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경계 인간 호모옴니쿠스 - 온·오프라인을 자유롭게
송승선 지음 / 비욘드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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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할 때 준비물은 딱 세 개다. 회사 ID카드, 립글로즈, 핸드폰. 핸드폰 안에 들어있는 카드와 각종 기능으로 나는 외출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해결하게 된다. 현재 홈플러스 모바일사업부문장을 맡고 있는 저자 송승선은, 아날로그 시대에 태어났지만 트렌드에 따라 디지털 기술을 습득했다고 한다. 현재 모바일과 IT를 활용한 유통업에 종사하고 있는 저자는, 책 <호모 옴니쿠스>에서 그 경험을 적고 있다.

책은 '호모 옴니쿠스'를 '온/오프라인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무경계인간'으로 정의한다. 이 말은 송승선 저자가 만들어낸 신조어다. 4차 산업혁명의 대두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사람들은 빠르게 적응해 나간다. 식재료와 생필품을 모바일 쇼핑으로 구매하고, 모바일 콘텐츠로 문화생활을 이어간다. 우정과 사랑같은 애정표현도 SNS의 이모티콘으로 대체되는 추세다. 책은 이러한 무경계 소비자를 담고 있다. 의외의 반전은 저자의 서술 방식이다. 삼성 여성 공채 1기, Fedex 창립멤버, 롯데 그룹 최초 여성임원 등 마케팅 전문가로서의 면모를 가득 담은 그녀의 이력과 달리, 책은 '소비자 송승선'으로서의 시각으로 편안하게 서술한다. 복잡한 논문이나 데이터 대신 경험과 감정의 산물이라고나 할까. 따라서 이 책은 에세이로 읽히기도 한다.

생각해보면 상품을 보지 않고 산다는 것은 옛날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다. 일단 공장에서 찍어내기 이전에는 수공업으로 만들었을테니 상품의 퀄리티가 일정치 않았을 것이다. 들어가는 노력과 만드는 사람의 경쟁 상황을 달랐을 테니 가격도 기준이 명확치 않았을 것이다. (p.178)

재택근무가 일상이 된 요즘, 24시간 온라인에 연결되어 있다. 노트북과 핸드폰으로 업무를 보고 가끔 업무 반경에서 멀리 떨어져있더라도 손목 시계가 누군가의 '대화'를 전달한다. 말 소리를 크게 내면 스피커와 핸드폰이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묻는다. 온라인 환경이 공기처럼 존재하는 셈이다. 이 시대에 대한 통찰을 알고 싶었던 독자에게는 다소 맥 빠지는 책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저자 송승선이 서술한 각 상황을 에세이 읽듯 따라가다보면 '호모 옴니쿠스'는 바로 '나'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경계에 서있다면, 디지털 시대에 제대로 적응하고 싶다면 한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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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의 취약성 - 왜 백인은 인종주의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그토록 어려워하는가
로빈 디앤젤로 지음, 이재만 옮김 / 책과함께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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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원더(아름다운 아이)>를 읽었다. 선천적 기형을 가진 소년, 어거스트 풀먼(어기)의 성장 소설이다. 외모 컴플렉스가 있는 풀먼은 친구들 사이에서 주눅드는 대신 유머와 재치로 지지를 얻어낸다. 또, 가족들의 따뜻한 사랑과 관심을 받으며 쑥쑥 커나간다. 따뜻하고 훈훈한 이야기다. 인물을 바꿔보자. 어거스트 풀먼이 만약 흑인이나 유색인이었다면 어땠을까? 그 배경이 미국 중산층이 아니었다면? 과연 똑같은 아름다운 성장 스토리가 나올 수 있었을까?

다소 막연하게 느껴지는 '인종구분'이 현실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알려주는 작품은 도처에 널렸다. JD밴스의 <힐빌리의 노래>, JM쿳시의 <추락>, 조금 더 나아가면 로맹가리의 <흰개>에서도 볼 수 있다. 플래너리 오코너의 단편들은 그 선이 더할나위없이 명확하다. 영화 <블라인드 사이드>는 어떤가. 다양성에 대한 학문적 이념과 달리 현실에서는 피부색으로 사람이 구분되고 대우와 처지가 달라진다. 백인의 우월성은 당연시된다. 미국의 백인이자 다문화를 연구하는 학자인 로빈 디앤젤로(Robin Diangelo)는 이것을 "불평등한 처우를 정당화하기 위해 백인이 만들어낸"(p.47) '인종적 관념'의 결과라고 말한다.


