무 커서였을까! 마지막 권을 만들어내는 저자의 마무리가 너무 성급한 듯, 개연성 떨어지는 부분이 참으로 많이 발견된다. 왕이 어떻게 홍벽서의 존재를 알았는지, 정무는 왜 갑자기 윤희를 마음에 들어했는지, 청벽서는 왜 등장한건지, 궁녀들은 왜 추문을 만든건지, 윤식은 왜 아내를 조선에 남겨두고 가는지, 또 정무가 어떻게 윤희네 식솔을 숨길 수 있었는지 등등,,,.

 

이렇게 의욕적으로 '잘금 4인방'스토리를 다 읽어버렸고, 드라마도 곧 종영을 하는 듯 하다. 아직 금속 커플링의 굴욕이 드라마에서 어떻게 해결될지 지켜보는 문제가 남았지만 간만에 관심있게 봤던 이야기가 끝을 낸다니 아쉬움이 크다. 윤희의 스마트한 문제 해결 능력과 선준의 넘쳐나는 학식, 용하의 산뜻한 미소가 내내 그리울 것 같다. 그리고 무엇 보다도 "~하지마라. 습관된다."의 걸오가 너무 그리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걸오가 읊조린 명대사 한 마디 기억하자.

 

'사람들이 비겁해지는건 지키고 싶은 누군가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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