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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귀부인 살인 사건 ㅣ 탐정 글래디 골드 시리즈 2
리타 라킨 지음, 이경아 옮김 / 좋은생각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만나면 늘 다투기 바쁘고 무슨 일을 하든 느린 글래디, 에비, 아이다, 소피, 벨라 할머니가 매일 똑같은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우선 반갑다. 그동안 혹여 누군가가 노환으로 죽지 않았을까 걱정했냐구? 아니, 무슨 말씀을, 전혀. 연쇄살인사건이 주위에서 벌어지는 것이 일상화된 사람들이 어디 그리 흔한 일인가. 글래디와 에비, 벨라, 아이다, 소피 할머니들의 주위엔 이런 일들이 너무 흔해서 걱정이 된 것이다. 희생자가 되지 않았나 해서 말이다.
"플로리다 귀부인 살인사건"은 탐정 글래디 골드 시리즈의 2편에 해당한다. 이 책에 대해서 결론부터 말하자면 노인들이 당한 사건만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는 독특한 발상이지만 1편인 "맛있는 살인사건"과 동일한 패턴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것은 독자에겐 지루한 일이다. 리타 라킨이 이런 식으로 소재만 바꾼 시리즈를 계속 출판한다면 글래디 여사의 모험을 얼마나 오래 볼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회의적일 수 밖에 없겠다. 어쨌든 이제 3편인 "카사노바 살인사건"도 읽어볼 테지만 더 이상의 큰 실망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흠 이쯤에서 이 이야기는 그만하고 "플로리다 귀부인 살인사건"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 1편과 다르게 이제 조금 친해졌다 여겼는지 글래디가 우리들에게 조금 속마음을 보여주었는데 그녀의 전 남편 '잭'이 어떻게 죽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녀에게 가족을 잃게 한 이 사건은 글래디에겐 아주 아주 끔찍하고 슬픈일이었는데 지금까지도 악몽을 꿀 정도로 현재도 그녀는 여기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이는 그녀가 모건의 아버지 '잭'과의 사랑에 마음을 다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마도 전 남편 '잭'의 사건도 글래디 여사가 해결하지 않을까 기대하게 되지만 우선은 잭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서는 것이 먼저인데 그녀에겐 이것이 참 어렵다.
앞으로 유능한 경찰이었던 잭이 탐정사무소를 연 글래디 여사 일행에게 큰 도움을 줄 것 같지만 글래디와 잭이 어떤 인연을 이어갈지 아슬아슬하다. 사실 잭과 모건이 없어도 글래디와 동료들은 사건을 아주 훌륭하게 해결하니 잭이 크게 도움될 일은 없겠지만 지금은 글래디의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잭은 큰 도움이 된다. 보통 사람이 살인사건을 대면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니까. 나이가 많아 매일 매일 죽음과 가까이에 다가간다고 하지만 여전히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탐정 일을 하는데 있어서 무엇이든 이들에게 문제될 것은 없다. 단지 기억 속에서 사건을 재구성하는 시간이 길다는 것과 몸이 둔해 범인을 잡는 것이 힘이 든다는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 뭐 어쨌든 지금까지 꽤 여러 사건을 해결해 오지 않았는가. 점점 일거리가 들어올 것이다. 아파트 내에 벌어지고 있는 변태 사건이 해결되지 못한 채 2권이 끝나 버려 아쉽지만 3편에서 사건에 대한 대략적인 상황을 설명해 줄 것이라 믿는다. 글래디가 기억하지 못해 잊는다고 해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어떤 일이든 우연하게 일어나는 일이란 없다. 일어날 일이 일어난 것이란 생각을 하는 글래디는 어쩌면 '운명'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사랑하는 잭을 잃고 난 후 그렇게 변한 것이 아닐까 싶지만 추리소설 장르에선 우연하게 일어나는 일이 너무 자주 반복되면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것을 유념해 두는 것도 좋겠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사건에 글래디만이 관심을 갖고 해결하여 범인까지 잡아들이는 설정은 사실 가볍게 읽고 넘길 수 있는 소설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이다. 다음엔 좀 더 능숙하게 일처리를 하는 글래디의 모습을 볼 수 있길 바란다. 노인이라 어렵다고? 아니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 그들은 탐정이다. 소피, 벨라, 아이다, 에비에게도 변화가 필요하다. 직업적으로 좀 프로가 되었으면 하니까. 글래디만 따라다니는 어린아이의 모습은 사절이다. 이들 모두 멋진 모습으로 다시 만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