북미의 백인은 인종 분리와 불평등이 심한 사회에서 그에 따른 혜택을 받으며 살아간다. 그 결과 우리는 인종 스트레스부터 차단되는 동시에 우리에게 이점을 누릴 권리와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중략) 사회화 과정에서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거나 결코 인정하지 않는 우월의식을 내면화하게 되고, 결국 인종에 관한 대화에 매우 취약하게 된다. (중략) 우리는 인종주의 체제와 우리를 연관짓는 모든 시도를 마음을 어지럽히는 부당한 도덕적 모욕으로 여긴다. (p.24)

백인들은 태어날때부터 이로운 위치에 포지셔닝 되며, 불편함을 의식하지 못한다. 만약 그 불편함을 수면위로 꺼낼 경우 - 인종주의가 백인들에게서 기인한다는 연관성을 내포한 말/행위로 - 분노, 두려움, 죄책감 같은 감정표현 혹은 논쟁하기, 침묵하기,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같은 행동 등으로 상황을 '피한다'고 저자는 진단한다. 그리고 이것이 곧 '백인의 취약성'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조금 더 풀어보자면 '백인의 취약성'이란 백인이 우월하다는 '전제'를 깨려는 어떠한 시도들을 피하는 백인들의 생각과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백인의 취약성은 로빈이 고안해 낸 개념으로 옥스퍼드 사전에서 '2017년 올해의 단어'로 선정되었다)

책은 백인의 취약성을 다각도로 분석한다. 인종이 백인의 삶에 끼치는 영향, 반 흑인성, 이분법, 여성에 대한 태도 등이다. 그럼 '백인의 취약성'은 백인의 약점이라고 할 수 있을까? 책은 이것을 '사회화 과정의 결과'(p.198)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인종주의를 저지하려면 용기와 지향성이 필요하다. (p.263)"며 '당신 스스로 (인종주의에 속하지 않을 방법을)주도해서 찾으라(p.247)'고 다소 추상적인 조언을 한다. 여기에 아주 강력한 실례를 덧붙인다.

마틴 루서 킹 연설의 한 문장 - 언젠가 피부색이 아닌 인격으로 평가받는 날이 오면 좋겠다는 문장 - 이 특히 백인 대중의 이목을 끌었는데, 킹의 표현이 인종 갈등 문제에 간단하고도 즉각적인 해법을 제공하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바로 인종을 보지 않는 척하는 방법으로 인종주의를 끝내는 해법이었다. 그리하여 '색맹'이 인종주의의 해결책으로 홍보되었고, 백인은 자신이 인종을 보지 않는다고, 설령 보더라도 자신에게 인종은 전혀 의미가 업삳고 우기기에 이르렀다. (p.86-87)

책은 결국 백인들의 특성 '백인성'을 이야기한다. 한국에서는 다소 낯선 개념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사회의 '소수성'과 연결지어 볼 수 있지 않을까? 인종, 지역, 학벌, 장애 등 우리나라에도 수많은 차별과 편견이 존재한다. 얼마전 '장애'와 관련해 토론했던 기억이 난다. 한 분이 "정상인/비정상인이 아니라 장애인/비장애인이라는 표현을 써달라."고 말씀하셨다. 두 시간여 동안 수십번 입에 담았던 표현인데, 그 말을 듣고서야 큰 실수를 했다는 걸 깨달았다. 내가 장애인이었다면 토론 시간에 과연 그렇게 말했을까? 이것도 내가 장애인이 아니기에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책 <백인의 취약성>이 아마존에 오르자 평가가 양 극으로 나뉘었다고 한다. '취약'이라는 단어를 자신과 연결지은 백인들은 '읽어볼 필요도 없는 책'이라는 혹평을, 반대편의 사람들은 '가려운 데를 정확히 짚어준 책'이라는 호평을 내놓았다. 2020년 5월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목숨을 잃었다. '흑인은 위험할 것'이라는 생각은 백인 경찰관 데릭 쇼빈이 끝까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압박하게 만들었다. 모든 사람들은 사회화의 결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그 결과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친다. 항상 염두해 둘 수 없는 문제라 무뎌지지만 항상 고민하고 생각해야 할 부분이다. <백인의 취약성>은 백인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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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치즈 - 유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mariko 지음, 임지인 옮김 / 보누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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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건은 아니지만 채식을 '지향'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비건'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오랜시간 미국에서 채식을 실천해온 일본인 mariko는 로푸드의 건강함과 맛에 반해 비건 레시피를 제공하는 블로그를 운영하기 시작했고 활동 범위가 강의까지 확대됐다. 책 <비건 치즈>는 그녀의 비건 강의 중 가장 인기 강좌였던 '비건치즈 클래스'의 내용을 담고 있다.


