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삭이는 자 1 속삭이는 자
도나토 카리시 지음, 이승재 옮김 / 시공사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가장 천재적이 사이코패스를 꼽으라면, 많은 분들이 ‘양들의 침묵’에 등장하는 ‘한니발 렉터’를 제일 먼저 생각하시더군요. 저도 공감합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한니발 렉터가 제일 천재적인 사이코패스인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속삭이는 자’를 읽고나니, 이 책의 범인이 한 수 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범죄를 저지르는 데 그 좋은(?) 머리를 쓸 게 아니라 범인을 잡은 데 썼으면 ‘체포王’은 떼어 놓은 당상이었을 텐데, 왜 그런 몹쓸 짓을 저지르고 다니는 지……. 참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책 표지에 적힌“이 작품이 실화임을 믿기란 매우 힘들 것이다. 하지만 명백히 사실이다.”라는 문구 때문에 자꾸 생각을 하거되더군요. 어디까지가 실화고 어디서부터가 지어낸 이야기인지 말입니다.

 

자신이 직접 범죄를 저지르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악의를 자극해서 그들로 하여금 범죄를 저지르게 하는 이들을 FBI는 ‘속삭이는 자(The Whisperer)’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책 제목이 왜 ‘속삭이는 자’인지 알고나니 이 책에 딱 맞은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처음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읽었습니다. 전혀 들어보지 못한 작가의 첫 작품이라 너무 기대했다가 혹시라도 실망할까봐, 그래서 제대로 평가를 할 수 없을까봐 걱정스러웠거든요. 그러면서도 은근 기대를 했던 것 같습니다. 다행이 책은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덕분에 (요즘 야근이 많아서) 출퇴근 시간이랑 잠자기 전 잠깐을 빼고는 책을 읽을 시간이 별로 없었는데도 제법 빨리 읽었습니다.

 

지루할 틈 없이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마치 소설이 기-승-전-결, 승-전-결, 승-전-결, 전-결, 전-결, 결……로 이루어진 것 같은 느낌이더군요. 마지막 페이지를 다 읽을 때까지 독자를 풀어주지 않습니다. 어쩌면 아직도 ‘속삭이니는 자’의 이야기 속에 빠져 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틈틈이 등장하는 앨폰소 베린저 교도소장의 편지도 이야기의 긴장감을 끌어올리더군요. 잊을 만 하면 한 번씩 등장하는 편지는, 신분을 알 수 없는 'RK-357/9'라는 죄수번호의 수감자에 대한 내용입니다. 누군지 알 수 없는 그 수감자가 왠지 풀려나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초초해지곤 했지요.

 

책을 다 읽고 나서도 범인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되더군요. 사람(특히 아무 죄도 없는 아이들)을 죽이고도 아무런 죄의식이 없는, 오히려 살인을 즐기는 범인을 이해할 수는 없지만 이 책을 읽고나니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합니다. 사람을 사람으로 느끼는 게 아니라 사냥감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잔인한 범죄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람을 사냥감으로 생각하는 게 어떻게 가능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모르겠습니다.

 

도나토 카리시, 이 작가가 다시 책을 낸다면 찾아서 읽게 될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후다닥 오븐요리 - 손질하고 담고 넣기만 하면 완성! 후다닥 시리즈 4
양정수 지음 / 미디어윌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언제인가부터 오븐을 빵이나 쿠키를 굽는 용도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란 걸 이 책을 보면서 다시 깨닫게 됐습니다.

 


 

어느 채널인지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제이미의 키친(Jamie's Kitchen)이라는 요리 프로그램을 즐겨 봤었습니다. 영국의 천재 요리사로 불리는 제이미 올리브가 집으로 사람들을 초대해서, 직접 만든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는 내용이었지요.

 

 

프로그램이 시작되면 제이미 올리브가 오늘은 어떤 요리를 할 건지 알려주고는, 작은 오토바이(?)를 타고 시장에 가서 (원산지를 확인하고) 필요한 재료를 구입합니다. 허브는 창가에 놓인 화분에서 싹둑 잘라서 쓰기도 하고 어머니의 정원에서 잘라오기도 하더군요.

