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만원 세대 - 절망의 시대에 쓰는 희망의 경제학 우석훈 한국경제대안 1
우석훈.박권일 지음 / 레디앙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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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세대, X세대, 386세대, 88만원 세대 등의 용어는 그것이 규정하고 있는 정치 경제적 의미 외에도 다양한 특성들을 함의하고 있다. 지금의 40대 후반에서 50대 중반으로 지칭되는 유신세대가 냉전체제의 시대를 살아온 정치엘리트들에 대한 규정이라면 386세대는 30대에 80학번을 지닌 60년대 생인 사람들을 통칭한다. 유신세대는 냉전시대를 산 반공세대이며 ,성장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고, 지역으로 묶이는 것을 선호하며 동시에 지역감정의 희생자이기도 하다.  사교육에 의한 지적 소화력 상실의 경험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도 교육을 매개로한 무한경쟁 시대에 빠져든 386 세대는 대단히 높은 정치적 단결성을 또 다른 특징으로 지닌다. 88만원 세대는 거의가 이태백 (이십대의 태반이 백수)이고, 그나마 직업을 가진 사람도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이 훨씬 많다고 한다. 88만원은 이런 이 시대 20대의 평균임금을 말한다.

우리 집에는 공교롭게도 유신세대와 88만원 세대가 동거하고 있다. 저자의 말처럼 아이들은 몇 년 동안 학원에 인질로 잡혀있었고, 우리는 볼모로 잡힌 자식들을 위해 다달이 꼬박꼬박 적지 않은 몸값을 지불해야했다. 그런 아이들이 한동안 식당의 아르바이트로 헐값에 청춘의 시간을 낭비하더니 이제는 또 2년여 동안  나라의 부름에 응해야한다. 저자에 의하면 유신세대는 사회적으로는 20대가 누려야할 경제적 몫을 가장 많이 노리는 약탈자이면서도 집에 돌아가면 그들과 부모 관계로 협력게임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고 한다. 그야말로 적과의 동침이 아닌가.

정치가들은 경제를 살리겠다고 종주먹을 쥐지만 경제학자가 바라보는 우리의 현실은 암담하고 미래는 불투명하기 짝이 없다. 저자는 독일, 프랑스, 일본 등 각 나라가  세대간 경쟁과 세대내 경쟁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예시를 보여주며 그것을 통해 우리나라의 현재 상태를 비교한다. 또 저자는 국내의 세대간 상황을 점검하고 그들간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이 가능한지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런 대안들이 어느 정도의 설득력을 지니는지는 나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저자가 읽어내고 있는 많은 교육의 문제나 현실의 상황들은 하나도 나를 비껴가지 않는다. 헌정부든 새정부든 모든 관계자들에게 필독도서로 읽히고 그 감상문과 함께 해결책을 한 가지씩 제시하라고 하고 싶을 정도다.  그것은 책임을 전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주어진 현실을 인식하게 하기 위해서다.

저자가 부제로 달고 있는 "20대여, 토플책을 덮고 바리케이드를 치고 짱돌을 들어라"는 20대의 현재상황을 단적으로 말하고 있지만 다분히 선정적이다. 대화로 풀 수 없을만큼 시급한 상황이라는 뜻도 될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선행되어야 할 것은  '문제의 공유'일 것이다.  아직 무엇이라 규정되지 않은 10대, 88만원 세대의 주인공인 20대, 연공서열의 마지막 세대인 386세대, 두얼굴을 가진 유신세대 등 모두는 폭력으로 내모는 듯한 경향이 없지 않은 이 구호가 헛되지 않도록  상생하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강구해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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