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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리누스 - 지하실에 사는 겁쟁이 용 ㅣ 내 이름은 리누스 1
노베르트 골루흐 외 지음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잠깐 네 이름이 뭐라고? 린도.....린도고리우스 음..마로도루스 드라고 몬스트로수스 베스티아루스 헥헥, 잠시 숨 좀 쉬고 폰 데어 슈테헨덴 플람메라고? 보고 읽어도 잘 못 읽겠다. 무슨 용의 이름이 이렇게 길지. 무슨 왕족이라도 되는 건가. 하여튼 인간 세상에 온 것을, 아니 아니 지하실에 살고 있는 모습을 인간들에게 들켜서 환영한다. 이렇게 말하는게 맞는 것 같다. 아직 어른이 되지 않은 용이 지하실에 살면서 수련을 쌓는다는 것을 그동안 인간들은 전혀 몰랐으니까. 물론 리사처럼 우연하게 알게 된 경우도 있었겠지만 용에 대한 기억이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사라지는 것도 쉬운 것을 보니 우리네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일은 없겠다. 뭐? 아쉽냐고? 당연히 아쉽지.
리누스를 보면 용이라면 무조건 용감할 것이란 상식을 깰 필요가 있다. 무섭게 생기긴 했지만 용들 중에서도 여린 녀석도 있는 법이다. 사람들 성향도 제각각이니 유연하게 인정해주자. 그렇지만 지하실에 놓인 새 보일러를 무서워 하는 모습이라니, 웃음이 난다. 세상 사람들에게 모습을 들킨 리누스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까 노심초사 했는데 다행히 이 시대 사람들은 불을 뿜는 무섭게 생긴 용이라도 인정해줄 수 있는 넓은 마음을 가졌나 보다.
"용의 피 한 방울만 있으면 날 수 있다"는 말을 세상 사람들이 알아버렸다면? 분명 리누스는 죽었을 것이다. 사람들이 하늘을 날고 싶은 호기심에 리누스의 몸 여기저기 상처를 냈을테니까. 하늘을 날아간다는 것은 아이나 어른들 모두에게 꿈이다. 비행기가 만들어지고 우주를 향해 관심을 가지는 인간들의 끝없는 상상력은 이제 모든 것이 현실화 되고 있어 만약 리누스의 피로 하늘을 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리누스는 이곳에서 탈출해야 했을 것이다.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드라마를 보면 구미호도 현대 사회에 오면 쓰레기통을 뒤지기도 하는데 다행히 리누스는 사람들에게 그야말로 '스타'로 인식되어 간다. 어딜가나 사람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는다. 소방대원과 함께 훈련을 하거나, 리누스에 대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클라우디아와의 데이트에 설레어 하는 것을 보니 리누스는 용이기 보다 인간의 모습을 많이 닮았다. 대단한 존재가 된 자신에게 쏟아진 관심으로 인해 슬프게도 리누스는 리사와 함께 할 시간이 없다. 곧 있음 이곳을 떠나야 할 리누스는 그 시간이 점점 다가오는 것이 몹시 힘겨워서 리사를 마주대하는 것도 쉽지 않다. 앞으로 리사와 리누스는 어떻게 되는 걸까.
리사와 리누스 단 둘만의 비밀스런 우정이 지속되었다면 이 책은 세상에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리누스가 세상에 나오고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면서 출간하게 된 '내 이름은 리누스',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리누스의 존재가 사라졌으니 당연히 이 책도 세상에서 사라져 버렸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어쩌나 나에게 이 책이 남아 있는데, 지하실이 있는 집이 보이면 아마 이곳에 용이 살고 있지 않을까 즐거운 상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나에게서 빼앗지 말고 부디 남겨 주기 바란다. 나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