 

 

 

뚝딱뚝딱 잘 손질한 재료를 프라이팬에 볶은 다음 오븐에 넣기도 하고 오븐에서 조리한 음식을 냉장고에 넣어서 굳히기도 하고.... 낯선 허브가 많이 들어가서 어쩌면 입에 맞지 않았을 지도 모르는 음식들을 제이미가 요리하고 맛보는 모습을 보면서 꿀꺽꿀꺽 침을 삼키곤 했었지요.

 


 

지금 생각해보니 제이미의 요리에는 오븐이 빠진 적이 없었습니다. 생선요리를 할 때도 고기를 구울 때도 빵이나 케이크를 만들 때도 제이미는 항상 오븐을 사용하더군요. 이 책이 아니었으면 오븐의 기능을 반의 반도 못 사용할 뻔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이미의 요리는 보기에는 좋았지만 구하기 힘든 재료도 많고 방법도 복잡해 보여서 따라할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냥 구경하는 걸로 만족했지요. ‘후다닥 오븐요리’는 제대로 따라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요리법도 많이 어렵거나 복잡하지 않고 익숙한 재료가 많네요.

 

 

작은 블루베리 나무 두 그루를 화분에 기르고 있습니다. 수확량이 많은 건 아닌데 한참 수확을 할 때는 며칠 안 먹으면 한 컵이 모이더군요. 작년에는 가스렌지에 올려놓고 열심히 저어가며 블루베리 잼을 만들었는데 올해는 오븐을 이용해서 만들어봐야 겠습니다. 보통 잼 보다 묽은 상태일 때 오븐에서 꺼내라는 설명을 보며 “역시 도사님은 다 아시는 구나” 생각했습니다. 작년에 제가 만든 잼은 너무 굳어서 빵에 펴 바르기가 쉽지 않았거든요.

 

 

당면, 감자, 소고기, 당근, 양파... 제가 좋아하는 재료가 듬뿍 들어있으면서 요리법도 복잡하지 않네요. 가끔 꺼내서 재료를 섞어주는 게 중요할 듯...

 


 

엄마도 쉽게 만드시고 음식점 아주머니도 쉽게 만드시고 친구도 뚝딱 만들어서 맛있게 내오는 달걀찜. 그런데 내가 만들면 어딘지 모르게 20% 부족한 맛이라서 속상한 달걀찜... 책을 따라 봄나물과 양파, 감자, 베이컨을 넣어서 만들면 맛있는 달걀찜이 될 것 같습니다.

 


 

귀여운 이탈리아식 달걀찜도 책에서 보는 순간! 따라하기 목록에 올라갔지요.

 

 

감차칩에 연근칩에 마늘칩까지... 처음엔 ‘마늘??’하고 놀랐는데 잠시 뒤엔 마늘칩이 왠지 제일 맛있을 것 같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고구마나 양파로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웨지감자 완전 좋아해요. 화분에서 씩씩하게 자라는 로즈마리가 넉넉히 있어서 따라하기 좋은 메뉴네요. 뜨거운 물에 데치듯이 담갔다 건지면 겉에 묻어있는 왁스를 제거할 수 있군요. 레몬껍질 사용하기 망설여졌는데 좋은 걸 배웠네요. 지중해식 레몬소금도 따라하기 목록에 추가했습니다.

 

 

두부조림과 해물순두부찌개를 오븐으로 할 수 있다니 재밌고 신기합니다. 파스타 대신 두부를 납작하게 썰어서 만든 두부라자냐도 아이랑 같이 만들어서 먹으면 좋을 것 같아요.

