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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애 - 파국의 사랑
김은희 지음, 류훈.권진연 각본.각색 / 피카디리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어떻게 하란 말야. 어떻게 하라고. 기적만을 바라며 남편을 바라봐야 하는 나를 보라고. 이렇게 말라 비틀어져 죽어가는거 안보여? 진우 씨와 꼭 닮은 진호 씨에게 빠져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모르겠어? 날 이해하지 못하겠냐고" 연이는 세상을 향해, 아니 자신을 향해 이렇게 외치고 싶었을 것이다.
연이의 진호를 향한 비밀스러운 사랑. 그러나 그 사랑을 감출 수가 없다. 아니 감추기가 싫어졌다. 나에겐 진호 씨만 있으면 되니까. 결혼 2개월만에 남편 진우가 혼수 상태에 빠진 후, 시든 꽃처럼 바짝 말라가는 연이에게 '희망'이란 단어는 자신에겐 존재하지 않는 단어였다. 시동생인 진호를 공항에 마중나갈 때만 해도 그녀의 사랑이 이렇게 위태롭게 흔들리게 될 줄 몰랐다. 진우와의 사랑을 끝으로 이제 다시는 자신에게 사랑이 찾아오지 않을 줄 알았다. 그러나 세상이 밝게 빛나고 있음을 다시 알게 해 준 사람 진호, 그를 통해서 사랑을 다시 배웠다. 남편 진우와 꼭 닮은 진호를 처음 본 연이에게 다른 선택은 있을 수 없었다.
거짓말을 해서라도 그녀를 잡고 싶었다. 운명이 우리 두 사람을 갈라놓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진호는 형의 여자를, 형수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다. 그러면 안되는 걸까. 진우가 좀 더 늦게 깨어났다면 세 사람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진우를 닮았기에 진호에게 빠져들게 되었던 연이, 그녀는 지금 누구를 사랑하는 것일까.
영화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묘한 감정상태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면 세 사람의 관계가 확연하게 드러날지도 모른다. 연이와 진우와의 만남이 운명인지, 진우로 인해 알게 된 진호와의 만남이 운명인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 파격적이고 비밀스러운 사랑이기에 더 빠져드는 사랑.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이기적으로 변할 수 있는 것일까.
'내가 가지지 못하면 너도 가질 수 없어'
이 사랑의 승자는 누가 될까. 누가 되든 사랑을 차지한 사람도 상처 입을 수 밖에 없어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아프게 만든다. 도덕, 정의를 떠나서 누구에게 손을 들어 줘야 할까. 연이의 마음이 궁금하다. 그녀에겐 진우도, 진호도 아닌 다른 사람이었어도 상관 없었을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 연이에겐 그렇게 기댈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던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