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퀴마 효리원 3.4학년 창작 동화 시리즈 8
김수영 지음, 박영찬 그림 / 효리원 / 201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하늘 아래 인간만이 가장 으뜸이라 생각하진 않지만 어쩌나 바퀴벌레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것이 있다고 해도 지금 퀴마를 마주하게 된다면 난 주저없이 손에 잡히는 것을 던질텐데. 섭섭해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내가 무수히 많은 바퀴벌레 중에 퀴마만을 알아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불행한 일이 생긴다 해도 다 운명이라 생각해야 할 어쩔 수 없는 일인 것이다. 퀴마는 바퀴벌레로 아주 특별한 꼬마 바퀴'란 뜻을 가지고 있는데 이 뜻을 몰랐을 때는 귀족의 이름인가 했으나 뜻을 알고 보니 바퀴벌레로 이보다 더 좋은 이름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바퀴벌레에 대해 우리가 오해한 것이 있다면 바퀴들도 우리 인간과 부딪치면 기절할 듯이 놀란다는 것과 끊임없이 몸단장을 하고 자유로운 영혼의 삶을 중요시 한다는 것이다. 이것도 문명이랍시고 사람으로 살아온 세월이 좀 있는지라 바퀴들의 장례식은 솔직히 야만적이라 느껴질 정도였는데 가장 이해할 수 없는 일이기도 했다. 죽은 바퀴의 몸을 해체하여 먹는 건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드니 역시 난 하늘 아래 가장 오만하다. 뭐, 바퀴벌레가 아무리 몸단장을 열심히 한다고 해도 그리 깨끗해 보이지 않는데 우리 인간들과 부딪치면 세균이 묻을까봐 기겁을 한다니 나원 참, 이것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 걸까. 그냥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면 되는 것인가.

 

수많은 알들 중 홀로 살아남은 퀴마, 그래서 퀴마에게 특별한 능력이 생겼나 보다. 인간과 대화가 된다. 민재와 가까이 지내면서 바퀴에게 천적인 개미도 물리쳐 주고 인간들이 퀴마네 가족들에게 큰 위험은 없어 보였으나 역시 인간과 바퀴벌레는 서로 공존할 수 없는가 보다. 바퀴에게는 인간보다 긴 세월의 역사가 있다고 하지만 역시 독약 한 번이면 모두 죽임을 당할정도로 인간의 살상능력은 바퀴에게 있어 무시무시하니 이건 심각하게 생각해 볼 문제다.

 

민재네 엄마 뿐 아니라 나의 집에서도 자주 바퀴벌레가 눈에 띈다면 약국에 가서 약을 사다 뿌릴 것이다. 퀴마의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젊은 지도자가 나서서 바퀴들의 개체수를 늘리겠다 선언한 것은 역시 한 치 앞도 보지 못한 무지한 생각이었다. 수많은 종족들이 희생당했고 자신들의 터전까지 잃어야 했으니까. 퀴마는 이 사건으로 크게 성장한다. 민재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종족을 지키며 미래를 내다본다. 인간과의 소통은 비극을 부를 수 밖에 없다는 할아버지의 말씀에 동의한 것이지만 나는 민재와 퀴마가 계속 만남을 이어 나갔다면 좋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민재가 좀 더 자라면 퀴마와 함께 할 시간이 줄어 들겠지만 충분히 함께 세월을 보낼 수 있지 않았을까. 적을 물리치는데도 도움을 주고 말이다.

 

어쨌든 지금도 우리 곁에는 바퀴벌레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을 것이다. 그 중에는 퀴마처럼 종족들의 희망이 되는 존재도 있을 것이다. 바퀴벌레를 죽이기 전에 한 번쯤 생명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난 안될 것 같다만. 반사적으로 죽이고 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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