 

 

남편이 좋아할 것 같은 메뉴네요. 손이 많이 가는 요리는 잘 안 하는 편이라 따라하게 될지 확신은 없어요. 그런데 완성된 모양이 이뻐서 한 컷!^^

 

 

돼지안심은 동그랑땡을 만들거나 돈가스를 만들 때 말고는 잘 이용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요리하는 방법도 있네요. 약선소스에 들어가는 재료가 여러 가지이긴 하지만 따라기는 어렵지 않을 것 같아요.

 

 

립 완전 좋아하는 1人입니다. 집에서 따라하기 1순위네요.

 


 

새우튀김은 만들기 번거롭고 새우는 좋아하고... 그래서 주로 소금구이로 먹었는데 카레향바비큐소스를 발라서 굽는 방법이 있었군요. 따라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카레향바비큐소스를 만드는 게 문제네요. 따라하느냐 침만 삼키느냐, 이것이 문제로다...

 


 

파피요트와 연어데리야키구이, 시사모구이, 황태구이... 이 요리들을 보고 있으니 제이미 올리버가 부럽지 않네요.

 

<후다닥 오븐요리> 덕분에 그동안 빵을 굽는 데에만 이용하는 것처럼 생각하던 오븐에 대한 편견이 사라졌습니다. 쿠키 굽는 데만 오븐을 사용하는 동생한테도 이 책을 알려줘야겠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눈에 펼쳐보는 신기한 크로스 섹션 - 지구의 신기한 사물과 장소를 본다 한눈에 펼쳐보는 크로스 섹션
리처드 플라트 지음, 스티븐 비스티 그림, 권루시안(권국성) 옮김 / 진선아이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제목은 『한눈에 펼쳐보는 신기한 크로스 섹션』입니다. 부제목은 ‘지구의 신기한 사물과 장소를 본다’입니다. 처음에 이 책이 인터넷서점의 신간소개에 들어있는 걸 보고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작년에 출간된 『한눈에 펼쳐보는 놀라운 크로스 섹션 - 37가지 사물이 만들어지는 놀라운 과정을 본다』랑 잠시 헛갈렸기 때문입니다.  

 
 

‘한눈에 펼쳐보는 시리즈’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한눈에 펼쳐 보는 인체 크로스 섹션』이 출간됐을 때였습니다. ‘한눈에 펼쳐 보는 인체 크로스 섹션’은 사람의 몸을 구성하는 뼈대와 장기, 근육, 눈, 코, 입, 귀와 뇌, 림프롸 혈액 등을 구석구석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더군요. 

 

아이들을 위한 책이긴 하지만 제가 더 궁금해서 구입하고 감탄하면서 봤습니다. 피부부터 장기 내부에 이르기까지 가로·세로로 잘라서 그린 그림이 한 페이지에 들어있는 것만으로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는 사람의 몸을 해부한 듯한 그림이 신기하면서도 무서웠는지 ‘한눈에 펼쳐 보는 인체 크로스 섹션’은 제가 가졌던 기대만큼 좋아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받은 ‘한눈에 펼쳐보는 신기한 크로스 섹션’은 손에서 놓지를 않습니다. 특히 ‘도시 크로스 섹션 대형 포스터’를 제일 좋아합니다. 책보다 보기 편해서 그런지, 그림이 신기해서 그런지, 설명이 재밌어서 그런지 도시 크로스 섹션을 보고 또 보더군요. 

 

“아빠, 14세기에 유럽에서는 페스트가 유행이었대요. 유럽인구의 4분의 1 이상이 페스트로 죽었대요. 윽, 페스트 구덩이에 묻었대요.”
 

“엄마, 최초의 기차는 사람을 태운 게 아니래요. 뭘 태웠게요?”
 

“동물?”

 

“아니요, 석탄을 실은 화물열차였대요.”
 

“아빠, 46억 년 전이면 기원전 몇 세기예요?”
 

“글세,,, 기원전 4천6백만 세기 쯤?”
 

