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인간은 기억하지 않는다 - 창의적인 삶을 만드는 뇌과학자의 생각법
모기 겐이치로 지음, 이진원 옮김 / 샘터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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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지금처럼 푸대접 받을 때가 있었을까? 스마트폰을 활용한 검색이 생활화되면서 '어떤 정보'를 기억해야 할 필요성이 점차 줄어드는 것 같다. 심지어 가족의 전화번호까지. 일본의 뇌과학자 모기 게이치로는 책 <생각하는 인간은 기억하지 않는다>에서 '기억'과 관련한 뇌의 작용을 설명한다. 그리고 '기억하는 뇌'에 머무르지 말고 '생각하는 뇌'로 전환하라고 강조한다.


받아들이기만을 중시하면 기억의 세 과정에서 저장과 보존에 관련된 두 가지 기능밖에 활용할 수 없다. 이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정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만 하면 우리의 뇌는 단순히 기억하는 뇌에 머무른다. 지식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한계가 드러나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본격적으로 보급되는 미래에는 입력만 해서는 살아남기가 어렵다. (p.7)

그는 인공지능 시대 인간의 경쟁력을 '뇌의 활용'에 둔다. 인공지능이 보급되어 간단한 인간의 일을 기계가 대체하는 세상에서 인간으로서의 역할은 '생각하는 기능'에 있다고 말한다. 현대인은 정보를 얻는 데는 능숙하지만, 자기안에 있는 무엇을 생각해내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들을 더 이상 '나이'나 '지위'로 규정하지 말자 말한다. 나이 드는 일을 '부정적'으로 간주하고 이런 생각때문에 시간이 지나 나이가 들수록 점점 스스로를 '비참'하게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회사를 비롯해 특정 조직에서 나이가 곧 '연륜'이며 '정보나 스킬의 보고' 정도로 생각하는 일반의 사고를 뒤트는 부분이다.

책은 '뇌과학'을 중심으로 '삶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설명한 인문서다. 생물학적 뇌의 구조를 설명하거나, 미지의 세계인 두뇌를 과학적으로 탐구한다고 여긴다면 오해다. 오히려 '기억'을 중심으로 뇌의 본질을 이해하고 뇌를 잘 '활용'하자 권하는 책이다. 특이한 점은 뇌를 일종의 '도구'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뇌의 지배를 받아 로봇처럼 움직이는 대신, 뇌의 특성을 알고 잘 활용해야 한다는 포인트다. 그것은 "생각해내기는 자신의 인생을 개발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힘이 된다. (p.234)"는 말에 함축되어 있다.

뇌는 보통 미지의 영역으로 일컬어진다. 인공지능의 알고리즘을 인간의 의지로 조종해 예측 가능한 반면, 생물학적 뇌의 살아있음은 우리의 의지만으로 통제할 수 없어 생기는 편견일 것이다. 하지만 책은 '기억'의 속성을 알고 '기억을 통해 자신의 흥미를 알고 영원히 배울 수 있는 뇌'를 만들자고 강조한다. 모기 겐이치로에 따르면 뇌는 욕구와 생각을 가진 유기체다. 책을 통해 그 뇌를 활용한 몸과 마음에 지식과 지혜와 양분을 공급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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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 세습 - 중산층 해체와 엘리트 파멸을 가속하는 능력 위주 사회의 함정
대니얼 마코비츠 지음, 서정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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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주의(meritocracy)란 무엇인가? 사람은 누구든 '능력과 노력으로 혜택을 얻어야 한다'는 개념이다. 예일대 로스쿨 교수인 대니얼 마코비츠는 이러한 '능력주의'를 비판한다. 노력에 따라 능력을 쌓고 합당한 보상을 받는 것은 '이상'일 뿐, '실제'와 다르다는 것이다. 인기몰이를 했던 드라마 <스카이캐슬>을 보자.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사는 스카이캐슬 안에는 자식을 '1등'으로 만들고 싶은 부자들이 등장한다. 특히 아버지의 명석한 두뇌와 엄마의 야망을 유전자로 물려받은 '예서'는 1등을 하지 않으면 잠도 자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녀는 명문대에 가기 위해 몸값이 수십억에 달하는 입시코디네이터에게 학종 대비 내신관리는 물론, 심리, 건강 등을 배워나간다. 일반 학생들은 꿈에도 생각할 수 없는 1:1 맞춤 과외를 통해서다.


