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니 - Su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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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네 그룹. 어린 시절 내게 '너네 그룹'이라고 말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누가 누구랑 더 친하고, 누구는 어디어디에 속해있고. 귀여웠던 어린 시절 나와 내 친구들. 생각해보면 그 시절의 나는 '자전거 파'일 때도 있었고, 'xx좋아하는 사람들' 중의 하나일 때도 있었고 '매일 방과 후 언니네 떡볶이 집에 가는 멤버'일때도 있었다.  

 



 

전라도 학생인 나미는 전학을 간다.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사투리에 주눅이 들때 쯤 '짱'으로 보이는 친구가 생긴다. 더불어 쌍커풀 매니아인 장미, 욕쟁이 진희, 문학소녀 금옥, 미스코리아 복희 그리고 수지까지, 동시에 친구들 일곱 명을 갖게 된다. 이들의 이름은 '써니'. 유비관우장비의 도원결의에 버금가는 이들의 의리는 25년 '아줌마'가 됐을 때 더욱 빛을 발한다. 나미는 가족들과 대화를 할 새도 없이 밥을 차리고 남편의 출근 또는 딸 아이의 등교를 돕는다. 그러 던 어느 날, 25년 전의 '짱' 춘화를 만나게 된다. 춘화의 부탁으로 '써니'를 한 명씩 만나게 되고 더 나아가 눈부신 시절의 자신과도 재회한다.

 

교육 중에 엄마의 문자를 받았다. '써니라는 영화 보고 싶어' 공짜표나 할인권이 마련되야지만 문화생활을 하셨던 그간의 엄마를 돌이켜볼 때, 이런 문자는 영화 <써니>가 여간내기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했다. SUNNY. 그 이름은 우리 엄마들의 그리고 여성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촉진제였다.






 


 

영화 <써니>는 크게 두 가지가 의의가 있다. 첫째, 심은경이라는 소녀의 발견이다.  처음 이 소녀를 봤을 때 '여배우'라는 이름을 붙이기엔 뭔가 밋밋한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이 작고 하얀 소녀, 여간내기가 아니다. 발작을 일으킬 듯한 거품과 눈뒤집힘을 소화하며 욕쟁이 할머니를 따라할 땐, 무당신이 빙의한 듯 하다. 소녀가 구사하는 사투리는 '25년 전의 그 때'를 떠올리며 감회에 젖게 할만큼 충분히 구수하다.

 

둘째, 친구 혹은 의리다. 마음이란 녀석은 시간이 흐를수록 익숙한 존재를 찾기 마련이다. 그 결과 우리는 지나온 시간에 비례한 두터운 관계의 사람을 찾는다. 그 사람들은 가족일 수도, 친구일 수도 있다. 써니에는 창업을 돕고 집을 내주고 직장을 마련해주는 '판타스틱한 친구'가 존재한다. 그리고 이 꿈같은 일들을 가능케 하는 의 재력보다, 초상을 치르는 와중에서도 기쁜 마음으로 그 때 그 시절 춤을 추게 만드는 '우정' 이 존재한다.

 

번외로 강형철 감독의 대단함에 놀란 부분이 있었다. 바로 이 영화의 포스터. 여자들만 바글바글한 이 포스터는 자칫 인상적이지도 않고 의미 전달도 잘 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센스있는 영화인들이라면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앞장과 뒷장의 미묘한 차이 그리고 그 차이와 영화의 유기적 연결성. 난 이런 디테일한 부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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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탄력성 - 시련을 행운으로 바꾸는 유쾌한 비밀
김주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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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노긍정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여러분, 제가 행복해서 웃는게 아닙니다. 웃기 때문에 행복한 거예요!" 노홍철의 가장 큰 장점은 폭발할듯한 에너지와 주변을 밝게 만드는 아우라에 있다. 럭키가이라 외치는 그는 어쩐 일인지 복불복 게임에서도 매번 '복'에 들어간다. 