책은 비건의 개념부터 시작한다. 기존에 봤던 비건의 그룹핑과 조금은 다르다. 그녀가 정리해둔 범주 안에서 나는 '플랜트 베이스드(다이어트)'에 해당한다. 순 식물성 식생활과 식사법, 식품을 의미하지만 라이프 스타일까지 순 식물성을 따르는 것은 아니다. 그 다음 소개된 내용은 비건치즈의 개념이다. 비건치즈란 '동물성 재료를 배제하고 만든 순 식물성 치즈'(p.15)를 말한다. 유제품 대신 견과류로 베이스를 만들고 양념으로 치즈와 같은 짭조롬한 맛을 낸다. 식감은 굳히는 과정으로 조절한다.


책은 크게 두 종류의 비건 치즈를 소개한다. 발효하지 않는 비건치즈와 발효하는 비건 치즈다. 전자에서는 두부, 두유 등으로 베이스를 만들고 허브, 과일, 야채 등을 넣어 부르생 치즈, 모차렐라 치즈, 체다치즈 등을 만든다. 책은 이것들을 활용한 요리들도 함께 소개한다. 후자에서는 누룩 등을 활용한 발효한 비건치즈를 소개한다. 여기서는 모두 견과류를 베이스로 한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두유로 만드는 <리코타 치즈>다. 우리 부부는 가끔 치즈를 곁들여 와인을 마신다. 열번 중의 한 번은 꼭 탈이 난다. 남편이 유당불내증이 있기 때문이다. 이 곤혹스러움을 피할 수 없는 이유는 치즈의 베이스가 생각보다 자세히 적혀 있지 않기 때문이고, 그 함량에 따라 그의 반응이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결국 우유는 못 먹지만 치즈는 먹고 싶은 자의 서글픈 운명이라고나 할까. 이런 남편에게 딱 맞춤한 치즈가 책에 소개되었다. 바로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리코타 치즈다.

책에서는 무첨가 두유를 활용한다. 두유를 중불에 올려 저어준 후, 레몬즙을 넣고 가볍게 섞으면 순두부처럼 몽글해진다. 이걸 면보에 걸러 유장을 빼고 냉장실에 굳히면 리코타치즈 완성! 우유 대신 두유가 들어갈 뿐 평소 만들던 방법과는 대동소이하다. 또, 선식을 먹을 때 자주 곁들이는 아몬드 밀크 만드는 방법도 책에 소개되어 있다. 아몬드, 밀크. 아몬드로 만드는 우유인데 이걸 만들 수 있다니. 사먹을 줄만 알았지 내가 직접 만들어볼 생각은 못했는데 책을 보니 꼭 한번 만들고 싶다.

비건이 꼭 정답은 아니다. 하지만 비건은 나 뿐만 아니라 환경과 동물도 고려하며 라이프 스타일을 변화시키는 착한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나는 계속 비건을 지향한다. 지금까지는 육류 소비 줄이기가 전부였다. 이제 비건치즈에도 도전해볼 생각이다. 저자 mariko는 '밥이 보약이라는 말처럼, 아름다움의 비법 역시 잘 먹는 데 있다.'(p.7)고 말한다. 그녀는 이런 사상을 바탕으로 비건에 입문해 레시피를 개발하고, 비건 치즈까지 만들어 전파하고 있다. 건강한 식습관이 만드는 건강한 삶. 그리고 선한 영향력. 내가 지향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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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모든북스 감성시집 1
윤동주 지음 / 모든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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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윤동주를 세 번 만났다. 학창시절 <서시>에서, 영화 <동주>에서, 팬텀싱어 <무서운 시간>에서. 모두 '윤동주'라는 사람을 그리고 있었다. 1917년 만주 북간도에서 태어난 윤동주는 중국인학교를 다니고, 평양에서 수학하다, 일본에서 대학을 나왔다. 학업 도중 항일운동을 했다는 혐의로 일본에 체포되고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복역했다.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복역하던 윤동주는 1945년 2월 생을 마친다. 옥중에서 일제가 벌인 생체실험의 일환으로, 의문의 주사를 정기적으로 맞았다는 주장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확인할 길은 없다. 그의 나이 28세 였다.

