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박완서 지음 / 현대문학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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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수필을 잘 읽지 않습니다.
저자의 생각이 내 생각과 너무 차이가 나면 책을 읽기가 힘들어지곤 해서
언제부턴가 생각도 잘 안 나는 오래전부터 수필집은 쳐다보지도 않았습니다. 

 

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아마도

오래전에 읽었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때문이거나
아니면 아이에게 사준 ‘자전거 도둑’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일 겁니다.
어쩌면 작가님이 마당을 돌보는 모습이 그저 좋아보여서 였는지도...

 

어릴 적 우리집은 넓은 마당이 있고
마당가에는 감나무 2그루, 무화과나무 1그루,
배나무 1그루, 체리나무 1그루가 심어져 있었습니다. 
 

봄에는 담벼락에 올라가 체리를 따고,
여름방학이 되면 무화과가 익어가고,
가을에는 배와 홍시를 따먹을 수 있었지요. 

작가님의 글을 읽다보니
지금은 체리나무도 없고 무화과나무도 사라져버린
어릴적 우리집이 그리워졌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글을 읽는 시간보다 회상을 하는 시간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가볍게 읽다보면 어느새
묵직한 감동이 마음속 자리를 넓혀가고 있기도 여러번...... 

이다음에 40년이 지났을 때 나는
못 가본 어떤 길을 그리워하며
아름다웠을 거라고 여기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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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몽
황석영 지음 / 창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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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은 술술 잘 넘어갑니다. 역시 황석영 선생님 문장을 읽기 편해서 좋습니다.
잘난 척 하면서 베베 꼬아놓거나
오른쪽으로 두 번, 왼쪽으로 세 번 비틀어놓는 과시도 없어서
한 번 읽으면 이야기가 그대로 전달됩니다.
실존인물을 이름만 살짝 바꿔서 글 속에 그대로 던져두시는 센스까지...

죄 많은 몇몇 사람들은 고민 좀 했을 것 같습니다.
“왜 내 이야기를 당신 책에 넣었느냐?”고 따지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 같습니다.
뭐 그래봐야 “저 양반이 저 혼자 살겠다고 도망친 그 놈이었네.”하는 말 밖에 못 듣겠지만요...
가진 자와 가지려는 자와 못 가진 자,
위에서 군림하며 더러운 명령을 내리는 자와 그 명령에 따라 더러운 일을 직접 하는 자,
결국 살아남은 자와 살아남지 못한 자...
박선녀와 김진, 심남수, 홍양태, 그리고 임정아....

이들의 삶을 빌려 작가가 마지막까지 하고싶은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요?
비리? 도의? 욕망? 희망?
어쩌면 대한민국에서 인간으로 산다는 것에 대한 회한일까요?
그냥 재미로 읽고 ‘잘 읽었다’하며 덮어두기엔 너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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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살림의 여왕/좋은여행 나쁜여행 이상한여행>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좋은 여행, 나쁜 여행, 이상한 여행 - 론리플래닛 여행 에세이
돈 조지 지음, 이병렬 옮김 / 컬처그라퍼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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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읽기 전에, ‘여행’이라고 이름을 붙일 만 한 나들이를 다녀온 게 언제였나, 곰곰이 또 곰곰이 생각을 해봤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난 지금까지 생각나는 게 없네요. 젊었을 때(?)도 여행을 썩 좋아하지 않았지만 요즘은 더 심해져서 ‘집’과 사무실만 왔다갔다 하고 있습니다.

지난 여름휴가 때도 ‘휴가 때 뭘 할거냐’는 동생의 질문에 ‘엄마한테 아이 맡겨두고 실컷 늦잠자고 낚시하고 추리소설 몇 권 읽었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답니다. 결국 사정이 생겨서 낚시는 못했네요.

이 책은 세계적인 전문 여행작가들과, 세계적인 여행가이드북 론리플래닛 홈페이지에서 후원한 여행 수기 공모 대회를 통해 응모한 작가들의 여행기를 엮은 에세이입니다. 모두 31편의 짧은 글이 들어 있네요. 글이 시작될 때마다 제목 아래에 지도로 나라와 지역을 보여줍니다. 지도에서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말고는 찾을 줄 모르는 사람에게 고마운 일이지요.  