 

'회복탄력성'이란 곤란에 직면했을 때 이를 극복하고 환경에 적응하여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능력, 즉 정신적 저항력을 뜻한다.(61p) 회복탄력성은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기도 하지만 시간의 흐름, 환경 요인, 문화, 교육, 개인의 노력 등에 의해 변화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런 회복탄력성은 어떻게 높일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이를 위해 저자 김주환은 한국의 문화와 환경에 맞는 53가지 문항으로 구성된 '한국형 회복탄력성지수 검사(KRQ-53)'를 제시했다. (66~69p)

 

회복탄력성은 크게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자기조절능력 이다. 감정조절력, 충동통제력, 원인분석력의 세 가지 요소가 결합된 자기조절능력은 '나를 통해 타인을 이해하는 법'을 알려준다는 측면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여기서 저자는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과 기존의 지능개념을 연결해 뇌의 활성화에 관한 아주 놀라운 사실을 전달해 준다. 우리 뇌에는 내측전전두엽(medial prefrontal cortex)와 쐐기전소엽(precuneus)이 있는데 이 부분은 스스로에 대해 생각할 때와 타인에 대해 생각할 때 모두 동일하게 활성화 된다. 즉, 자아성찰과 타인에 대한 험담은 모두 같은 뇌에서 이뤄진다는 것이다. 결국 자기를 파악해 스스로를 컨트롤 할 수 있을 때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이다. 그렇다면 본인만 알고 남을 모르는 사람들은? 남도 모르지만 자기 스스로도 모르는 것이다.

 

둘째, 대인관계능력 이다. 소통능력, 공감능력, 자아확장능력 이 결합된 이 능력은 '함께'라서 더 행복한 '사회적 인간'의 속성을 증명한다. 여기서 내가 이 책을 읽는 동안 (다 읽고 나서도) 침을 튀기며 사람들에게 외치고 다녔던 한 실험이 등장한다. 그 내용이 무척 방대하지만 꼭 집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라 적어보겠다.

 

<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 41~55p) >

하와이 군도 중 북서쪽 끝에 둘레가 50킬로미터쯤 되고 인구는 3만 명에 불과한 카우아이라는 섬이 있다. 대자연의 신비를 경험할 수 있는 이 섬은 1950년대만 하더라도 벗어나고 싶은 지옥같은 곳이었다. 다양한 인종들이 다양한 계층을 이루고 있지만 주민 대다수가 범죄자나 알코올 중독자 혹은 정신질환자였고 교육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즉, 이 섬에서 태어난다는 것은 불행한 삶을 예약하는 것과 다름 없었다. 이런 불행한 환경과 고립된 섬이라는 지리적 여건을 이용해 1950년대 중반, 카우아이 섬 종단 연구가 시작됐다. 섬에서 태어나는 모든 신생아를 추적 조사하는 이 연구는 환경이 아이의 성장에 얼만큼의 영향력을 갖는지 확인하는 아주 획기적인 - 후대 사회과학계의 역사적 기록으로 남은 - 실험이었다. 여기서 조사 대상이었던 신생아들 중 약 2/3는 (예상되는데로) 악조건의 영향을 그대로 물려받은 어두운 어른들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나머지 1/3은 어땠을까? 전도유망한 청년들로 성장해 있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정답은, '사람'.


앞날이 촉망되는 1/3의 아이들은 그들의 입장을 무조건적으로 이해해주고 받아주는 어른이 적어도 그 아이의 인생 중에 한 명은 있었다는 것이다. 그 사람이엄마였든 아빠였든 혹은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 이모이든 간에, 그 아이를 가까이서 지켜봐주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어서 아이가 언제든 기댈 언덕이 되어주었던 사람이 적어도 한 사람은 있었던 것이다.

 

다시 현실로 돌아오자. 카우아이 섬이 주는 교훈은 바로 사람은 '혼자일 수 없다'는 것이다. 사람들 속에 있을 때 자신을 증명하고 버텨나갈 힘을 얻는 다는 것이다. 새삼 인간의 깊은 속성을 '사회적동물'이라는 한 마디로 정리한 아리스토텔레스가 대단하게 느껴진다.