대니얼 마코비츠는 책에서 "엘리트 대학 졸업자들이 최고 직업을 독점하는 동시에 최고숙련 근로자에게 유리한 신기술을 고안해 최고 직업은 더 훌륭해지고 나머지 직업은 더 열악해진다."고 말한다. 자본을 가진 상류층은 값비싼 교육을 받고, 이를 통해 엘리트가 되는 동시에 세습한다. 부가 되물림되듯, 능력 또한 후손에게 전해지는 것이다. 이것은 현대의 능력주의와 반대 상황이다. 능력주의는 개인의 노력이 인생을 역전시키는, 소위 말해 '개천에서 용 나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현실은 능력과 경제적 여건을 갖춘 소수만이 계층을 극복할 수 있으며 '가난한 자'들에게는 기회조차 차단이 되어 있다 말한다.

저자는 이런 불평등의 문제를 '문명'의 탓으로 돌린다. 사회, 경제 구조적으로 상위 계층으로의 유입은 어렵고 빈곤층으로의 전락은 더 쉬워졌다. 부와 불평등의 대물림이다. 저자는 대안으로 '차상위 계층에게 입학정원을 할당하자'고 주장한다. 경제적 여건이 불충분하더라도 교육의 길을 열어주자는 것이다. 이것이 과연 현실적일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대학 교육의 길이 열려도 '차상위 계층'이라는 껍데기는 한 사람의 '꼬리표'로 작동한다. 초등학교 부모들이 '임대아파트'에 사는 친구들과 놀지말라고 한다는 것과 동일한 맥락이다. 또 차상위 계층이 고품질의 교육으로 엘리트가 된다고 하면, 그들은 과연 상류층으로 삶을 영위할 수 있을까? '졸부'나 '개천에서 태어난 용'정도로 포장되는 여론몰이를 당하기 쉽다는 생각이다.

책은 미국의 현실을 기반으로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와 전체적으로 들어맞는다고도 보기 어려운 지점이 많다. 그러나 소득수준, 경제여건과 무관하게 동일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은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개인의 성취나 성과로 능력을 판단하겠다며, 실제로는 상류층을 그대로 선택해오려는, 허울뿐인 엘리트주의 또한 한계를 가진다고 본다. 중산층의 해체와 엘리트의 파멸을 가속화하는 '능력'이라는 껍질을 벗어날 때 진정 균형잡힌 사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어렵게 읽었고 정리도 힘들었지만 꼭 한번 생각해봐야 할 귀한 이슈를 담은 책이다. ''공정한 실력 평가'라는 능력주의'가 실은 전혀 공정하지 않다는 저자의 목소리에 힘이 빠지기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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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희 대기자의 글맛 나는 글쓰기
양선희 지음 / 독서일가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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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정답이 정해져있다. 다문, 다독, 다상량 그리고 다작. 많이 듣고,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해서 많이 쓰라는 것. 그런데 이 정답에 가깝게 가기가 여의치 않다. 첫 문장부터 막히기 일쑤요, 생각을 생각대로 풀어내기에는 단어나 문장이 짧을 수도 있다. 일필휘지로 써내려가는 경지는 인간계에서 가능하기는 한건지. 나의 부족한 어휘와 문장을 만날 때면 이 곳은 내 세계가 아닌가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욕심나는 글쓰기. 도대체 어떻게 해야하는가?