“헐~~”
 

학교에 가져가서 책을 보는 시간에 봤으면 좋겠는데, 책이 들어갈 만큼 큰 가방이 없다고 아쉬워하는 아이를 보며 ‘이 책은 잘 골랐구나’하고 뿌듯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이가 잠든 뒤 책을 펼쳐보았습니다. 먼저 차례를 보니 ‘증기 견인차, 불이야!, 우주 정거장, 공항, 풍차 방앗간, 도시, 남극 기지, 영화 촬영장, 베네치아, 타워 브리지, 인체, 그랜드 캐니언’이 있더군요. 한 장 한 장 넘겨보니 스티븐 비스티의 그림 실력에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그림의 빈 자리를 가득 채운 설명도 재밌습니다. 
 

불이야에서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을 식히려고 바닷물을 쏟아 붓는 모습을 연일 뉴스에서 봐서 그런지 빌딩에 물을 뿌리는 소방관과 소방차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게 보이더군요. 불이 났을 때 엘리베이터를 타면 정전이나 열 때문에 갇힐 수도 있고 유독가스 때문에 질식할 위험도 높기 때문에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해서 대피해야 한다고 알고 있었는데 새로운 걸 하나 더 배웠습니다. 

 

누르는 대신 손의 열기에 반응하는 엘리베이터 단추의 경우, 화재의 열기를 손의 열기로 착각해서 불이 난 층으로 달려간다고 하는 군요. 어쨌거나 불이 났을 때 엘리베이터는 탑승은 절대 안 된다는 것! 아이한테 화재교육 제대로 할 것 같습니다. 
 

공항에서는 비행기에서 내리는 승객의 동선은 빨간색으로, 비행기를 타러 가는 동선은 초록색으로 표시가 돼 있습니다. 이 그림을 보면서 남편이 좀 투덜거렸습니다. “왜 하필 JAL이냐. 우리나라 책에는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로 하지...” 하면서 말이죠. ‘작가가 그렇게 그린 걸 어쩌겠어’라고 말하긴 했지만 이 페이지를 볼 때마다 자꾸 남편의 말이 생각나네요. 

 

풍차방앗간은 공항이나 우리몸에 비하면 덜 복잡하지만, 그래도 간단한 구조는 아니군요. 추정에 따르면 한때 영국에 1만 대의 풍차가 있었다고 합니다. 풍차를 보니 돈키호테가 생각이 나더구요. 

 

설명에서 ‘동력이 전달되는 경로’와 ‘곡식이 움직이는 경로’를 자세하게 일러줍니다. 그림에서 곡식통을 찾고 곡식 꼭지도 찾아서 곡식이 움직이는 길을 따라갔습니다. 왼쪽 그림에서 맷돌집에 들어 있는 맷돌을 못 찾아서 잠시 헤매기도 했지요. 요즘은 어떻게 곡식을 빻는지 궁금해집니다. 
 

 

도시는 네 쪽에 이르는 엄청난 그림과 재밌는 설명으로 가득합니다. 같은 내용이 포스터에 한 번 더 있어서 아이가 아주 좋아합니다.

인체는 『한눈에 펼쳐 보는 인체 크로스 섹션』의 그림이랑 거의 같습니다. 나란히 놓고 ‘다른 그림 찾기’를 해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수염이 있는 아저씨군요. 설명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그림을 잘 그릴 수 있는지... 다른 그림도 좋지만 특히 인체 그림은 다시 봐도 참 대단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낯선 땅에 홀리다>, <전50>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전 50 - 은근한 불로 노릇하게 부쳐 먹는 한국의 슬로푸드
손성희 지음 / 시드페이퍼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전’하면 명절이나 제사 때 엄마가 부쳐주시던 생선전이 제일 먼저 생각납니다. 꼬치에 파, 고기, 맛살, 햄, 파프리카 같은 걸 꿰어서 부친 것도 맛있었지요. 어릴 때는 엄마가 전을 부치시면 옆에서 몇 개씩 집어먹곤 했지요. 막 구워낸 전을 뜨거울 때 먹는 그 맛이란......


