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 이야기 - <연어>, 그 두번째 이야기
안도현 지음, 유기훈 그림 / 문학동네 / 201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처음에 네가 들려준 이야기가 제비가 되고 싶어하는 수컷 연어에게 들려주는 사랑고백인 줄 알았다. 나중에 학교에서 제비가 되고 싶다는 다른 꿈을 꾼다는 이유만으로 쫓겨났다는 연어의 이야기를 들었을 땐 인간 세상의 이야기를 연어에게 투영하여 들려주는 줄 알았다. 이렇게 나는 어리석었다. 그래, 제비가 되고 싶어하는 연어를 사랑하는 '너'의 말이 모두 맞다. 이 세상의 모든 인간들은 만물의 영장이라 뻐기며 네가 하는 모든 이야기들을 우습게 들을 것이다. 연어 무리가 1,259마리로 늘어났다고 말했을 때 "니가 그 많은 연어의 수를 어떻게 알 수가 있냐?"고 무시해 버렸을 것이다. 인간은 이렇게 어리석다. 나 역시 1,259마리가 모였다는 '너'의 말을 들었을 때 그저 이야기속의 세상이라 연어가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 버렸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너'로 인해 스며들어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배웠다. 살아가면서 늘 내 앞을 가로막는 벽을 향해 발길질을 하고 운명을 원망했던 내가 세상속에 스며든다는 것이, 사람들속에 스며든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하늘을 날아다닐 순 없지만 제일 처음 바다를 만났을, 제비가 되고 싶어 했던 연어의 모습에서 진정한 사랑을 알게 되었다. 가슴속에 저장해두고 두고두고 꺼내 보고 싶은 보석 같은 말들이 나의 마음속에도 스며들었다. 보이지 않지만 마음과 마음이 연결된 끈을 통해 따뜻해지고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이 세상이 참 아름답다는 것을 배운다.
 
모든 꿈은 아주 작은 알에서 시작되고 죽기 전까지 슬픈 눈으로 자식들을 바라봤던 '너'의 엄마의 눈빛이 어떠했을지 너의 눈빛, 몸짓을 통해 가슴 먹먹한 감동을 느꼈다. 작은 연어이지만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너'는 분명 다른 연어와 달라 보일 것이다. 5000마리가 모여 있어도 난 단번에 '너'를 찾아낼 수 있을 거야. 자신할 수 있다. 왜냐구? 우리는 이렇게 마음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으니까. 서로 물들어 있잖아? 은빛연어인 '너'의 모습이 반짝반짝, 나의 눈이 멀게 만들정도로 눈이 부시구나. 자유를 향한 몸짓, 생동감있는 너의 몸짓이 나도 세상을 열정적으로 살아가고 싶은 힘을 준다. '너'에게 간다는 것은 머나먼 바다를 건너 수많은 벽을 건너야 하는 거겠지.
 
너희들의 삶이 우리 인간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닮아 있어 이렇게 슬퍼지나 보다. 하지만 너희들은 인간들보다 강하다. 온갖 위험에도 굴하지 않고 바다로 뛰어드는 모습은 자유로워 보였다. 운명에 스며들지만 운명에만 굴복하지 않는 강인한 모습을 보았다. 네가 가까운 미래에 알을 낳고 죽은 후에도 삶은 이어질 것이다. 세상에 스며든 네가 완전하게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은 초록강이 기억해줄테니까. 우리 인간들의 삶도 누군가가 기억해 준다면 살아가는 것이 그리 힘겹지 않을 것 같구나.
 
바다를 처음 만났을 때의 느낌은 어떠니? 이것이 나는 참 궁금하구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