언론에서 대기자로 활동하며 칼럼을 쓰고 있는 양선희 저자가 <양선희 대기자의 글맛 나는 글쓰기>를 펴냈다. '한글을 알고 나를 알아야 나의 글을 쓸 수 있다'는 '글쓰기의 지피지기'를 설파하기 위해서다. 인트로에서 저자는 '글은 그냥 써지는 것일 뿐 어떻게 쓰는지 탐색해본 적이 없다. (p.4)'고 말한다. 이 얼마나 콧대높은 자신감인가. 저자는 총 7가지 방식으로 글쓰기에 비법을 전수한다. 쭉 나아갈 것, 감각할 것, 의식하지 않을 것, 금기를 잊을 것, 각자의 지문이라는 글, 단점 찾기에 몰두하지 말라, 해답은 강호에 있다는 것이 그 7가지다. 책은 각 비법을 저자의 생각과 다양한 예시로 버무려 제시한다. 그 중 가장 임팩트있는 부분은 7번째 '해답은 강호에 있다' 부분이다.

글쓰기란 내가 아닌 남을 위한 행위다. 타인에게 나의 생각, 지식, 정보를 나누어 주는 일이다. 글을 읽는 독자가 편안하고 즐겁게 읽을 수 있도록 쓰는 것. 관건은 바로 그것이다. 글의 '호흡'은 말 그대로 독자가 숨쉬기 편하도록, 상대를 배려하는 글쓰기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p.32)

생각이 멈춰지거나, 글이 나아가지 않을 때 보통 '책을 읽을까?' '영화를 볼까?' 이런 생각을 한다. 인풋이 없으니 아웃풋도 없다는 사고방식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저자는 '책에는 단서만 있다'고 일침을 가한다. 즉, 글쓰기의 인풋은 생각이다. 이 생각이란 것은 어떠한 책의 저자의 의견이나 영화 감독의 메시지가 아닌 '지금 현재 글을 쓰고 있는' 나에게서 발생한 것이다. 즉, 무턱대고 어떤 작가, 감독, 필자, 화자의 의견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그들의 의견과 비등하게 생각을 견주며 내 안의 것을 키워나가라는 말이다.

책은 또 맹목적인 독서에 대해서도 거리를 둔다. 저자는 "독서는 에너지일 뿐"이라며 "그 에너지를 현재 나의 버전과 미래의 발전 버전으로 전환하는 것은 내가 해야 하는 일이다. 과식이 비만과 소화불량 등 병을 일으키듯, 소화시키지 못하는 '과잉독서'는 몸에 해롭다. (p.97)"고 말한다. 무턱대고 독서에 글을 의탁할 게 아니라는 조언이다. 책은 참 얇다. 저자가 <이 책 사용법>에서 설명하듯 '공부는 얇은 책으로 하는 게(p.10)' 좋다. 그런데 양선희 대기자의 이 책은 일견 교과서처럼 보이기도 한다. 얇아서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엑기스만 뽑아둔 핸디북. 구성이나 색상이 다소 교과서같아 지루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내용은 알짜배기만 담겨있다. 글의 리듬, 문법, 문장력, 서사에 대한 자세, 모방의 전략까지. 요즘은 1일 1글 생산에 매진하고 있다. 보고서 아니면 일기라도 쓴다. '글맛'나는 '글'을 써보고 싶은 마음에 불을 지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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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집
래티샤 콜롱바니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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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성들의 이야기

여성에 관한 서사에는 언제나 눈길이 갑니다. 안타까움으로 치부하기에는 여성의 삶을 단편적으로 묶어버리는 듯 하고, 동질감을 언급하기에는 그 감정의 깊이를 헤아리기에 내가 아직 많이 부족하다 느낍니다. 하지만 작품 속 여성의 서사는, 같은 여성이기에 나의 삶을 다른 각도로 비추고 곰곰이 생각하게 만듭니다.



2. 저자 래티샤 콜롱바니(Laetitia Colombani)

책의 저자 래티샤 콜롱바니는 프랑스 작가이자 영화감독 그리고 배우이기도 합니다. 그녀는 2002년 한국에서 개봉했던 영화 <히 러브스 미(He loves me)>의 감독이었습니다. 래티샤는 영화에서 미술학도 앙젤리크를 통해 사랑과 망상에 집착하는 한 여성의 삶을 조명합니다. 여성에 대한 관심은 저자의 소설에서도 나타납니다. 그녀의 첫 소설 <세 갈래 길>에서는 서로 다른 세 여성이 각 삶에서 고난을 극복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해 10월에 출간된 <여성의 집>이 두 번째 장편소설입니다. 소설은 프랑스 파리 11구 샤론 거리에있는 ‘여성 궁전’을 소재로 합니다. 구세군 장교였던 블량슈 페롱에 의해 1926년 창립된 ‘여성 궁전’은 폭력, 차별, 빈곤에 의해 길로 내몰린 ‘여성들의 피난처’ 였습니다.

