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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이는 요술쟁이
전영선 지음, 김홍대 그림 / 책나무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아들 세인이와 저는 한글이를 만나러 갑니다. 요술쟁이가 되고 싶은 한글이의 여행에 함께 가기 위해서에요. 아, 한글이의 동생 별이도 함께 가네요. 세인이는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동생이 없습니다. 자, 그럼 글자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떠나볼까요.
저는 아들이 한글을 빨리 익히기 바라는 마음도 있지만 세인이도 요술쟁이가 되어서 엄마를 큰 부자로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가지고 있어요. "황금"이라는 글자를 옆에 두면 끊임없이 황금이 솟아날지 모르잖아요. 계속 솟아나는 황금에 깔려 죽을지도 모른다구요? 이런 사악한 생각을 하면 이 여행에 함께 할 수 없다구요? 글쎄요. 한글이와 별이는 모를걸요. 나의 이런 마음을요. 한글 지도에 글자들을 다 모으면 요술쟁이가 될 수 있다는 꽃의 요정의 말이 진실일지도 궁금하네요. 어른들은 원래 의심이 많답니다. 요술쟁이가 되는 것이 어디 쉽나요. 꽃의 요정말이 사실인지 따라가 봐야겠어요.
'ㄱ', 'ㄴ', 'ㄷ', 쳇, 바로 보이는 것들을 누가 못찾아요. 저는 금세 어디있는지 알겠는걸요. 글자를 찾았다고 좋아서 폴짝폴짝 뛰는 아이들을 보니 정말 순수해 보입니다. 저도 뛰어볼까요. 쿵, 쿵, 어이쿠. 몸이 무거워 뛰는 것도 힘드네요. 세인이가 아직 어려서 제가 데리고 다녀야 해서 못 뛰는 것 같아요. 맞다니까요. 글자들을 찾으며 아이들은 세상 구경을 합니다. 빨래가 널려 있는 곳에 'ㄷ'이 있구요. 저 멀리 밤하늘의 달님 위에 'ㄴ'이 있네요. 아, 별을 따다 달라는 나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던 남편이 생각나네요. 이렇게 쉬운 것을, 한글이에게 부탁할 걸 그랬어요.
꽃의 요정이 계속 따라다니고 있었군요. 외나무다리 가지에 있는 'ㅁ'을 날아가 가져다준 것은 정당하지 않은 것 같아요. 한글이와 별이가 스스로 가져와야죠. 영차영차 'ㅂ'을 땅에서 뽑구요. 벌집 위에 있는 'ㅅ'도 가져옵니다. 이건 너무 위험한 행동이에요. 벌에 물리면 위험하잖아요. 아이들은 바닷속도 여행합니다. 여기저기 안 가는 곳이 없군요. 이렇게 숨겨져 있는 글자들을 잘 찾아내는 아이들을 보니 숨은그림찾기도 잘 할 것 같네요. 'ㅎ'까지 다 찾았네요. 이제 요술쟁이가 될 수 있나요.
엇, 그런데 모음도 찾아야 한다고 하네요. 그런 말은 없었잖아요. 억울하긴 하지만 이번에는 모음을 찾으러 떠나야 해요. 헥헥, 체력이 약해서 따라가는게 힘들군요. 멀리 우주에도 갑니다. 'ㅓ'와 'ㅕ'가 있네요. 모음까지 다 찾은 한글이는 요술쟁이가 되었어요. 모두 함께 찾았는데 왜 한글이만 요술쟁이가 된거죠? 억울해요. 가뭄이 들어 말라가는 벼들을 위해 한글이는 '비'라는 글자를 만들어 비가 내리게 합니다. 외로운 장미꽃에게 '나비' 글자를 만들어 나비를 날아오게 하구요. 구두 한 짝이 없어진 아저씨에게 구두를 선물합니다. 보세요. '황금'이라는 글을 쓰면 '황금'이 생기겠지요. 음식 하는 것이 힘든 저에게 '요리'라는 글자를 선물하면 요리 안해도 되고 너무 좋을 거에요. 그럼, 한글이를 집으로 데려갈까요? 부자가 될 수 있을 거에요. 한글이 부모님이 슬퍼할 거라구요? 네, 그렇겠죠. 알았어요. 욕심을 버릴게요.
"한글이는 요술쟁이"는 아이들이 글자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통해 한글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게 해 놓은 책이에요. 한 번 본다고 글자를 완전하게 익힐 수 있는 것은 아니겠죠. 글자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이 글자들이 모여 어떤 단어들을 만들 수 있는지 즐겁게 알아가다 보면 어느 새 책을 읽을 수 있을만큼 한글 읽는 실력이 향상되어 있을 거에요. 재미있게 느껴지면 아이들도 쉽게 한글을 배울 수 있겠죠. 아들에게 이 책을 자주 보여주려구요. 그러면 어느 날 나를 놀라게 하지 않을까요. '엄마'라고 부르는 소리에 감동해 울게 될지도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