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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주르, 뚜르 - 제1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ㅣ 보름달문고 40
한윤섭 지음, 김진화 그림 / 문학동네 / 2010년 10월
평점 :
'분단', '통일'에 대한 글이 담겨져 있다고 해서 '봉주르, 뚜르'를 읽어야 하나 잠시 고민했었다. '정치', '이념'에 대한 그 어떤 글도 표현하는 것이 어려웠으니까. '조국'이라는 말도 독립운동 하는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단어처럼 좀처럼 쓸 일이 없었고, '대한민국, 우리나라'정도로 내가 가진 국적, 내가 살고 있는 곳을 표현해 왔었기에 남의 나라 일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봉주의 방 책상 옆면에 새겨져 있는 '사랑하는 나의 조국, 사랑하는 나의 가족', '살아야 한다'를 보면서 이 글을 쓴 사람의 그 때의 감정이 어떠했는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아 '조국'이라는 단어에 감상적이 되어 버린다. 꼭 지켜내야 할 비장한 마음까지 든다.
"봉주르, 뚜르"는 봉주가 책상 옆면에 새겨진 낙서의 비밀을 파헤치며 진실에 점점 다가가며 미스터리가 풀리지만(이는 이 책을 읽게 되는 아이들이 남북분단의 현실에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게 하지만) 숨겨진 진실을 과연 모두 알아내야 했을까 의구심이 든다. 봉주와 토시의 우정이 깊어질수록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 눈 앞에 그려진 듯 선명하기에 그냥 멈춰버렸으면 하고 바랐는데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대로 멈춰 버렸다면 봉주와 토시는 아무일 없이 한 교실에서 함께 공부할 수 있었을 것이다. 허나 이는 토시에게는 자신을 부정하는 일이 되고 말아, 숨쉬는 것조차 힘겨운 일이 되었을 것이다. 토시의 말대로 "나에 대해 말하지 못한다면 그건 내가 숨어 다니는 거나 마찬가지"가 되고 말테니까.
지금까지 성장소설을 많이는 읽어보지 못했지만 더러 읽어본 감상을 이야기해 보자면 작가의 시선으로 쓴 글이 많아 아이가 화자로 등장하지만 너무나 조숙하게 어른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어색했는데 "봉주르, 뚜르'는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바라보는 세상을 그려내고 있어 봉주, 토시와 함께 프레방도에 공원에 있는 듯 주변의 풍경들이 낯설지 않다. 지금 나는 지금까지 나에게 낯선 땅이었던 뚜르, 봉주의 방 안으로 들어섰다. "안녕. 봉주". "봉주르 봉주"라고 인사하기보다는 아무말 없이 손을 내밀어 그곳에 있는 봉주에게 인사하고 싶다. 토시에 대한 비밀을 아는 우리들만의 방식으로, 아무말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우리들만의 마음으로.
나는 신혼여행으로 호주를 다녀온 것을 빼고는 우리나라를 벗어나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다른 나라는 내게 텔레비전에서나 볼 수 있는 낯선 세상이고 그 중에서도 북한은 갈 수 없는 곳이기에 텔레비전에서만 볼 수 있는 네모난 세상이 전부인 곳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가본적 없지만 토시를 떠올리면 '북한'이 떠오르고 낯익은 곳인 '뚜르'도 함께 떠오를 것이다. 책상 옆면에 쓰여져 있었던 '사랑하는 나의 조국, 사랑하는 나의 가족', '살아야 한다'라는 글도 같이 떠오르겠지만 무엇보다 물고기에게 밥을 주는 봉주와 토시의 뒷모습이 먼저 생각날 것이다. 눈부셨던 여름날 뚜르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