3. 한 세기를 오가는 구성

책은 두 시대를 오갑니다. 주인공 솔렌이 살아가는 현대의 파리와 여성궁전의 창립자 블랑슈 페롱이 살아가던 1920년대의 파리입니다. 잘나가는 로펌의 변호사였던 솔렌은 법정을 나오며 의뢰인의 투신을 목격하고, 이후 솔렌은 번아웃 상태에 빠집니다. 아버지의 요구대로 변호사가 되었고, 좋은 로펌에 속해 어려운 사건들을 도맡아 처리하며, 고급 아파트에 살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이 모든 것은 아버지의 바람이었습니다.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싶은 어느 날, 솔렌은 문득 ‘자신이 정말로 뭘 바라는지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다’며 “이젠 내가 원하는 일을 하고 싶다.(p.82)”고 말합니다. 반면, ‘약자를 향한 동정심과 공감’을 지닌 페롱은 자신의 의지로 ‘구세군’에 입대합니다. 19세기 여성들에게는 ‘수도원 기숙 학교에 들어가 교육받은 뒤 부모가 정해준 남자와 결혼하는 것(p.48)’이 허용된 삶이었습니다. 심지어 여성의 노동은 일종의 궁여지책에 불과했습니다. 가족, 친구 모두가 말렸지만 블랑슈는 “조국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게 꿈(p.50)”이라며 구세군 사관 학교로 떠납니다.

4. 궁전의 일원이 되어가는 솔렌

솔렌은 병원에서 ‘봉사활동’을 권유받습니다. 그녀의 모든 증상은 ‘의미를 잃었기 때문에 발생’했다고 의사는 말했습니다. 머뭇거리며 봉사 장소를 안내받아 간 곳이 바로 ‘여성 궁전’이었습니다. 솔렌은 여성궁전의 거주자들 대신 편지나 각종 자료 등을 써주는 ‘대필작가’ 역할을 부여받습니다. 처음 여성 궁전의 거주자들에게 냉대를 받은 솔린은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기도 합니다. 사실 냉대는 상처를 동여멘 그녀들의 방어기제 였습니다. '마트에 항의하는 것을 도와달라는' 부탁을 시작으로 거주자들은 점차 솔렌에게 자신의 사연을 들려줍니다. 그리고 솔렌은 변화해갑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고통과 슬픔에 공감하며 솔렌은 점차 자신의 과거와 마음을 돌이켜봅니다.

5. 결국 모두가 주인공

자신이 반한 요가 강사에게 편지를 써달라는 이리스의 이야기에 솔렌은 자신의 사랑을 돌아봅니다. 좋아하는 남자가 있었지만 표현하지 않았고 콧대 높게 굴었습니다. 그 남자는 이제 다른 사람의 남편이자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왜 말하지 못했지?’ 딸을 지키고 싶어 아프리카에서 도망친 수메야는 두고 온 아들을 그리워하며 편지를 부탁합니다. ‘엄마가 가슴 아파한다’는 사실을 전해달라는 수메야의 말에 솔렌은 마음의 제방이 무너지고 맙니다. 딸을 고통으로 부터 지켜야했지만, 아들을 함께 데리고 올 수 없었던 모성이 느껴집니다. 사연을 들으며 솔렌은 이리스와 수메야의 감정에 공감하고, 이 모든 것이 독자들에게 가닿으며 결국 사연들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되고 맙니다.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솔렌은 가능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경험했다. 더 정확히 말하면 함께 나누었다. 그것은 내주고 돌려받는 어떤 과정, 그렇게 주고받음으로써 하나가 되는 경험이었다. 솔렌이 빈타의 품에 몸을 던지고 울 때 느낀 것이 바로 그런 일체감이었다. (p.208)



