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월요일 - 참을 수 없는 속마음으로 가득한 본심 작렬 워킹 걸 스토리
시바타 요시키 지음, 박수현 옮김 / 바우하우스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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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대한민국에서의 직장인, 특히 여성 직장인은 소위 말하는 슈퍼우먼이 되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고 있다. 똑부러지게 일처리를 하며, 세련되고 근사한 옷차림으로 모든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멋진 애인을 두며, 퇴근 후에는 와인을 마시며 여유를 부릴 줄 알아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상사뿐만 아니라 동료라는 사람들도 경쟁관계에서 항상 경계해야 하며, 근사한 옷을 입기엔 새벽5분의 잠이 더 달콤하다. 그리고 애인을 만나 와인을 마시기엔 야근도 너무 잦다. 그러나 여성들이여, 너무 실망하지 말아라. '참을 수 없는 월요일'에서는 워킹걸로 살아가는 20대 여성들의 삶-꿈꾸던 삶과는 너무나 동떨어진-이 아주 나쁜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주인공인 타카토오 네네는 낙하산 입사라는 따가운 눈초리 속에서 출판사 경리부에서 일을 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모형만들기를 퇴근 후 즐기는 한 워킹걸이다. 그녀는 일을 똑부러지게 한다는 칭찬도, 멋진 남자친구도, 세려된고 멋진 외모도 갖고 있지 않다. 하지만, 어떤 산업분야에서든 고도의 정확성을 필요로 하는 경리일을 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고, 또 오타쿠로서 N게이지형 모형을 만들어 판매도 할 줄 안다. 회사안에서의 친구는 야야밖에 없지만 그녀가 아주 왕따로 지내는 것도 아니다.  삶이 너무 밋밋하고 평범하여 보잘것 없지만, 월화수목금토일로 통하는 그녀의 일주일은 다이나믹하며 그녀만의 이벤트로 가득차 있다. 편의점에서 색다른 음식을 사서 하루 저녁을 근사하게 보낼 수 있고, 친구의 퇴직을 함께 생각하며 슬퍼할 수 있다. 또 아침마다 마주쳤던 주민을 위험에서 도와주기도 하고, 나쁜 사람에게 칼을 맞기도 한다. 이러한 그녀의 일주일에 발생하는 이벤트가 너무 극단적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워킹걸의 삶도 다르지 않다. 나는 너무 지루하고 죽지 못해 산다고 느끼지만, 다른 이의 시선으로 봤을때의 우리네 삶은 다이나믹하며 에피소드로 가득하다. 내 삶도 그럴 것이다. 업무적 스트레스에서 오는 절망감도, 인간관계에서 느껴지는 좌절감도, 네네의 삶처럼,,, 어쩌면 지극히 긍정적이고 양분이 될 수 있는 일임에도 내가 너무 부정적으로 받아들여 의미없는 구렁텅이로 밀어 넣고 있는 지도 모른다.

 

  사회 생활은 힘들다. 시간이 없어 몸이 힘들기도 하지만, 머리가 너무 굵어져 계산하고 잴 것이 많아서 힘들다. 이러한 세상에 갖혀 진절머리 치던 나에게 '참을 수 없는 월요일'이 숨통을 트이게 해 주었다. 내 삶도 나만의 의미가 있고, 강박관념 속에서 나를 괴롭히지 않아도 충분히 멋지게 잘 살고 있다고 위로해 주는 듯 하다. 대한민국의 모든 워킹걸이여! 자신감을 갖고, 세상을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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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愛 탄생 - KBS 러브 인 아시아
KBS러브인아시아 제작팀 엮음 / 순정아이북스(태경)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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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외국인 근로자는 까맣고 나와 말이 통하지 않으며, 돈 이라는 목적을 가진,'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사람들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람을 가장 우선시 하고, 사람과의 화합을 통해 살아간다는 좌우명을 가진 본인 조차, 피부색과 다른 민족이라는 편견에 사로 잡혀 있음을 알게되었다.

 

   이 '가족애 탄생'은 대략 12커플의 국제 결혼 커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코리안 드림을 가지고 와서 진정 드림을 이룬 자 부터, 자신의 반쪽을 위하여 한국이라는 낯선 땅에서 생계를 꾸려가는 자도 있다. 또, 산업재해를 당해 고통을 받고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자도 있고, 자국에서의 편안하고 안락한 생활을 버리고 한국에서의 고난을 선택한 자도 있다. 책을 읽는 내내 눈물을 훔쳐야 했다. 한국이라는 땅에 오기까지, 또 그곳에서 자신의 자리를 잡기 까지 그들이 겪어야 했던 사람들의 낯선 시선이 바로 내가 보낸듯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한 챕터의 작은 에피소드에서 한국에서의 고됨을,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을 이루며 살아가기 까지의 그들의 심경을 다 풀어내기에는 부족했으리라,,,