윤동주는 시인이었다. 여리고 아픈 시인. 어렸을 때는 가난이, 학업을 하면서부터는 조국의 운명에 마음을 썼다. 그 결과가 유고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담겨 있다. 윤동주는 살아생전 자신의 원고를 정병욱, 이향하 두 선생에게 한 부씩 나눠줬다고 한다. 그 중 정병욱 선생이 보관하던 것이 살아남아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다고. 유고시집의 작품들도 모두 그 책에서 기인한다. 이 책에는 총 88편의 윤동주 시가 담겨있고, 그 중 총 8편의 시를 독자들이 직접 필사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시인 정지용의 서문과 강처중의 발문, 작가연보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그의 작품 중 가장 크게 울림을 주는 시 <참회록>이다. 1941년 윤동주는 연희전문학교 졸업기념으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출간하려 했으나 친구들의 만류로 실패한다. 이때 들어간 작품이자, 시인 윤동주가 우리나라에서 쓴 마지막 작품이 바로 <참회록>이다. 시에서 윤동주는 '거울'을 통해 자기 반성과 성찰을 해나간다. 객관적으로 자신을 바라보려 계속해서 지우고, 닦고를 반복한다. 이런 행위는 나라에 대한 생각으로 확대된다. 그것은 '파란 녹이 낀 거울'이 '왕조의 유물'이라는 데서 확인할 수 있다. 즉, 시인은 몰락한 왕조에 대한 슬픔과, 그 안에서 살아온 자신의 '만 이십사 년 일 개월'에 대한 회한을 모두 시에서 드러내고 있다.

시의 한 줄 한 줄을 읽으며 윤동주가 어떤 마음으로 적었을까 생각했다. 영화 <동주>에서, 노래 <무서운 시간>에서 보고 듣고 느꼈던 윤동주에 대한 감정이, 이번 책으로 폭발한 기분이다. 누군가의 반성과 성찰, 자신의 처절한 절망과 서러운 외침을 간접적으로 읽어볼 수 있다니. 한 나라의 후손으로서,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로서, 감정을 사랑하는 시민으로서, 윤동주의 시집은 뜨거운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시인 윤동주와 그의 결기, 그리고 마음들을 다시금 떠올리게 하는 책 <읽고 쓰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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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웨이브 델리에서 상파울루까지 - 실리콘밸리 너머 더 나은 세상을 열망하는 스타트업들의 울림
알렉산드르 라자로 지음, 장진영 옮김 / 프리렉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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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스타트업은 미국을 신봉한다. 차고에서 시작한 애플, 대학교 기숙사에서 시작한 페이스북. 창업과 관련한 성공스토리는 특히 미국의 '실리콘밸리'로 귀결된다. 창업방법, 기업경영 노하우, 인재등용 원칙, 기업가정신 까지. 하물며 드라마 <스타트업>에서도 개발자 남도산은 실리콘배릴로 떠난 후 금의환향하지 않았던가. 세계적인 벤처캐피탈리스터(VC) 알렉산드르 라자르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혁신이 전 세계 어디서든 뿌리내릴 수 있게 되었다."(p.16)며 "기술의 세계화는 이루어졌는데 스타트업 설립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정체되어 있으며 근시안적"이라고 지적한다.


전 세계 스타트업 허브는 480곳이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창업가 정신은 곧 기업가 혹은 프론티어 정신을 뜻한다. 프런티어는 정치적, 경제적 부족이 당연시되는, 인재 또한 거의 전무한 상황에서의 개척정신을 말한다. 결국 이러한 개척자들의 본거지가 전 세계적으로 480여곳에 이른다는 말이다. 이곳의 기업가들이 모두 실리콘밸리 문법에 따르고 있을까? 책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책은 '기업가치 10억 달러'라는 유니콘을 좇는 실리콘밸리와, 현실의 필요와 공익을 반영하고 생존을 지향하는 '낙타' 즉, 비 실리콘밸리를 비교해 설명한다. 그리고 자원부족 국가로 일컬어지는 곳에서 많은 혁신가들이 배출되었다는 사례들을 대거 보여준다. 탄자니아의 태양광시스템, 아프리카의 모바일 뱅킹 등이다.

책의 미덕은 명확하다. '전 세계 어디에 있든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시작하고 성공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책은 우리의 매몰된 시야를 세계로 확장시킨다. 더불어 창업에 대한 열망과 의지에 불을 당긴다. 창업생태계에 직접 발을 들여놓지 않았더라도 이 책은 읽어볼만하다. 생동감넘치는 생물이라 할 수 있는 스타트업의 생태를 라자르가 들고 온 사례로 속속들이 이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책은 "최고의 방어는 강한 공격이다."라는 메시지를 남긴다. 내가 선 곳이 어디든, 최선의 공격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 그것을 심어주는 게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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