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시간 - 127 Hours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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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아론 랠스톤'이라는 모험가의 이야기다. 그는 눈 쌓인 산을 오르고 깎아지른 절벽을 탄다. 그의 행적과 여행 일대기를 보고 듣노라면 그 간 '여행 좋아해요'라고 말했던 스스로가 부끄러워진다.


영화 [127시간]은 아론이 암벽에 팔이 짓눌린 후의 모습들을 다룬다. 팔이 끼어 어떤 움직임도 허락되지 않는 상황에서 아론은 몸을 지탱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소변을 받아 수분을 섭취한다. 그리고 자신의 팔을 자르고 협곡을 탈출한다.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는 '팔을 자르면서'까지 살려고 하는 아론의 의지에 있다. '生'보다 '死'에 가까워진 상태에서 '정신을 차리자'라고 되뇌이는 아론의 모습은 말 그대로 정말 대단하다. 또, 극한의 상황에서 가족들의 모습을 떠올리는 장면은 콧잔등을 시큰거리게 한다. 그러나 98% 부족했다.

 

난 '실화'라는 background의 힘을 영화가 더 절절하게 표현해 주길 바랬다. 그러나 영화 [127시간]은 책 [127시간]을 따라가기엔 역부족이었다. 책에는 아론이 그 협곡에 가기까지와 왜 그런 곳을 그토록 좋아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풍부하게 담겨있다. 동료들과 함께 했던 등반, 회사에서 잠깐 쉴 때 등반 계획을 세우고, 일이 끝난 후 바로 산에 오르고. 또, 과거의 모험담 - 예를 들면, 곰 옆구리 살 스테이크 - 을 '팔이 낀' 상태와 교차해 나타낸 흐름은 후반부에 나타나는 '이 돌이,,, 아주 오래 전부터 나를 기다리고 있던 거야.'라는 아론의 대사에 더 힘을 실어준다.

 

또, '팔을 자르기까지'의 심리 변화도 책을 넘어설 수 없었다. 물론, 아론은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보고 팔을 자를 결심을 했다. 그 부분은 영화에서도 잘 나타났다. 그런데 그 결정을 하기 까지의 심경이 어땠을까. 아론이 직접 책에서 말한 3steps 감정 변화는 대니 보일 감독이 나타낸 감정선보다 더 섬세했다. 아론은 세 가지 방법을 강구해 뒀다가 첫 번째 실패, 두 번째 실패 후 생각한다. '결국, 팔을 잘라야 하나?'

 

인간의 '의지'가 가진 힘은 대단하다. 차를 들어올리게 하고 팔을 자르게 하고 타인을 죽이게도 한다. 영화 [127시간]은 긍정적인 의미의 '삶의 의지'를 표현하고 싶었을 것이다. 속된 말로 표현하자면, '하고자 하면 못 할것도 없다'가 될 것이다. 그 메세지는 충분히 전달됐으나 movie가 book을 이기진 못했다. 하지만 아론은 끝까지 멋있었고 본받을만 하다. 마지막으로 아론이 책에서 인용한 <Into the world>의 한 구절을 적어본다. 개인적으로 영화와 책을 모두 통틀어 이 구절을 읽을 때 내 가슴은 가장 뜨거웠다.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불행한 환경 속에 살면서도 그 상황을 바꾸려 하지않는다. 안정과 순응, 보호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 모두 마음의 평화를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인간에 내재해 있는 모험적인 정신에 가장 해로운 것은 안정된 미래다. 살아있는 인간의 영혼이 지니는 가장 근본적인 핵심은 모험을 향한 열정이다. 새로운 경험을 만나는 일에서 삶의 기쁨이 온다. 그러므로 삶의 경계선을 끊임없이 넓히는 것보다 더 큰 즐거움은 없다. 매일 새롭고 다른 태양이 뜨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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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나만의 첫 책쓰기
양정훈 지음 / 판테온하우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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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출판사에서 보기좋게 딱지를 맞은 적이 있다. 그 이유는 '이 업계에 대해 알려 줄 방법이 없다.'였다. 그리고 며칠 전, 부끄럽게 건넨 원고로 인해 또 한번의 딱지를 맞았다.  이번엔 '글쓰기 관련해서 가이드를 제시할 방법이 없다.'였다. 서로 다른 두 분이 나와 그리고 내 원고 관련해서 거절 의사를 밝히신 것이다.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나만의 첫 책쓰기]를 읽으며 그런 생각을 했다. '이 책 하나만 주셨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 됐을걸?' (오해하지 말자. 그 두 분은 여전히 내게 감사한 분들이다!)