체코(프라하), 보츠와나(오카방고 삼각주), 인도(카자), 일본(후지산), 이탈리아(베네치아),  

네덜란드(마스트리히트), 방글라데시(핑크 궁), 태국(치앙마이), 에티오피아(아디스아바바),  

스페인(이비사 섬), 터키(셀주크), 아프카티스탄(카불)......  

이탈리아가 제일 여러 번 나오더군요. 미국을 여행한 작가들도 몇 명 있구요.
(‘보츠와나’는 처음 들어봤습니다.)

서른 한 편의 이야기 중에서 ‘네덜란드 화장실’이 제일 기억납니다.
네덜란드의 ‘마스트리히트’라는 도시의 도서관에서 화장실을 찾은 작가의 고생(?)이 눈 앞에 보이는 듯하더군요.
여러분이 혹시 마스트리히트의 도서관에서 화장실에 갔다면 화장실 문에 손잡이가 없다고 놀라거나 동전을 넣지 마십시오. 대출반납대에 ‘화장실 문 손잡이’가 있답니다. 그리고 또 아무리 급하더라도 화장실에 들어갈 때 손잡이를 잊으시면 안 됩니다. 안에도 손잡이가 없다는 군요. 손잡이가 없으면 안엣어도 문을 열 수 없답니다.

그리고 ‘메모를 남겨 주십시오’도 재밌었습니다.
인도 캘커타 공항 ‘덤덤공항’의 수하물 보관소에 대한 불만사항의 역사(?)를 보여주는 글입니다.
1958년부터 반세기에 걸쳐 수백 페이지에 걸쳐 똑같은 불만사항이 얽혀있는 책(?)이 있답니다.
지금은 덤덤공항이 ‘네타지 수바스 찬드라 보세 국제공항’으로 이름을 바꿨다고 하네요.  


책을 계속 읽다보니 실수담이나 황당한 이야기가 많아서 좀 심심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직접 이런 일을 겪었다면 절대 심심할 수가 없겠더군요.
이 책에 나온 나라를 여행할 계획이 있는 분이면 여행을 떠나기 전에 한 번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언젠가 이 책에 나온 여러 나라를 여행하게 된다면 한 번 더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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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살림의 여왕/좋은여행 나쁜여행 이상한여행>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친환경 살림의 여왕 - 건강한 우리 집 만드는 똑똑한 살림 비법
헬스조선 편집팀 지음 / 비타북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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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참 좋습니다.
살림의 여왕, 그것도 ‘친환경 살림의 여왕’이니까요.
불량주부인 저는 제목에서 이미 호감을 가질 수밖에요.

일단 목차부터 봤습니다.
헉, 이렇게 많은 내용이 들어있다니...

어디부터 봐야 좋을지 모르겠더군요.

일단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실내 가드닝’부터 보기로 했습니다.

봄·여름·가을에는 옥상에 화분을 두고

토마토와 고추, 쌈채소, 로즈마리 같은 식물을 길렀는데

요즘은 날씨가 추워져서 아쉽던 참이거든요.



비료만들기

달걀 껍데기_ 탄산칼슘이 흙을 중화시켜 토양이 산성화되는 것을 막는다. 달걀 껍데기를 깨끗이 씻은 다음 흰 막을 제거하고 잘 말려 곱게 빻는다. 파우더 입자처럼 곱게 빻는 것이 좋다. 물기 없이 믹서에 갈아도 된다. 숟가락으로 적당량(2~3숟가락)을 겉흙 주변에 올려준다.


원두커피 찌꺼기_ 커피 찌꺼기에는 질소, 나트륨, 인 등의 영양분이 풍부해 꽃을 피우는 식물에 특히 좋다. 간혹 흙 위에 올리고 물을 주면 흰 곰팡이가 생기는데 식물에는 해가 없으므로 괜찮다. -본문 93쪽


이 부분이 첫눈에 들어오더군요.