나이가 좀 들고부터는 동생이랑 나란히 앉아서 전을 부쳤습니다. 동생이 전 거리에 밀가루를 묻혀서 계란물에 넣어주면 노릇노릇 예쁘게 굽는 건 제가 담당했지요. 요즘은 남편 술안주로, 명절 준비로, 그냥 간식거리로 가끔 전을 부치지만 매번 비슷비슷합니다. 고구마튀김, 동태전 혹은 대구전, 굴전, 호박전, 파전, 부추부침개, 그리고 아이가 좋아하는 감자전......


지은이는 이 책에서 50가지의 전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너무 어려운 것만 아니라면 ‘몽땅’ 따라해 보겠다고 마음먹고 차려부터 살펴봤습니다. 남편이 옆에서 ‘쇠고기전이 맛있을 것 같다.’하더니 ‘육포전도 있네!’하며 반가워하더군요. 50가지 다 해달라고 할까봐 은근 걱정이 됩니다. 한동안 책을 숨겨놓아야 겠습니다. 제가 제일 관심있게 본 전은 녹두빈대떡입니다.





녹두빈대떡

『빈대떡은 조선시대에 흉년이 들어 먹을 것이 부족할 때, 가난한 유랑민에게 나눠주던 빈자(貧者)떡, 즉 가난한 이들을 위한 떡에서 유래됐다』고 하는군요. 그래서 옛날 노랫말에 “돈 없으면 집에 가서 빈대떡이나 부쳐 먹지……”하는 부분이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녹두빈대떡에는 녹두와 숙주, 쪽파, 찹쌀가루, 베이컨, 당근이 들어가네요. 김치, 고사리를 넣어도 잘 어울린다는 군요. 따라 해보고 싶은 전 1순위입니다.





쇠고기전

핏물을 제거한 홍두깨나 설도에 찹쌀가루를 묻혀서 센불에 재빨리 구워냅니다. 채소와 겨자소스를 곁들여 먹으면 좋다는 군요. 냉동실에 찹쌀가루가 남아있는지 확인해봐야겠습니다.





고추전

고추전 완전 좋아합니다. 그런데 손이 많이 가서 잘 안 만들게 되지요. 책을 보니 한 번 해보고 싶어지네요.





육원전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반반씩 섞어서 만듭니다. 두부가 들어가서 더 부드러울 것 같네요. 손이 많이 가서 잘 안 만들게 되는, 그런데 한 번 하면 아이와 남편 모두에게 인기있는 전이죠.





깻잎전

어릴 때는 깻잎에 밀가루반죽만 입혀서 구워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깻잎 사이에 양념한 돼지고기와 두부, 양파 등을 넣어서 잘 지지네요. 한 번 만들 때 쇠고기를 넣어서 만드는 고추전이랑,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반반씩 섞어서 만드는 동그랑땡(육원전)이랑, 돼지고기를 이용하는 깻잎전을 조금씩 같이 만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육포전

쇠고기전이랑 비슷한 방법으로 만들겠거니 했는데 아니군요. 육포를 불려서 밀가루와 달걀물을 입혀서 만드네요. 명태전 만드는 방법이랑 비슷해서 쉽게 따라할 수 있겠습니다.





우엉전

책을 보기 전에는 ‘우엉으로 어떻게 전을 만들까?’싶었습니다. 익을 때까지 지지는 데 시간이 꽤 걸릴 것 같아서 말입니다. 비밀은 적당한 두께로 썰어서 방망이로 두드려주는 것이군요. 유장으로 밑간도 하고... 맛있을 것 같습니다.





조갯살달래전

바지락과 파, 혹은 부추를 섞어서 지진 부침개는 막걸리 안주로 종종 상에 오릅니다. 양파를 넣기도 하고 때론 방아잎을 몇 장 넣어서 향을 추가하기도 하지요. 저는 모든 재료를 한 번에 몽땅 섞었는데 책에서는 좀 다른 방법으로 굽네요. 반죽을 프라이팬에 떠 놓은 다음에 조갯살과 달걀물을 올리는군요. 이 방법이 보기에 더 이쁠 것 같습니다.

