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워, 아이 가려워!
이와고 히데코 글, 이와고 미쓰아키 사진, 유문조 옮김 / 진선아이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은 후 나는 아이의 발바닥을 간지르며 말한다 "가려워, 가려워". 그냥 삽화를 넣어 놓은 것이 아닌 실제 동물들이 가려울 때 어떻게 하는지 찍어 책 속에 담아 놓았다. 직접 보여줄 순 없지만 이렇게 책으로나마 아이가 동물들의 실제 모습을 볼 수 있다니, 금방이라도 책 속에서 튀어나올 듯 생동감이 느껴진다.
 
아이가 동물들을 손으로 직접 만지면 기겁하겠지. 병 옮을라, 난리를 피우며 손도 못대게 했을 것이다. 어린 시절 동물원에 가서 코끼리에게 과자를 주던 나의 모습이 떠오르지만, 그렇다 나는 나의 아이는 그렇게 못하게 할 것이다. 혹여 원숭이에게 먹을 것을 주다 손가락이라도 물리면 어쩌나, 손가락이 잘렸다더라 같은 끔찍한 소문도 들었으므로 코끼리에게 과자를 주는 행동조차 못하게 막을 정도로 극성을 떨지 모르겠다. 그런데 책이라면, 그래 책이라면 안심하고 아이의 손이 뻗어나가도 괜찮다. 이런 상상력 부족한 엄마를 보았나. 아이에게 많은 것을 경험하게 해 줘야 한다 알고 있음에도 작은 가슴은 이렇듯 그 어떤 일에도 먼저 차단부터 하게 된다.
 
사자는 혀를 날름거리고 기린은 긴 목을 나무에 긁적긁적인다. 치타는 발로 목을 긁고 하이에나도 치타처럼 한다. 코알라가 나무 위에서 눈을 부비적거리는 모습이라니 각 동물들이 가겨워서 긁는 모습은 정말 다양하다. 긴 코를 북북 긁는 코끼리의 모습, 달리다 멈춰선 영양, 얼룩말이 바위에 배를 긁어대는 모습이라니, 정말 이 장면들을 어떻게 찍었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가려워서 긁는 동물들의 모습은 맹수라 해도 순한 동물로 보이게 할 정도로 무방비 상태에 놓인다. 늘어진 모습이랄까. 한껏 낮잠이라도 자고 일어난 모습이다.
 
이 세상의 모든 동물들을 다 담아 놓았다면 좋았을텐데, 욕심이 생긴다. 익숙한, 동물들을 보면 이름이 바로 떠오르는 익숙한 동물들 몇이 책 속에 있을 뿐, 책장을 몇 장 넘기고 나면 끝이 나버려 아이도 나도 왠지 서운한 마음이 생긴다. 캥거루의 모습은 여러 장 있네 하는 투정까지. 아이가 가려울 때 어떻게 하는지 사진으로 담아 놓으면 좋겠다. 커서 왜 이런 사진도 찍었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이 모습조차도 사랑스러운걸 어쩌라고. 발바닥을 간지르면 움츠러들며 발을 빼는 아들의 모습을 생각하니 웃음이 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