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바위 - 영험한 오하쓰의 사건기록부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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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가 만들어낸 인물인 오하쓰는 죽은 영을 볼 수 있고 죽은 사람이 남긴 마음을 따라 무슨 일이 생겨 죽게 되었는지 볼 수 있다. 죽은 사람을 만지면 그 사람이 죽기 전에 무엇을 보았는지 마지막 몇 초를 볼 수 있는 능력이나 어떤 물건을 만지면 사건이 발생 했을 당시의 상황을 볼 수 있는 능력은 이미 여러 작품들을 통해 보아왔기에 오하쓰의 능력이 무섭다거나 믿을 수 없다거나 하는 그런 낯선 감정들을 느끼진 않았다. 단지 오하쓰가 우쿄노스케와 함께 사건을 해결할 때 사악한 영을 물리치거나 잡는 그런 일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죽은 영이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해를 끼칠 때 도움을 주고 상처 받은 죽은 영의 마음까지 어루만지는 것을 보면서 그녀의 모습이 탐정이라기 보다는 '퇴마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다. 오히려 탐정에는 우쿄노스케가 어울린다. 오하쓰와 같은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산학을 연구하는 사람답게 모든 문제를 명확한 확신을 근거로 풀어나가고 직접 발로 뛰어 탐문하고 자료를 찾아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모습이 딱 탐정의 모습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우쿄노스케도 오하쓰처럼 우리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이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는데 우쿄노스케가 오하쓰도 편안하게 생각할만큼 그냥 좋은 인상을 한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의 실망감이란.(도대체 이 감정은 뭐지?) 시간이 흐르면 오하쓰에게 우쿄노스케가 있음으로써 오하쓰를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도 하고 사건을 해결하는데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처음에는 그가 영 믿덥지가 않았다. 부교의 부탁으로 오하쓰와 함께 했으니 훗날을 위해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알려고 온 권력자의 아들 같기도 하고, 부교가 떨어뜨려 놓은 낙하산 같았다고 할까. 아무튼 그랬다. 엇, 이거 꽤나 말이 길어졌군. 자 이제 사건 이야기를 해 볼까. 지금보니 뜬금없기는 뭐 나도 마찬가지군. 아무튼 각설하고.

 

어느날 오하쓰에게 한 여자아이의 시체가 보인다. 그런데 이것은 이후에 벌어지는 끔찍한 사건들의 시작에 불과했다. 오하쓰가 오빠 로쿠조의 일을 돕는 것이지만 그녀가 없다면 모든 사건의 진실을 아무도 알아챌 수가 없을 정도로 이해할 수 없는 일만 벌어진다. 오센과 나가 도령으로 불리우는 아이들의 죽음이 백여년 전에 있었던 '겐로쿠 아코 사건' 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오하쓰와 우쿄노스케의 행보가 빨라진다.그런데 백여년 전에 죽은 한 무사의 원념이 이 모든 사건을 일으키고 있다고 하는데, 이게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 무슨 원한이 깊어 백여년이나 지나서도 예전과 똑같은 사건을 일으키는 것일까. 이것을 오하쓰와 우쿄노스케가 알아보고 있지만 역시 현대에 살아가는 나는 무사의 충심이나 기백 같은 것은 이해할 수 없어 문제다.  

 

백여년의 시간을 두고 과거에서 일어난 사건과 현재에서 일어난 사건을 연결시키는 것이 너무 억지스럽기 때문인데 오센과 나가 도령의 죽음때문에 그렇다. 복수를 하기 위해 죽인 것도 아니다. 살아 있었을 때 느낀 감정을 죽어서도 끊어내지 못해 살아있는 사람의 몸을 빌려 다시 똑같은 일을 벌인다니 이게 도저히 이해가 안간다. 작가가 '겐로쿠 아코 사건'의 진실이 무엇인지에 대해 소설을 써보자 한 것은 알겠는데 이렇게 감정이입이 안되어서야. 역시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옛시대물은 나에게 맞지 않는 것인가. 옛시대에 있었던 일이니 이해 못할 것이 무에 있냐고 하면 할말은 없지만 탐정 소설도 아니고 퇴마이야기를 쓴 것도 아닌 이도 저도 아닌 느낌은 이렇게 끝까지 생경한 느낌만을 전할 뿐이다. 오하쓰와 우쿄노스케 콤비의 활약을 앞으로도 계속 보게 될 것 같은데 이같은 느낌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생각하고 가볍게 읽어야 할지, 사건의 무게를 생각해서 심각하게 읽어야 할지는 다음 작품에서 고민해 봐야겠다. 이제 또 어떤 일이 벌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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