 

지루해 보이는 책이다. 표지에는 책 그림이 빼곡하고 주제 역시 책쓰기다. 우리 나라 대부분의 인구가 일 년 동안 단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다는 통계를 보면, '독서'를 넘어 '책쓰기'를 말하는 이 책은 분명 비주류에 속할 것이다. 그런데 난 이 책을 통해 참 많이 배웠고 느꼈고 생각했다. 그리고 여느 다른 책들보다 한 줄 한 줄 더 아껴읽었고 소중히 다뤘고 많은 이들에게 추천했다.

 

이 책은 '책쓰기'에 관한 것이다. 어떤 책들이 세상에 나오는지, 책을 왜 써야 하는지, 책은 어떤 사람들이 쓰는지, 책은 어떻게 써야 하는지, 그렇게 낸 책들이 저자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 다룬다. 책쓰기나 글쓰기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그런 책은 이미 넘칠 정도로 있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런데 혹시 이런 생각 안해봤을까? 기존의 글쓰기 책들 대부분이 '엉덩이 힘을 키워 열심히 써보자!'라는 당연한 말만 한다는 것. 그런 책들로부터 피부에 와닿는 how to를 얻진 못했다는 것. [나만의 첫 책쓰기]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는 면에서 기존 책들과 많~이 다르다. 

 

양정훈 저자는 <꿈꾸는 만년필>이라는 작가되기 코칭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많은 작가지망생들을 직접 작가로 만들어서인지 그의 얘기는 현실적이고, 드라마의 한 표현데로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그 단적인 예로는 저자가 당당히 공개한! <꿈꾸는 만년필> 모듈 및 미션에 있다.(232~235p)

 

01주_컴퓨터,카메라, 필사노트 준비 및 서로 간의 호칭 통일

02주_보물지도 작성 및 작가의 방 꾸미기

03주_3년 후 작가의 삶을 살고 있을 나의 하루

04주_1년 후 작가의 삶을 살고 있을 나의 하루

...

 

49주_자신이 닮고 싶은 글감으로 Before->After 바꿔 비교하기

50주_바뀐 After 양식으로 패턴 분석하고 본인의 칼럼 작성하기

51주_최종 정리하기(읽은 책, 쓴 글, 못했던 미션 돌아보기)

52주_수료 소감문 작성하기

 

우선 다년간 고민하고 몸으로 부딪히며 익힌 자신만의 커리큘럼을 세상에 공개한 저자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짝짝짝! 이 부분을 읽다보면 '정말 될것 같다'는 느낌을 강력하게 받는다. 물론, <꿈꾸는 만년필>에 당장 가입해야겠다는 욕구까지! 이 책이 주는 정보가 여기서 끝일 거라 단정짓지 말자. 내 뇌를 꽂힌 지나간 엄청난 보물이 더 있다. "저자의 관점에서 살펴 본 출간프로세스" (110~126p)

 

출판사 사장님께 몇 번 원고를 보내 피드백을 받은 적이 있다. '한번 써봐라'라는 펌프질(?)에 몇 일 열심히 써서 20장 정도의 샘플 원고를 보냈었다. 그 샘플 원고에 대한 피드백은 이랬다. "(내가 쓴 주제와 관련된) 다른 책들이 왜 인기가 있는지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란 책이 왜 베스트셀러인지 생각해보세요." 이 답변을 보고 '어떻게 그 책의 저자와 나를 비교해! 난 이제 막 시작한 사람인데'라는 우는 소리를 했더랬다. 원고를 발전시키고 생명을 불어넣어줘야 할 출판사의 책임회피라고 아주 건.방.진 생각을 했더랬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알겠더라. 출판사는 내가 끄적인(?) 것들에 돈을 투자해 찍어낼 명분이 필요하다. 시장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출판사가 내게 자비를 베풀 그 어떤 이유도 존재하지 않는다. 내 샘플원고는 출판사 사장님께 '매력적인 구애'가 되지 않았을 뿐이다.

