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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관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1 ㅣ 케이 스카페타 시리즈 1
퍼트리샤 콘웰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법의관 스카페타 박사를 중심으로 시작되는 '법의관'은 사건을 여성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어 모든 것을 섬세하게 그리고 자세하게 설명한다. 비슷한 장르의 다른 소설들처럼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이 누구인지 파헤치는 것은 똑같지만 스카페타 박사의 신변, 주변에 대한 이야기들이 섞여 있어 그리 느리지 않은 전개임에도 조금 지루하다. 이는 어디까지나 이 책의 중반까지 그렇다는 것이다. 그 이후로 애비 턴불의 여동생이 희생되면서 이야기는 점점 긴박하게 진행되기 시작한다.
법의관이라고 하면 일반인에게는 음침하기 그지 없는 존재다.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자세히 알고 싶지도 않다. 나의 가까운 사람들의 시신에 칼을 대는 존재로 결코 가까이 하고 싶지 않지만 죽은 사람의 마지막 말을 듣고 타인의 죽음에서 결코 자유로워질 수 없는 스카페타 박사가 들려주는 모든 것들은 소홀히 대할 수 없다. 루시가 스카페타가 다칠 수도, 죽을 수도 있다는 것에 아이답게 과민하게 반응함으로써 그녀 또한 연쇄살인범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독자들은 시시각각 뻗어오는 범인의 숨결을 통해 느낄 수 있다. 케이 박사의 말대로 왜 그녀들이어야 했을까를 끊임없이 떠올리다 보면 범인의 숨결이 내 가까이에서도 들려오는 것을 느끼게 되는데 이는 정말 무섭다.
그동안 형사 피트 마리노도 탁월한 실력으로 범인이 누구인지 가까이 다가가지만 법의관 스카페타 박사가 마리노 못지 않은 실력으로 그 보다 먼저 범인을 밝혀낸다. 이는 법의관의 영역이 이렇게 다양했었나 의문이 들게 하지만 감정적인 마리노와 다르게 모든 것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스카페타 박사가 범인을 밝혀내는 것에 무리는 없어 보인다. 여러 명의 여성들이 연쇄살인범에게 죽임을 당하고 그녀들이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어 공포심이 최고조에 이른 독자들에게는 무슨 수를 써서든지 범인을 빨리 잡는 것이 중요하다. 냉정하다고 하겠지만 마리노의 감정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다.
법의관 스카페타 박사, 형사 피트 마리노, 프로파일러 벤턴 웨슬리 이들이 주축이 되어 해결하지 못할 사건은 없어 보인다. '법의관'에서는 벤턴 웨슬리의 활약이 저조한데도 범인의 성격, 행동 유형, 심리 상태 등을 파악하여 범인의 감정을 도발시키는데 도움이 되어 그의 존재감은 크다. 이 일에 마리노를 제외시킨 것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지만 어쨌든 스카페타 박사의 의견으로 웨슬리와 애비 턴불의 활약으로 범인을 잡아낼 수 있어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