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 마니아 - 유쾌한 지식여행자, 궁극의 상상력! 지식여행자 9
요네하라 마리 지음, 심정명 옮김 / 마음산책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목이 간질간질 웃음이 터져 나오려고 한다. 아, 이러면 안되는데, 실생활에 유용하게 쓰일지의 유무를 넘어서 아무도 생각하지 못하는 독특한 생각을 하는 요네하라 마리, 그녀의 글을 진지하게 읽어야 하는데 급기야 '쓰다듬기 천수관음'에 관한 글에 이르렀을 때 결국 웃음이 터져 나오고야 말았다. 이 유쾌함이란, 여름날 숲속에 들어온 듯 싱그러움을 느끼게 한다. 예전에 읽은 "인간 수컷은 필요 없어"에서 마주한 그녀의 발랄함을 다시 보게 된 것이 반가워 입이 찢어져라 크게 웃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 책장에 이르고 주위는 어두워져 밤이 깊어져만 간다. 

 

예전에 작가들은 평소에 어떤 생각을 할까, 하고 궁금했던 적이 있었는데 요네하라 마리의 "발명 마니아"를 읽고 그 의문이 풀렸다. "옳거니, 분명 세상을 다르게 본다는 것은 작가의 이런 엉뚱한 상상력에서 시작되는구나." 가슴을 울리는 감동어린 글, 잠시 마음의 상처를 잊게 만드는 유쾌함, 힘든 현실을 어깨에서 내려 놓게 만드는 편안함은 이렇게 세상을 다르게 보는 시각에서 출발하는가 보다. 계절의 변화조차 그녀의 손 끝에서 이루어지는 듯 착각에 빠지게 만드는 그녀의 상상력은 저 멀리 끝을 알 수 없는 길까지 무한대로 뻗어 나간다.

 

요네하라 마리, 그녀가 발명한 것들을 여기에서 일일이 열거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이 세상의 모든 것들에 관심을 가지고 좀 더 긍정적인 생각으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란 희망적인 메시지를 보여줄 때 그저 책이 재미있다, 라는 생각만 하고 이 책을 덮어버린다면 그건 정말 바보같은 행동이다. 반딧불이와 교배하여 빛을 내는 모기를 상상하고, 교통혼잡을 피하기 위해 경찰차나 구급차로 차를 꾸미는 상상은 그저 잠시 일탈을 꿈꾸게 할 뿐이다. 정치, 경제, 환경 등의 문제를 비판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며 세계는 변할 수 있다고 전하는 그녀의 메시지를 제대로 이해했다면 진정 당신은 이 책의 가치를 잘 알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봄이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느새 우리 곁으로 성큼 여름이 다가왔다. 그녀의 글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을 느꼈다면 말도 되지 않는 것일까. 그런데 나는 코 끝에 달콤한 바람까지 느껴지는 것 같다. 혹자는 "에이, 글에 무슨 사계절이 있어?"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과 함께 맛깔스러운 글을 읽는 느낌은......."그림 일기를 그리고 있는 나의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하고 저 멀리 하늘에서 일어날 일까지 신경 쓰는 등 사회 구석구석까지 고민하는 그녀를 보면서 오늘 있었던 일을 그리는 나의 손 안에서 크레파스가 쑥 빠져나가 버린 듯 상실감을 느끼게 한다." 순식간에 아이에서 어른이 되어 버린 것 같다. 그녀의 글을 읽으며 일생을 경험한 듯한 느낌은, 이것이 그녀가 우리들에게 보여주는 그 어떤 발명품보다 최고로 멋진 발명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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