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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다 열일곱
한창욱 지음 / 예담 / 2011년 3월
평점 :
책을 읽는 동안 가슴이 두근두근 한다. 재하보다 두 배는 많이 살아온 내가 재하처럼 드림레이스를 한다면 지금과 다른 삶을 살 수 있을까, 내가 변할 수 있을까. 아마 이런 생각들이 책장을 넘기는 나의 손길을 분주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무언가를 움켜쥐고 질주하고 싶은 욕망을 불러 일으켰으니까. 이 책을 읽은 수많은 사람들이 이런 질문을 떠올렸을 것이다. 십대로 다시 돌아간다면, 미래를 바꿀 수도 있지 않을까. 방학이 시작되면 큰 원을 하나 그리고 계획을 꼼꼼하게 그려 넣던 나의 모습이 떠오른다. 무리한 계획으로 하루도 못 넘기고 포기해 버렸던 그 날, 나에게도 다연이가 나타났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갑자기 왜 이렇게 억울하게 느껴지는 것일까. 성공한 삶을 살지 못했다는 자괴감은 나를 우울하게 만든다.
잘 나가는 농구선수였다고는 하지만 재하는 열등생이었다. '두카티 999R'을 갖고 싶은 꿈을 가진 아주, 아주 평범한 소년. 솔직히 작은 가게를 하는 어머니와 대학을 중퇴하고 직장을 다니는 누나와 함께 사는 재하에게 '두카티 999R'은 말그대로 꿈일 뿐이다. 그저 하루, 하루가 늘 똑같은 삶을 살아가는 우리와 별로 다를 바 없는 재하의 미래도 반전이 없는 한 같을 수 밖에 없는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멋지다 열일곱"은 한 편의 소설이지만 자기계발서 같은 책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 성공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세상에 나와 있는 수많은 책들과 비슷하지만 행복해지는 방법, 성공하는 방법이 담겨져 있는 자기계발서가 일러주는 대로 하면 어떻게 미래가 바뀔 수 있는지 이를 소설로 엮어 재하를 통해 우리에게 알려준다. 그렇기에 "~해야 한다"는 다른 장르의 자기계발서보다 "멋지다 열일곱"이 큰 공감을 얻는다. '나의 일대기'를 시작으로 재하가 자신의 꿈을 향해 한 발, 한 발 나아갈 때 재하가 어떻게 성장하게 될지 눈 앞에 그려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책은 재하와 함께 등장하는 살인 사건에 연루된 강철의 이야기와 소년 가장이 되어 자신의 꿈을 포기해야만 했던 창수, 열등생에서 전교 1등을 하기까지 많은 노력을 한 태훈이, 그리고 꼭 바다에 가야만 하는 이유가 있는 '저바다' 정동우, 이들 모두가 모여 이야기를 만든다. 그리고 부모님의 이혼으로 아픔을 겪는 다연이 자신의 꿈을 위해 어떻게 슬픔을 이겨내는지 보여주고 있어 성장소설일 뿐이라고 가볍게 생각할 수 없게 한다.
재하가 바이크를 훔쳐서 타고 달릴 때만해도 그의 삶은 정해져 있는 듯 보였다. 분명 그는 교도소를 들락거리다 나락으로 떨어지는 실패한 삶을 살았을 것이다. 이 책이 재하가 범죄자가 되어 끝이 났다면 다른 소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한 편의 소설로 사람들에게 그저 그렇게 읽혀지고 잊혀졌겠지만 자신의 꿈을 향해 열정을 가지고 질주하는 재하의 삶을 보여주며 독자들에게도 희망을, 열정을 선사해 그동안 잊고 살았던 '꿈'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게 한다. 아직 늦지 않았잖아? 숨쉬며 살아가는 날이 남아 있는 한 꿈을 이룰 수 있는 시간은 있잖아? 꼭 열일곱이 아니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거잖아? 나에게 작은 용기를 내게 하는 이 책을 지금 만났다는 것이 아쉽긴 하지만 나의 삶에도 "멋지다 열일곱"이 다연이와 같은 존재가 되어 주지 않을까. 재하가 다연이와 함께 하는 꿈을 꿀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