 

   모든 사람들이 살아가는데는 그 나름의 가치가 있다고 했던가? 이들의 삶이 바로 그러하다. 그리고 국적을 초월하여 '사랑'이라는 변치 않는 가치를 좇으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었다는 의미에서 이들이 진정한 드림을 이룬 자들이다. 책을 읽으며 지금까지의 자신의 태도가 부끄러웠다면 반성하자. 책에서 말하듯, 우리에겐 이들에게 따뜻한 시선을 줄 기회가 아직 많이 남아있다. 열린 세계는 아직도 계속 되고 있고, 싱글맘, 독신가정, 공동가정 등 다양한 가족 형태가 가족이라는 이름아래 살아가고 있는데, 유독 아시안 국제결혼가정에만 배려를 아끼지 않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27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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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의 역사 - 진실과 거짓 사이의 끝없는 공방
황밍허 지음, 이철환 옮김 / 시그마북스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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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두를 내려라-"의 판관 포청천에 대한 추억시 새롯새록 떠오른다.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연유로 용작두, 호작두, 개작두를 받으며 세상을 등져야 했다. 이 '법정의 역사'는 작게는 판관 포청천에서 이뤄졌던 많은 판결과 그 관계자들의 입장을 넓게는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법정의 새로운 면면을 알아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법원이라는 법적 판결의 장소가 자리 잡기 까지의 역사와, 재판관, 검찰과 변호인, 그리고 소송 당사자의 각 입장을 알아 볼 수 있다.
 

   재판관은 사회적 불공정의 표상이거나 혹은 고도의 전문직이었다. 육체적 시험을 통해 약자를 가리던 재판과  일각수를 통해, 혹은 강물과 인간의 밀도차를 이용하여 의미를 부여했던 신탁재판에서는 객관적인 공정성을 기할 수 없다는 면에서 재판관은 세속의 권력과 부정행위 등의 부조리의 표상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절대왕정 시대에 커크 대법관이 제임스 1세에게 말했듯이 한 사람이  자격을 갖춘 법관이 되기까지 반드시 전문적인 법률 훈련과 오랜 기간의 실무 경험을 거쳐야 한다(138p)는 의미에서 어떠한 범인도 쉽게 내다 볼 수 없는 신성한 자리이다.

  소송 당사자는 또 다른 측면이다. "동물 역시 선악을 구별할 수 있으며, 말이 길을 찾아가는 것처럼 어느 정도의 지혜와 변별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동물이 잘못을 범하면 마땅히 공정한 심판을 받고 법정이 내리는 징벌을 받아야한다."(263~264p) 에서 볼 수 있듯이 과거에는 동물 또한 피소의 대상이었고, 그 주인들이 집행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니, 현대의 생각으로는 흥미롭지 않을 수 었다. 위에서 언급한 재판관이나 소송 당사자 이외에도 검찰, 변호인, 그리고 법정의 모습, 법복, 법봉의 역사까지 실 사례를 통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또한, 뒤쪽으로 갈 수록 단숨에 읽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세기의 재판들을 속속들히 알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의 재판이 법률역사에 이정표를 찍고 사회를 법치가 살아 있는 곳으로 만들고자 했던 그 노력과 흑인 재판이라고만 알고 있었던 심슨재판이 왜 아직도 회자되고 그 법문이 논란이 되었는지의 여부는 책 뒷면을 덮으면서 깨닭게 된다.

  '법정의 역사'를 통해 나와 전혀 상관없는 분야였던 법이 조금은 친숙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좌중을 휘어잡으며 유죄를 무죄로 바꾸는 변호사라는 매력적 직업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본인은 저자 황밍허가 자신이 몸 담고 있는 중국의 법계를 좀 더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하고자 이 책을 지었다고 생각한다. 미국과 중국의 법률 체계를 비교 하며 선별적으로 취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아직 법쪽 관련 책을 많이 읽어보지 못해 한국 내에서도 이런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그 유무를 뒤로 하고라도 자국의 법률을, 멀리 나아가 자국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역사적 고증을 통해 사건을 정리할 수 있는 저자가 부럽고 우리나라에도 그런 인물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조심스럽게 내비쳐 본다.  마지막으로  유명한 법정 영화 '12 Angry Men'에서 나왔던 한 토막을 통해 수많은 법정에서 해결 할 수 없는,,, 이 책에서도 물음표를 처리할 수 밖에 없었던, 법과 인간이라는 딜레마를 음미해 보려고 한다.

 

                      무죄를 주장하는 배심원이 이런 말을 했다.                                '만약 당신이 피고라면?'

