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두유로 만드는 <리코타 치즈>다. 우리 부부는 가끔 치즈를 곁들여 와인을 마신다. 열번 중의 한 번은 꼭 탈이 난다. 남편이 유당불내증이 있기 때문이다. 이 곤혹스러움을 피할 수 없는 이유는 치즈의 베이스가 생각보다 자세히 적혀 있지 않기 때문이고, 그 함량에 따라 그의 반응이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결국 우유는 못 먹지만 치즈는 먹고 싶은 자의 서글픈 운명이라고나 할까. 이런 남편에게 딱 맞춤한 치즈가 책에 소개되었다. 바로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리코타 치즈다.
책에서는 무첨가 두유를 활용한다. 두유를 중불에 올려 저어준 후, 레몬즙을 넣고 가볍게 섞으면 순두부처럼 몽글해진다. 이걸 면보에 걸러 유장을 빼고 냉장실에 굳히면 리코타치즈 완성! 우유 대신 두유가 들어갈 뿐 평소 만들던 방법과는 대동소이하다. 또, 선식을 먹을 때 자주 곁들이는 아몬드 밀크 만드는 방법도 책에 소개되어 있다. 아몬드, 밀크. 아몬드로 만드는 우유인데 이걸 만들 수 있다니. 사먹을 줄만 알았지 내가 직접 만들어볼 생각은 못했는데 책을 보니 꼭 한번 만들고 싶다.
비건이 꼭 정답은 아니다. 하지만 비건은 나 뿐만 아니라 환경과 동물도 고려하며 라이프 스타일을 변화시키는 착한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나는 계속 비건을 지향한다. 지금까지는 육류 소비 줄이기가 전부였다. 이제 비건치즈에도 도전해볼 생각이다. 저자 mariko는 '밥이 보약이라는 말처럼, 아름다움의 비법 역시 잘 먹는 데 있다.'(p.7)고 말한다. 그녀는 이런 사상을 바탕으로 비건에 입문해 레시피를 개발하고, 비건 치즈까지 만들어 전파하고 있다. 건강한 식습관이 만드는 건강한 삶. 그리고 선한 영향력. 내가 지향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