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사람 1 - 미스테리심리썰렁물 시즌 3 강풀 미스터리 심리썰렁물
강풀 글.그림 / 문학세계사 / 200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들이 사는 곳이 우주공간은 아닐터, 그들도 우리 곁에서 우리와 똑같이 숨을 쉬고 음식을 먹고 살아가고 있을텐데 지금까지 나는 이것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었다. 뉴스에서나 등장하는 그런 무시무시한 괴물 같은 것이라 여겼었고 보지 않고 외면하면 나와는 다른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이 되는 것처럼 모른척 해 왔다. 그런데 강풀의 '이웃 사람'은 이런 무관심으로인해 무고한 한 생명이 죽어갈 수 있음을 이야기 한다. "저 사람 수상해. 별 일 아니겠지. 신경 끄자" 이런 말로 변명하며 외면해 버리고 용기를 내지 못했을 때 이미 나의 이웃은 한 사람씩 죽어가는 것이다. "에이, 이거 너무 극단적인 생각 아니야? 아무일 아닐 수도 있는데 괜히 의심해서 신고하면 나만 이상한 사람 될 수도 있고 더군다나 경찰들이 증거도 없는 일에 신경이나 쓰겠어?"라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들 하겠지만 이렇게 많은 이들이 의심하는 사람이라면 경계해야 하는 것이 맞다.



열흘에 한 번씩 피자를 시킨 2동 101호에서 아르바이트생이 들은 지하에서 들려온 '탕', '탕'하는 소리들, 가방을 사 간 사람이 수표에 타인의 이름을 도용해 이서한 것을 알게 된 가게 주인, 경비원이 화장실에서 발견한 흰색 머리카락 등 수많은 증거들이 있으나 수상하게만 생각하고 외면해 버린 것으로 인해 이 빌라에서 사람들이 한 명씩 사라져 가게 된다.



강풀의 '이웃 사람'은 처음부터 범인이 누구인지, 어떤 방법으로 살인을 저지르는지 독자들에게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시작한다. 첫 장면은 죽은 딸이 일주일 째 집으로 돌아온다고 한 여인의 독백으로 시작하지만 시간을 '열흘 전'으로 돌려 사건이 어떻게 벌어지게 되었는지 차근차근 범인의 행동을 보여줌으로써 '이웃'에 대한 공포심을 고조시킨다. 큰 가방을 사는 남자에게 시선이 머물었을 때 이미 독자들은 사건의 전말을 파악해 버리지만 별일 아닌 것으로 끝나길 기대하며 외면해 버린다. 저 큰 가방 안에 무엇이 들어갈지 아니까. 좀 작지만 가방 두 개에 넣으면 된다고 했을 때 범인이 어떻게 할지 이미 머릿속에 떠올라 버려도 그가 무섭게 생겼지만 씩 웃으면 마음씨 좋은 이웃 아저씨로 보일 거야, 라고 끊임없이 되뇌인다. 곳곳에 드러난 증거와 행동들로 그가 범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그 끔찍함에 나는 비겁해지기로 한다.



언제부터 '이웃'이라는 말이 이렇게 무섭게 들리기 시작했을까. 어린 시절 이웃과 음식을 함께 나눠 먹던 시절에는 '이웃'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을 떠올리지 않았는데 지금은 이웃에 누가 살고 있는지 알지 못해 그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살인범이 나와 같은 곳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무섭지만 누가 살인범인지 알 수 없어 그 익명성 때문에 더 무섭다. "엄마"라는 말을 내뱉지 못하고 "어, 어, 어".......라는 말만 하며 범인에게 끌려가는 한 여자아이의 모습이 눈 앞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코 앞에 집이 있지만 닫힌 문 밖에서 "엄마"라고 외쳐부르지 못한 아이는 비겁한 내가 외면해 버려 죽게 되었다. 이제 이 아이는 가족이 된 새 엄마 가까이에 다가설수도 더이상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갈 수도 없게 되었다. 자, 이제 나는 이 수상한 사람을 어떻게 할 것인가. 외면해버리면 나도 범인의 손에 죽임을 당할지도 모른다. 이제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