 

첫 번째 피드백에 자극을 받아 원고 분량을 늘리고 구성을 바꿔 두 번째로 메일을 보냈었다. 일기마냥 끄적인 원고를 무슨 대단한 작품인냥 '검토 부탁드립니다'라고 날렸었다. 그 때 돌아온 답변은 이랬다. "원고만 좋다면 책으로 내 줄 출판사는 많아요." 최종적인 거절 의사를 밝히셨던 것이다. 때는 약간 상처를 받았지만 이제는 이해가 된다. 이해가 될 뿐 아니라 심지어 사장님의 의사 결정이 백 번 옳았다고 본다. 지금 그 때의 원고를 읽어보면 아주 손발이 오그라든다. 이걸 글이라고 보냈다니,,,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용기가 가상했다'고.

 

[나만의 첫 책쓰기]에 대해 리뷰를 쓰다보니 그 간의 행적을 반성하는 일기가 되버렸다. 이 책의 또 하나의 매력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나만의 첫 책쓰기]가 굉장했던 이유는 이것 말고도 더 있다. 한 문장 한 문장 표현이 참 맛깔스럽다. 글이나 책 관련 된 '책' 치고 이렇게 통통튀는 -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 문장을 본 적이 없다. 로버트 태권브이가 바비 인형 옷을 입고 나오는 센세이션이 느껴진다랄까! 등장 인물을 설정하는 방법에 대해 적어 놓은 한 구절을 보자. "당신은 완벽한 인물을 만드는 의무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 신이 만든 걸작품이라고 하는 인간을 보라. 나름 걸작품이라고 하는 우리가 사실 이 정도다. (207p)"

 

난 이 부분을 보며 한참을 웃었다. 소설을 쓰겠다며 그간 내가 만들어 놓은 인물은 이랬다. 눈이 얼굴의 반을 차지하고 있고, 아버지는 재벌이며 대기업을 이어받아 경영 수업을 받아야 하지만 예술가의 꿈이 있어 음악을 하는, 키 185센티의 건장한 남자. 내 소설의 인물을 당장 수정해야 겠다!

 

[나만의 첫 책쓰기] 출간 기획서의 '타겟층'은 분명 '작가지망생'이었을 것이다. 워드 파일을 여는데서 시작하는 글쓰기 방법부터 책 출간 과정까지 깨같이 적혀있다. 내겐 시의 적절한 책이었고 너무 유익했다. 그러나 '작가'를 꿈꾸지 않는 사람들도 꼭 읽으라고 하고 싶다. 우리는 요즘 140자 텍스트를 올리며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전국에 방송하는 '전 국민이 작가인 세상'에 살고 있지 않은가! twitter라도 제대로 하려면 꼭 읽어볼 필요가 있다.

 

끝으로 '책'을 중심으로 관련된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이 책에 등장하는 저자의 표현을 인용해 전해보겠다. 첫번째, 작가의 꿈이 있지만 엉덩이 힘이 부족해 아직 '내 자식'을 세상에 못한 작가지망생들에게, "위대한 작품은 결코 일사천리로 작성되지 않는다. 수많은 퇴고를 통해서 완성된다. 작가가 쓴 종이에는 따과 눈물이 묻어 있고, 그들의 잉크에는 찌르다만 자신의 피가 섞여 있다. (164p)", 두번째, 책을 도대체 왜 읽어야 하는지 모르는 활자기피론자들에게, "책을 많이 읽지 않는 사람은 조금도 두렵지 않다. 배운게 없으니 아는 게 없고, 아는 게 없으니 초식이 형편없고, 초식이 형편없는 헛손질과 헛발질이 두려울 리 없다.(180p)",  세번째, 글 쓰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은 간지난다며 환상적인 생각만 하는 이들에게, " 세상의 모든 노동은 치열한 것을 요구할 뿐 감상적 기분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225p)". 마지막이다. 

 

