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라는 동요가 떠오르는 책이다. 아빠하고 나하고 책은 이 동요하고 전혀 관련이 없지만 그 느낌은 비슷하지 않을까. 책 제목이 엄마하고 나하고이었다면 포근한 느낌이 들었을 텐데 아빠하고 나하고의 느낌은 든든한 울타리 속에 있는 듯 하다. 독자인 나도 그 울타리에 있는 듯 든든하다. 책 속에 등장하는 모든 아빠들이 큰 산처럼 느껴진다고 할까. 아무튼 험한 세상을 막아주는 것 같다. 아기들이 예쁘게 자랄 수 있게. 이 세상에서 내 아들이 가장 예쁘지만 책 아빠하고 나하고 그림 속에 나오는 동물 아기들 모두 귀엽고 예쁘다. 동물 아빠들은 아가들에게 무한한 애정을 표현한다. 눈빛에는 사랑이 가득하고 아가와 함께 나서는 길에는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다. 지금 아기들은 커서 아빠가 될 거야, 라고 생각하겠지? 아빠처럼 키가 클거야, 아빠처럼 힘이 세 질거야 등 자라면서는 바뀌겠지만 처음에는 롤모델이 아빠일 것이다. 어린 펭귄을 썰매에 태우고 끌어주는 아빠 펭귄, 얼룩말 아빠는 아기 말과 함께 달린다. 자신의 입 속에 아기 악어를 앉히고 걸어가는 아빠 악어 등 이 세상의 모든 아빠와 아기의 모습은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고릴라가 아가 고릴라들을 팔에 매달고 있는 모습은 우리 인간 아빠들도 자주 하는 것이다. 발바닥 크기 재어 보는 아빠 곰, 아가 곰의 모습도 우리들이 자주 하는 놀이인데 이는 여느 동물 가족들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구나 하는 생각에 친근감 있게 느껴졌다. 현실에서 동물들은 자식들에게 다르게 애정을 표현하는지는 모르지만, 그저 그냥 책 속의 그림일 뿐이겠지만 말이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동물들 중에 가장 힘에 센 동물은 아마도 사자일 것이다. 책 속에 등장하는 아빠들끼리 싸우면 사자가 단연 돋보이는 힘을 보여주겠지만 만약 아기에게 위험이 닥친다면 자식을 위해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을 만큼 모두 강한 아빠들이다. 우리 아들은 개를 좋아해서 '아빠하고 나하고'의 뒷표지에 있는 아빠 개와 아가 개 그림을 보고 소리를 지르며 손으로 만졌는데 아직은 이 그림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모를 것이다. 그저 동물 두 마리들이 책장마다 있다는 것만 알 뿐, 어떤 동물들인지조차 모르지만 이것이 작게는 가족을 알아가고, 크게는 세상을 알아가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 가족이란 따뜻한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