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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비가 내리는 나라 ㅣ 꿈터 지식지혜 시리즈 7
이동태 글, 박일구 그림 / 꿈터 / 2011년 1월
평점 :
동화 속은 참 아름답다. 잔혹동화, 암흑동화라고 해서 결말이 무시무시한 것들도 있지만 동화 속 세상은 지금의 현실보다 아름답다. 색깔비가 내리는 나라라니 전혀 상상도 못해 봤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살아가지만 봄이면 왜 꽃이 피는지, 여름이 되면 왜 나뭇잎이 푸르러지는지, 가을이 되면 단풍은 왜 지는지 알지 못했다. 겨울이 되면 눈이 내리는 이유조차 과학적으로만 알 뿐 사람들의 욕심에 의해 생겨난 현상인 줄 알지 못했다. 물론 책 속 동화속에서 말이다. 꽃이 피면 봄이구나, 단풍이 지면 가을이구나 하며 살아왔다. 아이에게 이렇게 색깔비가 내려 계절이 변한다고 알려주면 안되겠지만 이곳이 동화속 세상이고 아직은 세상이 무서운줄 모르는 아이들에게는 '색빨비가 내리는 나라'를 보여준다고 해도 큰일이 벌어지진 않겠지.
동화속에서도 어른들의 욕심은 끝이 없다. 분홍비를 내려 온 나라에 꽃향기를 가득하게 하고 여름이면 녹색비를 내려 풀과 나무들이 쑥쑥 자라게 하며 가을이면 주황비가 내려 나뭇잎들이 단풍이 드는 이 아름다운 모습에 만족하지 못하고 지루하다는 이유로 두 가지, 세 가지씩의 비가 내리면 좋겠다며 작은 구름에게 말하다니 도대체 왜들 이러는 건지. 손오공이 타고 다니는 구름과 비슷하게 생긴 이 작은 구름은 참 착하기도 하다. 사람들이 원하는대로 다 해주니 말이다. 손도 발도 꽁꽁 얼어붙는 겨울이 오리라 생각한 사람은 없겠지. 그렇지만 신기하게도 세 개의 계절만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겨울만은 아름답다고 생각하지 않으니 이상한 일이다. 겨울에 눈이 내리면 세상이 하얀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데. 이곳에서 하얗게 눈이 내리는 겨울은 이 세상의 암흑과 다르지 않다. 춥다. 너무 춥다.
사람들의 욕심으로 추운 겨울이 되어 버린 색깔비가 내리는 나라. 이렇게 세상이 온통 계속 얼어붙으면 사람들을 볼 수 없게 되어 버릴 것 같다. 책장을 넘기는 나의 손까지 얼어버릴 정도로 이 곳의 추위는 대단하다. 세 가지 색깔이 합쳐지면 이렇게 하얗게 되나? 빨리 분홍비가 내려 따뜻한 봄이 왔으면 좋겠다. 작은 구름을 찾으러 사람들이 여기저기 기웃거린다. 현실과 다르게 한 번은 기회가 주어지는 동화 속 세상, 이제 작은 구름에 의해 색깔비가 다시 내리게 되었다. 우리들에게도 삶이 조금은 너그러우면 좋을텐데. 조그만 욕심이 어떤 화를 가져오는지 알게 되는 현실은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이 살아가기에도 너무 가혹하다.
색깔비가 내리는 나라는 어디에 있을까. 아이야, 너는 어디에 있는지 아니? 아이들 눈에는 보일 것 같은데. 분홍비, 녹색비가 내려도 그냥 다 똑같은 비라고 생각해 버리는 나는 작은 구름이 살고 있는 색깔비가 내리는 나라가 눈 앞에 있어도 결코 볼 수 없을 것이다. 이미 나는 너무 많이 자라 버렸으니까. 큰 나뭇잎을 머리 위에 가리고 뛰어다닌 어린 시절도, 들판을 뛰어 다닌 어린 시절의 기억도 없는 난, 높게 지어진 빌딩 사이에 갇혀 이렇게 세월을 보내야 하나 보다. 이것보다 더 잔혹한 결말이 어디 있을까. 동화와 현실을 명확히 구분한다는 것이 어째 더 가슴 아프다. 책 속이라도 뚫고 들어가고 싶을 정도로 이곳은 참 아름다운 곳이다. 모두 행복하게 살아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