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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364일 ㅣ 블랙 로맨스 클럽
제시카 워먼 지음, 신혜연 옮김 / 황금가지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리즈는 생일 날 자신의 시체를 발견한다. 그런데 어떻게 죽게 되었는지 기억나는 것이 없다.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었던 그녀의 곁에는 이제 1년 전에 뺑소니 사고로 죽은 알렉스의 영혼 뿐이다. 더이상 사랑하는 리치, 아빠, 엄마, 조시의 곁으로 다가갈 수가 없다. 사후 세계에 대해 알지 못하지만 죽은 후에 이렇게 이 세상을 떠나지 못하고 남아 있는 것은 너무 가혹한 일이다. 자신의 물건을 나눠 가지는 친구들을 볼 때 얼마나 괴로웠을까. 다른 사람 손에 가는 것 보다 낫다고 위로해 보지만 이렇게 죽어 영혼만 있는 상태로 사랑하는 이들을 바라보는 것은 리즈를 너무나 힘들게 한다.
리즈를 죽인 범인이 누구인지는 짐작이 가능하다. 보트 안에 있었던 이들 중에 범인이 있는데 그 관계가 너무 협소해서 누군지 짐작이 가능하다. 그런데 살해 동기가 무엇인가 그것이 궁금했는데 리즈의 장례식을 다녀온 후 동생 조시와 리치가 함께 있는 것을 보고 대충 짐작은 되었다. 시간이 흐르면 이것은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곧 알게 되지만 그 땐 이것이 다라고 생각했었다.
죽은 뒤의 기억이 완전하지 않은 것은 리즈가 자신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부분이기는 한데 살았을 적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영혼이 되면 이렇게 기억이 흐릿해지는 것인가. 거기다 과거의 기억속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영혼의 세계를 모르니 이런 일은 없을거라고 말하진 못하지만 리즈처럼 시간이 허락해 이 세상에 머물 수 있다면 이렇게 죽은 후에라도 자신의 삶을 다시 돌아볼 수 있겠지만 그럴 것 같지 않으니 이건 도무지 현실적이지 않다.
리즈는 확실히 죽은 후에야 자신의 삶을 되돌아본다. 그동안 많은 인기와 타인에게 사랑받고 살아온 기억때문에 여전히 알렉스를 무시하는 리즈, 하지만 알렉스의 기억속에서 그녀는 그리 좋은 아이가 아니다. 그러나 이른 아침에 뛰는 것을 좋아하고 동생 조시를 아끼며 리치를 사랑하는 마음에 변함이 없는 리즈의 모습은 평범한 소녀들과 다르지 않았다. 사고로 죽은 것으로 보이는 자신의 죽음을 파헤치는 조가 아니었다면 자신을 향한 리치의 마음을 결코 알지 못하고 떠났을 것이다. 자신의 죽음에 대한 모든 진실을 알고 떠나게 되어 많이 슬프지만 이제 사랑하는 아빠와 리치를 떠나 보내는 그녀가 그리 추워 보이지 않는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