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알던 방법과는 조금 다른, 그래서 더 멋진 요리로 가득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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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 홈푸드
이미경 외 지음 / 푸른물고기 / 2011년 5월

한동안 음식을 제대로 만들지 않았습니다. 전에는 김치는 시어머니께서 담궈서 보내주시는 걸 먹었지만 국이랑 반찬은 틈틈이 만들곤 했는데 언제부턴가 국과 반찬까지 시어머니께서 보내주시는 걸 먹고 있더군요. 아마도 지난 2년 사이 이런저런 일로 병원신세를 지느라 체력이 떨어지면서 음식을 만드는 것 마저 멀리하게 됐던 것 같습니다.

이제 건강을 꽤 회복하고 시간도 좀 생기고 해서 하루에 국 한 가지와 반찬 한 가지는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야 할 때는 인터넷을 검색해서 요리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미리 식단을 계획해서 멋진 요리를 만들려고 할 때는 책에서 음식을 선택하고 필요한 재료를 사서 책에 나온 요리법을 따라하는 게 편합니다. 미리 책을 보면서 이번 주말에 만들 요리를 정해두고 장을 보면서 이미 즐거워지지요.

장을 보는 건 즐겁지만 요리를 하다가 지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요리법이 너무 복잡하거나, 재료를 손질하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거나 익히는 데 계속 저어야 하거나...... 그럴 때는 요리 시작과 동시에 후회를 하게 되지요. 아직 체력도 완전하지 않고 요리에 필요한 기술도 부족해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만들기 쉽고 편한 요리를 애정(!)합니다. 이 책에 눈길이 머문 이유 중 하나이지요. ‘스피드 홈푸드’라는 제목과 “쉽고 맛있게 스피드하게”라는 문구가 제 사정(?)에 어울릴 것처럼 보이더군요.

목차를 보고는 좀 놀랐습니다. 밥요리, 반찬요리, 면요리, 술안주요리, 선물용요리의 다섯 가지 분야로 나눠서 각 분야마다 수 십 가지 요리를 소개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섯 명의 전문가가 만든 요리의 홍수에 잠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습니다. 보통은 책을 앞에서 뒤로 넘겨가면서 보는데 이번에는 어느 분야를 먼저 볼까 살짝 고민이 되더군요.

남편이 좋아하는 술안주, 아이가 좋아하는 면, 매일 하나씩은 만들기로 마음먹은 반찬... 눈 딱 감고 책을 마음대로 펼쳐서 나오는 부분을 먼저 보기로 했습니다. ‘연근조림’이 당첨되더군요. 예전에 자주 만들곤 했는데, 오랫동안 안 만들다보니 잊고 있었습니다.

간장, 물, 설탕, 건홍초를 넣고 조리다가 간장, 물엿, 조미술을 넣고 볶다가 참기름과 통깨를 넣고 센불에서 1분간 볶기... 식초물에 담그지 않고 그냥 조리는 것이 영양적으로 따지면 더 좋다고 합니다. 책을 따라하면 제대로 된 연근조림이 나올 것 같아서 연근을 사러 마트에 갔다가 우엉을 사서 왔습니다. 못생긴 연근이 가격은 또 왜 그리 비싼지 말입니다. T_T

전에 알던 것과는 다른 방법으로 요리하는 방법이 많이 있어서 재미있는 책입니다. ‘골뱅이 무침’도 저는 소면을 넣은 것만 먹어봤는데, 책에서는 당면과 콩나물을 넣어서 만드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아직 따라 해보지 않아서 장담할 수는 없지만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다음에 불고기를 만들 때는 샐러리를 넣어 볼 생각입니다. 샐러리가 들어간 불고기는 어떤 맛이 날지도 은근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