“글쓰기는 나를 위한 것이 아니고 타자를 위한 것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상처입은 삶’ ‘집없는 여자들’이라는 책 <여자들의 집>에 대한 설명은 자칫 신파극처럼 여겨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줄곧 ‘여성들의 삶’을 비춘 작가의 깊이는 새롭게 다가옵니다. 독자는 여성 궁전의 거주자들 개개인의 사연을 들으며 감정이 전이된다면, 솔렌의 글을 통해 감동을 느낍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했던 블랑슈의 헌신과 그녀를 수면위로 끌어올린 저자의 노력을 절감하게 됩니다. 책을 읽으며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모든 것을 할 수 있지만, 어떤 것도 할 수 없었던 과거의 '여성’이라는 굴레는, 이제 벗어던질 수 있는 옷가지에 불과할지 모른다고. 자신의 우울을 해결하고 싶었던 솔렌은 불행이 가득하리라 믿었던 ‘여성 궁전’에서 희망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겠다 다짐합니다. 과거와는 다른 오늘. 스스로가 나아가는 시간. 이것이 래티샤 콜롱바니가 <여자들의 집>을 통해 전하고 싶은 이야기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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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아나토미 교과서 - 정확한 동작과 호흡, 근육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요가 아사나 해부학 도감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애비게일 엘즈워스 지음, 이정민 옮김 / 보누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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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때부터 시작했던 요가를 8년간 이어왔다. 필라테스, 헬스, 등산, 킥복싱까지 다양한 운동을 시도하며 요가는 '편안하게 이완하는' 운동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편안하게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그래서 내게는 건강을 챙기는 운동이라기보다 휴식 혹은 힐링에 가까웠다. 그런데 또 나이를 먹어가며 환경, 소비, 미니멀 등을 좇게되면서 다시 '요가'로 돌아왔다. 어떤 장비나 거친 움직임보다, 천천히 내 몸을 관찰하고 근육의 움직임에 집중하며 내 안을 들여다보는 운동. 이것이 요가의 진정한 매력 아닐까. 그래서 요즘 다시 요가를 시작했다.


뉴욕에서 필라테스 테라피 웰니스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전문가이자 트레이너인 '애비게일 엘즈워스'는 근육의 구조를 기본으로 요가 동작을 설명학 <요가 아나토미 교과서>를 출간했다.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요가와 해부학을 근간으로 이뤄져있다. 각 요가 동작의 이름과 그 동작으로 강화되는 근육의 움직임을 설명한다. 정확한 동작과 호흡으로 근육을 알맞게 움직여 몸을 돌볼 수 있게 한다. 또 책에는 동작의 효과의 동작시 주의할 사항, 요가 플로우를 함께 적고 있다. 책은 요가는 '역동성'을 겸비한 운동이라고 말한다. 단순해 보이지만 머리끝부터 발끝까지의 근육을 고루 단련해야 정확한 자세를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책이 유익한 건 요가의 산스크리트어명이다. 유명한 요가 강사의 수업이나 영상을 보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아기 자세' 대신 '발라아사나'라는 말이 나온다. 인도 고수에게서만 들을 수 있을 것 같은 동작의 정확한 이름들은 어렵지만, 그래서 언제나 정확하게 알고 싶은 부분이기도 했다. 애비게일의 이번 책에서는 그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다. 산스크리터어명과 각 단어의 풀이를 설명하기 때문이다. 또 책의 마지막 파트에는 유용한 요가 시퀀스 4가지를 담고 있다. 혼자서 요가 수련을 해야 하는 나와 같은 독자들에게 맞춤한 설명이다. 운동은 언제나 아련하다. 잘 하고 싶지만 쉽지 않고, 마음을 먹지만 행하기 어렵다. 그 사이 이런 책들을 다시 보며 운동에 대한 마음을 다잡는다. 바람이 선선해지는 가을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우리 몸은 지방을 더 태워 열을 올리는 법이다. 한 마디로 운동하기 좋은 계절. <요가 아나토미 교과서>를 보며 다시 요가의 매력에 빠져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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