         유죄를 주장하는 배심원이 이런 말을 했다.                      '만약 죽은 사람이 당신의 아버지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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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남자 - 성,사랑과 돈 다윈의 눈을 통해 본 당신의 세계
마이클 길버트 지음, 김석규 옮김 / 일리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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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일회용이 참 많다. 종이컵, A4, 볼펜, 심지어 인간관계까지,,,
물질적으로 풍요로워 지면서 쉽게 버릴 수 있는 것들도 많아졌다. 그래서 더 많은 문제와 이슈들을 발생시키고 있다. 그런데 이번 책은? 일회용 물건이 아닌, '일회용 남자'이다. 물건도 큰 문제이거늘 하물며 인간인 남자가 인간이라니,,, 남녀 관계의 신비로운 비밀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 손이 안갈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한 호기심에 책을 집어든 나를 질겁하게 만들었다. 다행히 생명공학을 전공으로 하여 좀 더 친근하게 용어에 접근할 수 있었다는 것이 그나마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게 해주었다.

 

  이 책의 전반부에서는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던 원시 지구에서 시작하여 단세포가 해양 생명체를, 해양 생명체가 육지 생명체를 더 나아가 초원시대, 그리고 현대에 이르는 역사기 흐름을 같이 하며 인간이 왜 지금의 성향을 갖을 수 밖에 없는지를 생물학적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다. 중반부에서는 현대 남성과 여성을 가르는 성향에 대해 다양한 예시들을 과학적 증거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여자들이 하이힐을 선호하는 이면의 욕구, 관계를 중시하는 마음, 목표를 추구하는 남성, 성적 욕구에 약한 그들,,, 무수히 많은 '~하더라'를 통해 미신처럼 혹은 어떤 트렌드처럼 인식되었던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다양한 레퍼런스를 통해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자신들에 대해 좀 더 명확하게 이해하게 된다. 하지만, 후반부,,, 후반부에서는 전반부와 중반부에 나타났던 남성과 여성들의 근본적 차이를 바탕으로 남성들이 왜 일회용이 되었는지, 이런 상태로 우리 세계가 어떻게 변할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 본인은 여성이고, 또 생물학도 이고, 여성의 인권 신장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개인으로서, 우리의 일반 관념들이 남자들을 어떻게 일회용으로 만들었는지에 대한 저자의 시각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자칫 잘못 읽었다간 여성들이 일회용으로 전락할 것 같다는 느낌마저 들었으니 말이다.

 

  여성과 남성,,, 그들의 존재 여부와 권리 쟁탈전은 수세기를 거친 이슈였다. 이 책이 그렇게 사회적인 문제를 논하는 것은 아니지만 생물학적 남녀에서 시작하여 사회적인 존재 가치를 따지는 것에 마침표를 찍는 다는 면에서 그 어떤 책보다도 사회적이다. 페미니스트들에게 읽힌다면 일정 수준 이상의 마초이즘으로 보일 수 있는 이 '일회용남자',,, 어떤 시각이 옳고 그르다를 떠나 각자의 성 정체성과 근본적 태생을 이해하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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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 읽는 여인
브루노니아 배리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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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나를 혼란 스럽게 했다. 그러나 업무 시간에 화장실에 숨어서 책을 읽게 만들만큼 날 압도하기도 했다. 
마녀재판, 정신질환, 타우너, 휘트니가의 여자들, 에바의 실종, 비잔티움, 사랑, 린들리,,,

 

 타우너 휘트니에게 에바의 실종이 알려지며, 세일럼으로 돌아온 그녀에게 벌어지는 일들과 그것과 얽힌 수많은 과거, 미래가 이 책의 주를 이룬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그들은 레이스라는 매개체에 의해 밝혀지고 보여진다고 저자는 말한다. 흩어진 정점 또는 모여드는 정점, 무질서 속의 질서를 나타내기도 하는 레이스는 읽히기를 원하는 자나 읽고 있는 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복잡한 문양 속에 숨어있는 인간의 미래를 점친다는 의미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모습도 레이스 속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다. 비록 세일럼에서 레이스를 읽듯이 받침대도, 아름다운 질감이 없지만, 그 속에서 버둥거리며 나를 알고자 한다는 점에서 우리와 세일럼의 레이스 읽는 여자들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아직도 머리가 혼란스럽다.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이며, 사실과 환상은 어디까지 인지,,, 그러나 혼란한 세상 만큼

혼란스러운 삶을 살고 있고, 적어도 삶이 어지러워 피곤하다면 책을 적극 추천한다. 세일럼의 휘트니가 여자들처럼 레이스를 읽으며 미래를 점칠 순 없어도, 내가 세상이라는 레이스 위에 한 조각이고 그 문양을 만들어 가며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닭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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