 

마지막 회복탄력성의 요소는 긍정성이다. 자아낙관성, 생활만족도, 감사하기가 연결된 개념이다. 개인적으로 회복탄력성 요소 중 후천적으로 가장 빨리, 가장 많이 향상시킬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한다. 행복은 능력이다. 긍정적 정서를 통해 자신을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뛰어난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타인에게 행복을 나눠줄 수 있기 때문에 원만한 인간관계(두번째 구성요소)와 자기조절능력(첫번째 구성요소)의 근간이 된다고도 볼 수 있다.

 

회복탄력성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알아봤다. 이제는 이 회복탄력성을 어떻게 높일 수 있는지 알아볼 차례다. 저자가 제안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감사하기와 운동하기. 감사하기는 심리학이 발견해 낸 감정들 중 가장 강력하고 지속적인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정이나 마음의 변화가 심장박동의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감사하기를 통해 꽉찬 느낌이 드는 것이 내 몸에 어떤 작용을 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운동은 실천하기 어려운 분야 중 하나다. 따라서 운동을 '해야하는 어떤 것'으로 여기지 말고 그저 '몸 움직이기'의 하나로 생각하자. 우리 몸은 움직일 수록 뇌에게 건강해질 수 있는 신호를 보낸다. 혈액 순환을 향상시키고 스트레스를 감소시킬 뿐 아니라 사고 능력을 증진시킨다.

 

[회복탄력성]은 논어에서 부터 시작해 사회과학, 뇌과학, 심리학, 생리학, 생물학이론과 각종 실험까지 아우르는 참 다이나믹한 책이다. 자칫 논문을 읽는 건지 자기계발서를 읽는 건지 헷갈릴 수도 있다. 그런데 한 문장 한 문장 따라가며 저자가 제시하는 실험에 참여하고 스스로를 이해하다 보면 '긍정의 힘'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다. 문학책을 읽는 느낌으로 이 책을 읽었다. 차이가 있다면 소설에서는 꽂히는 문장들이 있었지만 여기서는 꽂히는 실험들이 있었다. 스스로가 실패해 약하고 쉽게 무너지는 사람이라 생각한다면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보도록 하자.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백전백승이라 했다. 거친 세상, 힘든 세파가 지긋지긋하다면 이 책을 통해 나를 알고 세상을 이해해 '긍정적인 나'로 다시 한번 태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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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5월 1주

보고싶다 했던 영화들은 내 옆으로 스쳐가고 우연찮게 마주친 영화들이 옆에 와 선다. 책에서 만난 활자들과 스크린으로 만난 영상들이 누가누가 더 효과적으로 내 마음을 울리는 지 경쟁하는 듯 하다. 한 문장 한 문장, 한 장면 한 장면 머리 속에 각인되고 마음에 흔적을 남긴다. 이런 게 바로 중독. 문화 중독. 충만해지는 마음이 행복감을 배가시킨다. 이번 달엔 어떤 영화를 챙겨볼까. 그나저나 상영작, 상영예정작 모두 포함해도 몇 편 안되서 조금, 아쉽다. 

                                           

제인에어(Jane Eyr)

 

출발 비디오 여행에서 잠깐 스쳐 지나갔던 이 영화는 강렬했다. 무엇보다 '강인하고 당당한 한 여자의 삶'이라는 설명은 나를 끌어당기기에 충분했다. 신분과 계급을 뛰어넘는 사랑이라. 신분사회는 아니지만 직업과 경제력의 계급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또 다른 교훈을 줄 듯 하다. 정말 모든 걸 뛰어넘는 절절한 사랑이 필요한 요즘, 내게 안성맞춤인 영화. 평점이 낮아도 전 꼭 챙겨보겠어요.

