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 살인사건 탐정 글래디 골드 시리즈 4
리타 라킨 지음, 이경아 옮김 / 좋은생각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아이다, 벨라, 소피 이 세 할머니들 중 누구 하나 죽지 않고 멋지게 사건 하나를 해결했다는 것이 정말 신기하다. 나이가 들어 범인 인상착의도 제대로 볼 줄 모르는 할머니들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건을 맡기는 고객이 있다는 것에 더 놀라워 해야 할라나. 사실 글래디, 에비, 아이다의 활약으로 살인 사건이 해결될 때가 많아 이들이 유명해지긴 했지만 요란하게 입는 소피와 백치미를 내세우는 벨라는 그냥 동네 주민으로 남는 것이 낫지 않을까. 동료라는 이름으로 함께할 뿐, 아니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할 뿐이라 전문성을 요구하는 탐정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벨라와 소피는 제외해야 할 인물일지도. 그런데 이렇게 가벼운 추리, 미스터리 장르의 책을 재미로 읽어? 말어? 정말 고민하게 만드는 사건이 생겼으니 바로 45년 전에 일어난 살인 사건을 해결해 보겠다고 나선 잭 랭포드때문이다. 글래디의 남편 잭 골드가 죽게 된 사건의 진실을 알아본다는 건데 잭 랭포드에게는 글래디를 향한 프로포즈로 이것만큼 로맨틱한 프로포즈가 없겠지만 독자로서는 이렇게 오래된 살인 사건을 이제야 파헤쳐서 진실을 알아낸다는 것에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다. 리얼리티가 떨어진다고나 할까.

 

모든 진실은 1961년 잭 골드가 죽었을 때 드러났어야 했다. 그런데 그 사건을 맡은 경찰들은 도대체 무엇을 했단 말인가. 그 때 범인의 얼굴을 본 패티도 있었지 않은가. 자기 대신 죽음을 당한 잭을 위해서 패티 데니슨은 진실을 은폐하지 말았어야 한다.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있었다면 그 때 범인이 누구인지 말했어야 했다. 다행히 그래도 '정의'는 살아있었는지 세월이 흘렀어도 벌을 받아야 할 사람은 벌을 받았는지라 더는 언급하고 싶지 않지만 아무 것도 모른 채 45년을 살아야 했던 글래디와 그녀의 딸 에밀리를 생각하면 지금에서야 모든 것을 알게 된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물론 45년만에 사건의 모든 진실을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은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 등에서나 가능한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래서는 리얼리티가 떨어질 수 밖에 없지만 글래디의 명성이 높아져 사건을 하나씩 해결해 보인다고 해두자. 살인사건이 벌어지는, 피가 튀는 사건들 속에서 느려 터진 할머니들이 범인을 알아내고 살인 사건을 해결한다는 것 자체가 현실성이 떨어지긴 하지만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로는 괜찮잖아?

 

나이가 들었으나 할머니들도 아직은 심장이 뛰고 있는바 무엇을 하든 잘 할 수 있고 핑크빛 사랑, 열정적인 사랑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글래디 골드 시리즈의 처음 의도였을 터이나 아날로그식으로 수사하고 모두 모이려면 한참이 걸리는 이 할머니들이 모여 대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솔직히 의문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삶의 지혜를 얻은 이들에게는 그 누구도 상대가 되지 않았다. 현직 경찰 모리조차 상대가 되지 않았으니 말 다했지.

 

그런데 필립을 잃고 사랑의 열병때문에 힘들어 하는 에비의 모습을 보는 건 정말이지 못할 짓이다. 그 나이에도 그렇게 가슴이 아프냐고 물을 수도, 애초에 살인자를 사랑하지 않았냐고 물을 수도 없다. 늙었어도 마음이 가는 걸 어쩌냐 그저 털어버리고 일어나길 바라는 수 밖에. 이제 에비에게 전 남편이 나타나 정신 없게 만드는 모양인데 재결합 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보아하니 친구로 지낼 수는 있을 것 같다만 그건 두고 봐야 알 일이고, 어쨌든 잭 랭포드와 글래디가 가족을 이루어 사는 모습 빨리 보여주지? 사랑이 빗나가고 또 만나고 하는 건 살 날이 얼마남지 않은 노인들에게 못할 짓 시키는 거니까. 독자들에게도 답답한 일이고.  두 사람이 빨리 행복하게 사는 모습 보여주면 좋겠는데, 다음 권에서는 이루어지겠소? 글래디와 그의 동료들은 다음 권에서도 살인 사건을 맡는 모양인데 지금까지와는 다른, 그리 가볍지 않은 소설 한 권이 탄생하면 좋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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