 


냉이우렁이전과 단호박전, 파래전, 마늘종홍새우전, 삶은 고구마를 으깬 다음 찹쌀가루를 넣고 반죽해서 굽는 고구마전도 재밌겠습니다.


명절 때 전이 조금씩 남곤 하는 데 이때 ‘남은 전 활용법’이 유용할 것 같습니다. 소개된 다섯 가지 중에서 전골이 특히 마음에 듭니다. 여러 가지 전과 함께 가래떡이랑 채소를 전골냄비에 담고 육수를 부어서 끓이는 방법입니다. 모둠전 탕수도 재밌을 것 같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njoy cafe! 카페 서울 두번째 이야기 - 서울의 숨겨진 보석같은 카페를 찾아 떠나는 여행 enjoy cafe! 시리즈 3
이현주 지음 / 북웨이 / 201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카페’라고 하면 커피향이 제일 먼저 생각납니다. 달콤하고 산뜻하고, 세상 어떤 향수보다 더 좋은 香氣로 가득한 따뜻한 느낌입니다. 추운 겨울에는 핫초코 한 잔으로 손과 몸을 녹이고 더운 여름에는 차가운 커피와 함께 쉴 수 있지요. 한 번 들어가면 나가기 싫은 곳... 카페는 그런 느낌입니다.

대학에 다닐 때는 학교 앞 커피숍에서 참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때만 해도 카페가 많이 않았었지요.) 시험기간에는 새벽에 나와도 자리를 잡기 힘든 도서관에 가는 대신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이랑 학교 앞에 있는 커피숍에 모이곤 했습니다. 밀크쉐이크랑 비엔나 커피를 시켜놓고는 몇 시간씩 넓은 테이블 하나를 차지하고 있었지요.

친구가 좋아하던 전통찻집도 기억납니다. 우연히 친구를 따라 들어간 그 집에서, 그때까지 먹어 본 대추차 중에서 제일 맛있는 대추차를 마셨습니다. 걸쭉하고 달콤한 대추차에 대추가 듬뿍 떠 있더군요. 몇 년 뒤에 다른 친구가 직접 대추를 손질해서 꿀에 재웠다며 건네 준 완전 맛있는 대추차에 1등 자리를 내주긴 했지만 여전히 맛있는 대추차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뜰안 -전통차 전문점’에 대한 글을 읽다보니 문득 옛날에 전통찻집에서 마신 그 대추차 생각이 났습니다.

요즘은 달콤한 초코케잌과 브라우니에 푹 빠져있습니다. 몇 주 전에 시작된 ‘초코빵’에 대한 식탐이 줄어들지 않네요. 한 번 먹고 싶은 게 있다가 그 걸 먹고 나면 먹고싶은 생각이 없어지곤 하는데, 이번엔 좀 오래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직 마음에 쏙 드는 초코케잌을 못 먹었거나 이런저런 초코빵을 먹는 사이에 초콜릿에 살짝 중독이 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다보니 이 책에서 제일 반가운 카페는 바로바로 일본식 수제 케이크를 선보인다는 ‘지유가오카 핫초메’였습니다. 아주 맛있는 ‘시카고 초코 케이크’를 쉐프가 직접 만든다는 군요. 책을 읽으면서 “이 카페의 ‘시카고 초코 케이크’를 꼭 먹어봐야지!”하고 생각해버렸지요. 그런데 메뉴는에 시카고 초코 케이크가 없고 ‘시카고 치즈 케이크’만 있어서 좀 의아했습니다. 뭐 그렇다고 ‘지유가오카 핫초메’에서 초코 케이크를 안 만드는 것은 아닐 테지요.

‘올 소울즈 카페’도 저한테 콕 찍혔습니다. 이 카페의 브라우니도 상당히 맛있다는 군요. 그래서 책 뒤에 있는 <올 소울즈 카페 - 브라우니 한 조각 무료> 쿠폰을 특히 잘 챙겨놨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