   

 

소스코드 (Source Code)

 

맙소사, 맙소사, 맙소사! 정말로 Source Code였구나. 난 이 영화 제목을 듣자마자 무언가를 해결할 열쇠라는 의미의 코드보다 개발자들만 알고 이해하는 소스 코드를 생각했다. java로 짰던가 C언어로 짰던가, 이제 기억도 희미해진 이 용어들이 아직 내게 남아있다니. 소스 코드가 어떤 코드 인지는 영화를 봐야겠지만 앞뒤 다 빼고 '상상 그 이상의 무엇'을 보여준다는 홍보 글이 마음에 든다. 과연 내 상상력을 넘어섰는지, 하나하나 뜯어봐줄테다.

 

 

체포왕

 

웃고 싶으면 꼭 보라는 친구의 얘기를 듣고 '왠지 돈 아깔 영화'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아웃! 시켜놨었는데 박중훈이 런닝맨에 나와 '난 안성기 선배도 안 건드려'라고 말하는 걸 들으니 문득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팔랑 귀 같으니라고. 박중훈의 매력은 유쾌상쾌통쾌한 모습일게다. 또, 이선균의 매력은 굵직한 목소리일테고. 남자 두명이 주인공으로 나와 괜찮았던 영화는 <친구> 뿐이었는데(주관적으로), 이 영화는 그 계보를 이을 수 있을까?

 

캐리비안의 해적 - 낯선 조류 (Pirates Of The Caribbean: On Stranger Tides)

 

카운트다운을 하게 만드는 영화가 기다리고 있구나! 조니 뎁은 늙어도 여전히 간지남이다. 턱수염과 콧수염이 멋질 수 있다는 걸 알게 해준 남자. 낯선 조류가 어떤 내용이든 간에 조니 뎁님이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이 영화는 꼭 챙겨봐야 한다. 잭 스패로우의 날렵함과 유머를 만끽하리라. 그런데 왜 감독이 롭 마샬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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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4시간 - 내 인생의 숨은 기적을 찾는 즐거운 프로젝트
신인철 지음 / 리더스북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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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신인철이 말하는 '토요일'에 대해 논하기 전에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 당신에게 '중산층'은 어떤 의미인가? 혹 '돈 좀 버는'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몇 평 이상의 집을 소유한' 이런 종류의 생각을 하고 있진 않은가. 그렇다면 당신은 대한민국 평균 인간이다. 내게는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던 책의 한 부분을, 조금 길지만, 몽땅 적어보겠다.



2010년 3월 통계청이 발표한 대한민국 중산층의 기준은 다음과 같다.“1인 가구를 제외한 도시가구 중 월 평균 가처분 소득 151만~453만원인 가구로, 조세와 4대 연금보험료를 포함한 국민부담률이 평균 26.5퍼센트였다는 점을 반영하면, 세전 수입으로 월 205만~616만 원인 가구.”이보다 조금 전이긴 하지만, 10여 년 정도 한 직장에 다니고, 월 소득은 400만 원 이상이고, 30평 이상 아파트에 살며, 2000cc이상의 중형차를 타야 한다.”서로 수치는 다르지만 재산이 삶의 수준을 나누는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반면 퐁피두 전 프랑스 대통령은 중산층이 다른 계층과 구분되는 기준에 대해 이렇게 정의 내렸다.“중산층은 외국어 하나쯤은 자유롭게 구사하여 폭넓은 세계 경험을 갖추고, 스포츠를 즐기거나 악기 하나쯤은 다룰 줄 알아야 하며, 별미 하나 정도는 만들어 손님접대를 할 줄 알고, 사회 정의가 흔들릴 때 이를 바로잡기 위해 나설 줄 알아야 한다.”최근에 미국의 한 저널리스트는 기고 글에서 이렇게 정의내리기도 했다. "중산층은 삶을 영유ㅣ하기 위한 기본적인 생존행위에 대해서만 관심을 갖는 다른 계층과 차별되게, 삶의 가치를 높이고 내용을 풍부하게 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지지하거나 참여할 수 있는 계층이다." (42~43p)



