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더 선 시스터 문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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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메는 대학 사년 동안의 기억이 없다고 했지만 아야네와 마모루, 두 사람의 기억으로 그들이 생각지는 않았으나 그 사년 동안의 시간은 꿈을 향해 나아가는 기반을 만들어준 소중한 시간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세 사람의 기억 속에 똑같이 각인되어 있는 사건(뱀이 날아온 사건)은 인상깊어 학창 시절을 떠올리는 한 사건이 되었고 이 사건으로 인해 세 사람은 몇 년간의 시간을 함께 하게 된다. 그러나 세월이 훨씬 지난 후 하지메와 아야네, 마모루 자신들의 기억은 추억속에 머무르게 된다.

 

대학을 졸업한 후 취직을 한 후 사회에 몸 담았던 하지메는 현재 영화감독이 되어 있다. 그의 다음 작품으로는 옛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짐작이 되지만 아쉽게도 아야네와 마모루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메가 인터뷰 중에 같은 금융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했다고 했으니 그 상대가 아야네는 아닐 것이다. 마모루의 기억속에서는 하지메가 아야네를 좋아했다고 언급했기에 두 사람이 이어지지 않아서 안타깝다. 청춘남녀의 사랑이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나이가 들어서도 사라지지 않는 모양이다. 하지메와 아야네와 마모루는 서로 추억속에서 존재하는 것이 더 좋은데도 말이다.

 

하지메처럼 아야네도 자신의 꿈을 이루었을 것이라 믿는다.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둘러, 둘러 들려준다고 꽤나 지루한 이야기를 들어줘야했음에도 그녀가 자신의 이야기를 이렇게 글로 쓰고 있으리라 생각하니 그런 감정들이 아무 상관 없어진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바로 성인이 되어 버린 후의 일은 대학을 들어오기 전이나 후 모두 지루한 시간들이었지만 사년 동안은 '글을 쓰고 싶다'라는 꿈을 가지게 하는 기반이 되어준 시간이었으니 그리 헛되게 보낸 것은 아닐 것이다.

 

잔잔한 호수를 바라보는 듯 무난하게 세월을 보낸 마모루와 아야네와 하지메의 이야기는 나를 옛 기억속으로 데려간다. 나도 입이 삐뚫어져도 그 시절이 좋았다고 말하진 않겠지만 나이를 먹는 것이 무서워지는 요즘 그때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간다면 어떨까 가끔 떠올려 보기도 한다. 다시 돌아가봐야 지금까지 겪었던 일들을 다시 겪을 뿐이겠지만 어쩌면 다른 결말을 만들어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삶은 늘 바뀌니까 말이다. 

 

동료들과 함께 밴드에서 연주를 했던 마모루가 지금은 배가 나온 중년의 아저씨가 되어 있을지는 모르지만 음악을 들으며 다시 연주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떠올렸을 그의 모습은 눈 앞에 그려볼 수 있다.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세월이 마모루와 아야네의 꿈을, 하지메의 현재를 이해할 수 있게 하니까. 현실은 때론 가혹하고 빛나 보였던 옛 기억을 퇴색시키지만 그 시간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평온해진다면 학창시절을 그리워해도 되지 않을까. '그 시절이 좋았다'고 무심결에 말해 버려도 상관 없을 때가 분명 올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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