화분에 식물 기르기를 좋아하는 친정엄마께 알려드려야겠습니다.

계란 껍데기가 식물에 좋다는 건 아시는데 제대로 활용하는 법을 몰라서

그냥 통째로 화분에 수북이 올려놓곤 하시거든요.


원두커피 찌꺼기가 좋다는 말도 예전에 듣긴 했는데

곰팡이 걱정에 사용을 못 하고 있었습니다.

내년 봄엔 걱정없이 화분에 조금씩 올려놓아야겠습니다.


컵에 무순 같은 새싹채소를 기르거나

‘아파트형 채소포트’에 다양한 채소를 심어보는 것도

재밌을 것같습니다.


봄이 되면 아이방에 벽지대신 페인트를 칠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친환경페인트에 대한 소개가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환경마크, EG(에틸렌글리콜)-Free 확인하고,
친환경 수성페인트나 천연페인트 중에서 골라봐야겠습니다.


집 안에 두면 좋은 식물도 배웠습니다.
보스턴고사리는 포름알데히드를 제거하는 데 좋고
게발선인장은 전자파를 제거하고 밤에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는군요.
스파티필름은 가습기 역할에다 오존 제거율이 높네요.
크라슐라와 아이비, 클로로피텀(접란)도 집안에 두면 좋답니다.


우리집을 무공해 공간으로 만드는 청소와 관리의 법칙부터
친환경 세탁과 실내 가드닝, 친환경 인테리어, 진짜 에코라이프,
식품 보관과 활용법, 가족 건강을 챙기는 법, 그리고 화장품 활용과 피부 관리법까지
책에 있는 내용이 워낙 다양해서 소파 옆에 두고 틈틈이 ‘다시보기’를 해야겠습니다.


다음달에 이사가는 동생한테도 한 권 선물하려구요.
오랜만에 언니노릇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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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클럽 - 그들은 늘 마지막에 온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노블마인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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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의 진수는 단편에서 느낄 수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어쩌면 그 말이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얼마 전 읽었던 ‘반가운 살인자’도 그랬고, 이 책도 한 번 손에 들면 놓기가 힘이 듭니다.
그래서 순식간(!)에 읽어버리게 되더군요. (뻥이 좀 심했나요?ㅎㅎ)

탐정클럽에는 다섯 편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위장의 밤
덫의 내부
의뢰인의 딸
탐정 활용법
장미와 나이프

책을 읽고 제목을 다시 보니, 제목도 참 잘 지었습니다.
(장미와 나이프는 더 좋은 제목도 있지 않았을까 싶지만
뭔가 제가 눈치채지 못한 뜻이 숨어 있을 테지요.)

<위장의 밤>은 답이 없을 것 같았는데 답이 있더군요.
<덫의 내부>는 처음에 등장한 세 명의 남자가 누군지 어찌나 궁금하던지......
<의뢰인의 딸>은 긴장감이 살짝 약하더군요. 그래도 손에서 책을 놓지는 못했다는......
<탐정 활용법> 범인들은 자수하거나 멀리 도망가거나 둘 중 하나를 택할 듯합니다.
<장미와 나이프> ‘악의’가 생각나더군요.
아우, 범인이나 결말을 밝히면 안 되니까 조심스럽네요.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님의 작품은 이번이 네 번째입니다.
‘회랑정 살인사건’은 지은이가 유명한 작가님인 줄 모르고 그냥 읽었고
‘용의자 X의 헌신’에서 의심 없이 읽다가 뒤통수 한 방 제대로 맞았고
‘악의’는 나름 긴장하고 읽었는데 역시 뒤통수를 치시더군요.  


다음으로 찜한 책은 ‘백야행’과 ‘방황하는 칼날’인데,
책장에 아직 읽지 않은 책이 꽤 있어서 당분간은 힘들 듯합니다.

탐정 클럽 2에서 이름 없는 탐정의 활약이 계속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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