우리는 예전부터 대한민국 중산층이 되기 위해 열심히 살았는지 모른다. 그래서 주말은 5일간 고생한 내게 '잠' 혹은 '뒹굴기'라는 선물을 주자고 스스로와 손가락을 걸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저자는 지적한다. 대한민국의 엉터리 중산층 개념과 어느 엘리트의 죽음을 통해. 저자는 다양한 사례로 토요일 활용의 의미를 강조한다. 모차르트, 비틀스 그리고 서태지까지. 그렇다면 왜 하필 4시간일까? 그 이유는 몰입하기 위한 최적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또, 집중해서 스토리를 만들 수 있는 간격이 바로 4시간이라는 것이다.



자신의 일주일을 면밀히 분석해 본다. 시간이 도대체 어디서 새는지 바로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 시간들을 모아모아서 토요일 4시간으로 묶어보자. 오전이든 오후든 시점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자, 그럼 확보된 4시간에 무엇을 할 것인가. 저자가 제시하는 것은 음악, 그림, 요리, 스포츠, 인문학, 자연과 과학, 여행 등이다. 그러나 정답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 이 책에는 각 챕터별로 해당 분야에 빠져볼 가이드 라인과 접근할 수 있는 정보를 제시되어 있다. 혹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면 저자가 제시한 분야들을 하나씩 실천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주말의 힘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회사에서 호출을 당하기도 하고, 텔레비전 프로가 너무 재밌기도 하다. 그런데 일 말고 다른 것도 하나쯤 하고 싶은 욕심은 있다. 고민고민하다 '역시 난 안돼'라며 포기하고 만다. 정말 지지부진 어영부영 멋 없는 인생이다. 나는 오늘부터 외국의 중산층이 되기로 했다. 외국어는 공부하고 있으니까 패스, 별미는 빵 만들기 할 줄 아니까 패스, 이것저것 빼고 나니까 남는 것은 '악기 하나쯤 다룰 줄 알아야'이다. 주중에 고생하는 내게 주는 음악이라는 선물. 생각만으로도 설레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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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의 소원 - The Be All and End All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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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너는 내 친구니까' 너는 내 친구니까, 너는 내 친구니까, 너는 내 친구니까. 지기의 대답이 마음 속에 메아리친다. 친구기 때문에 가능한 부탁의 범위는 어디일까. 부탁이라는 말이 쓰일 필요가 있기는 할까. 친구와 사랑의 대소관계는 어떻게 될까. 내 친구가 이런 상황이라면 난 과연 지기처럼 할 수 있을까.

 



 

단짝친구인 지기와 로비. 함께 여름캠프에 놀러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쓰러져 버린 로비. 어두운 표정의 로비 부모님을 보며 지기와 로비는 병명을 알아내기 위해 꾀를 부린다. 차트를 훔쳐 보고 알게 된 로비의 병. 시한부 사실을 알게 된 로비는 죽기 전 소원을 지기에게 부탁한다. 그리고 그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지기.

 



 

시한부로 사는 친구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한 지기의 노력이 영화 내용의 전부는 아니다. '아빠'를 찾고 싶어하는 소년의 절심함도 있다. 로비에게 주어진 시간이 줄어들수록 지기와 지기 엄마의 골은 점점 깊어지고 아빠라는 사람의 진실에는 가까워진다. 친구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애쓰다 오히려 자신의 소원을 풀게되는 격이다.

 

사춘기 소년들의 풋내나는 모습이 가득하다. 죽기 직전의 소원이 참 귀엽기까지 하다. '대학가면 백마탄 왕자님' 나타난다는 믿음 하나로 보냈던 내 사춘기 시절에 비하면 솔직하다. 소원이라는 말을 참 멀게 느껴왔다. 거창해야 하고 그럴듯해야 하고 그것이 이루어졌을 땐 '짜잔'하고 근사하게 등장해야 할 것 같았다. '바라고 원하는 일'은 소소하게 시작한다. 그것이 로비의 죽음과 지기의 마지막 눈물의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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