책을 준비하는 사람을 앞에 두고 '네 책 나오면 당연히 나한테 선물로 줄거지?' 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는 할 말이 좀 길다. "먼저 지인의 책이 나올 때, 제발 보내 달라고 하지 말고 사서 보자. 그냥 받을 수 있을 정도의 도움을 주지 않았다면 그냥 받지 않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자. 그래야 출판시장도 커지고, 돈을 투자한 마음에 아까워서라도 써먹을만한 구절을 찾게 된다. 그리고 책이 어떻게 도움이 되었는지 저자에게 반드시 이야기를 해줘라. 그러면 저자와 당신과의 관계는 분명 한 단계 더 상승한다. 저자에게 책의 내용을 칭찬하는 건 저자의 자식을 칭찬하는 효과와 비슷하다. 물론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에 배가 아플 수도 있다. 그러나 명심하자. 이미 책은 나왔고, 그들의 인생은 다른 길을 걸어가기 시작했다는 걸. (7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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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츠 올 라잇 마마
베르티나 헨릭스 지음, 이수지 옮김 / 다른세상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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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가족'이란 이름은 마치 인생의 '보험'같다. 바닥을 치면 손을 잡아 끌어올려주고, 하늘로 날아갈 듯 하면 땅에 발 딛도록 잡아주는 사람들. 그만큼 소중하지만 그 가치를 잊기 쉬운 존재, 가족. 그 중 엄마와 딸만큼 애달픈 관계가 있을까? 지금 내게, 엄마는 내 인생의 멘토이자 절친이자 스승이다. 그러나 이걸 알기까지 얼마나 어리석은 시간을 보냈던지. 에바가 레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댓츠 올라잇 마마]는 한 모녀의 이야기다. 프랑스에서 강사를 하고 있는 에바는 어머니 소식에 즉시 독일로 돌아온다. 피하고 싶은 듯 독일을 도망쳐 프랑스에 살았었다. 독일보다 프랑스의 문화가, 사람이, 그 곳에서의 성공이 더 절실했다. 그랬던 에바가 돌아간 독일, 그 곳에 있던 에바의 어머니 레나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레나가 엘비스를 좋아했던가?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고 짐을 정리하며 에바는 비행기 티켓을 발견한다. 엘비스 프레슬리 투어를 위해 레나가 준비해뒀던 비행기 티켓. 그 놀라움에 눈 뜨기도 전, 에바는 레나의 비밀들에 조금씩 접근해 간다. 레나의 서랍에서, 레나의 남자에게서, 레나의 과거에게서. 레나가 준비해뒀던 엘비스 프레슬리 투어 티켓은 결국 에바의 여행이 된다. 그리고 레나의 혼과 함께하는 듯한 에바의 여행은 딸이 어머니가 될 수 있도록,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길을 알려준다.

 

물건 하나, 사람 한 명, 흔적 하나하나를 접할 때마다 '레나였다면'을 생각하는 에바를 보며, 엄마 생각이 참 많이 났다. TV에서 쎄시봉 콘서트를 보며 소녀처럼 눈물을 글썽이는 엄마를 보면서 '엄마에게도 좋아하는 가수가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을 했었다. 끼니 때마다 밥을 차려주고, 집을 청소하고, 빨래하는 '엄마'도 꿈과 희망을 노래하는 '한 사람'이라는 걸 문득 깨달았다. 그걸 왜 이제,,, 알았을까?

 

레나의 흔적을 통해 느끼는 에바의 감정들은 어느 순간 생겨버린 엄마와의 거리감처럼 낯설었을 것이다. 난 얼마나 엄마를 이해하는 딸일까? 이해하는 부분이 있기는 할까? 에바의 마음을 느끼기도 전에, 우리 엄마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진다.엘비스의 노래처럼 아련한 감정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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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보다 생생한 신문기사 쓰기 새로운 글쓰기의 보고 세상 모든 글쓰기 (랜덤하우스코리아) 1
김성희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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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 글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경험을 통해 느끼는 바가 있어야 것이다. 경험에 의한 글은 매우 정직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경험치가 짧은 사람에겐  단점이 되기도 한다. 게다가 사실을 써야하는 '기사'를 쓸 때는 오히려 장해가 되기도 한다. 세상 속 사건, 사고를 모두 체험할 순 없으니까. 또 하나의 문제는 속도에 있다. 공장 제품처럼 글을 찍어내야 하는 건 아니지만 하나의 글감으로 한 페이지를 채우는 능력이 다소 부족하다. 그래서 찾은 해결책이 '기사쓰기'이.

 

[취재수첩 보다 생생한 신문기사 쓰기]는 20년 넘게 기자 생활을 한 저자의 체험을 집약한 책이다. 총 네 토막으로 구성되어 '기사란 무엇인가'에서부터 '분야별 기사 작성 요령'까지 '기사'와 관련된 전반적인 것을 배울 수 있다. 

 

제 1부, 총론에는 '기사'와 '기자'에 대해 설명한다. 기사는 시의성, 이상성, 근접성, 저명성, 영향성, 흥미성으로 평가받으며, 기자는 부지런함, 문제의식, 지속적인 공부, 겸손함의 자질들 필요로 한다. 제 2부, 기사의 특성과 종류'간결미'가 중요한 기사를 두고 저자는 프랑스 작가 볼테르의 말을 인용해 '형용사는 명사의 적'이라 했다. 다른 글에 비해 수식을 줄여야 하는 기사의 특성을 정확하게 꼬집은 말이라 할 수 있다. 제 3부, 바른 기사 쓰기와 분야별 기사 작성 요령. 기사는 사건에 대한 요약, 정리라고만 알고 있던 내게 이 부분은 무척 유익했다. 정치, 경제, 사회, 스포츠, 문화 기사의 접근법이 담겨 있어 앞으로 기사를 볼 때 어떤 부분 중심으로 읽어야 할지 그 눈을 키울 수 있었다. 마지막 제 4부에서는 자주 틀리는 말, 헷갈리는 말들을 정리했다.

 

'글쓰기'는 '단문쓰기'에서 시작한다. 그런데 '기사'는 단문으로 만들어진 정보의 집약체 할 수 있다. 따라서 다른 글에 비해 기사는 어휘와 구성이 더할 나위없이 중요하다. 그래서 '글쓰기'를 익히기 위해 '기사쓰기'를 택한 것은 어쩌면 역발상일지 모른다. 그러나 기사쓰기의 속도와 정확성을 익힌다면 다른 글도 일필휘지로 적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뒷면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자 지망생, 기사쓰기에 막막함을 느끼는 사람들, 보도글을 써야 하는 사람들을 위한 필독서' 한 마디만 덧 붙이겠다. '좋은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필독서'. '좋은 글'을 쓰고 싶다면 이 책을 한 번쯤 읽어보자. 마지막으로 저자의 한 마디를 음미해보자. "글이 곧 사람이듯 좋은 기자가 바른 기사를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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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수업 소담 베스트셀러 월드북 10
알퐁스 도데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199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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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끝났으니...... 돌아가도록."

 

"프랑스 만세!"의 염원과 반하는 현실을 인정해야만 하는 아멜 선생님의 마지막 말이었다. [마지막 수업]은 피점령국으로서의 프랑스가 모국어를 빼앗기는 순간을 그린다. 놀 생각만 가득했던 프란츠는 아멜 선생님의 단정한 옷차림과 경건한 어투를 통해 그 동안 왜 프랑스어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던 자신을 탓한다. 그러나 열의를 공고히 할 겨를도 없이 아멜 선생님은 말씀하신다. "이제 끝났으니...... 돌아가도록."

 

[마지막 수업]은 알자스 지방의 소년 프란츠의 시선으로 쓰인 짧은 단편이다. '여러 분도 짐작했을 것이다'의 어투로 프랑스의 상황을 전달하지만, 그 핵심 내용은 아멜 선생님의 대사를 통해 표현된다. "아! 언제나 교육을 뒤로 미룬 것은 우리 알자스의 커다란 불행이었다. 이젠 그 자들이(프러시아인들) 우리에게 ‘뭐라고! 너희들이 프랑스인이라고 우겼지. 그런데도 너희들은 너희 나라 말을 읽을 줄도 쓸 줄도 모른단 말이야!...너희 부모님들은 너희들을 교육시키는데 별로 열의가 없었어. 몇 푼이라도 더 벌려고 너희를 들이나 제사공장에 일하러 보내기를 더 좋아했지. 나 자신에게도 또한 비난할 것이 전혀 없는 걸까? 공부를 시키기 보다는 자주 정원에 물을 뿌리게 하지나 않았는지, 또 송어 낚시를 가고 싶을 때는 서슴지 않고 너희들을 놀게 하지 않았던가?”

 



승전국이 패전국을 제압하는 첫 번째는 '언어' 다. '언어'는 바로 그 민족 정체성을 나타내는 피와 같기 때문이다. 이 소설이 정규 교육 과정에 포함된 이유가 전쟁 후의 프랑스 모습을 닮은 대한 민국의 과거사 때문이라 한다. 일본의 엄청난 일을 실시간으로 전달받으면서, [마지막 수업]을 읽고 있는 내 모습이 참 아이러니했다. 현실에 분노하고 열변을 토할 지언정 자신의 'boundary'를  지켜주는 '나라'가 있음을 감사히 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우리의 언어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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