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약속 키다리 그림책 11
리사 험프리 지음, 이태영 옮김, 데이비드 데니오스 그림 / 키다리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책을 펼쳐보니 태담책이네요. 뱃속에 있는 태아와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책이에요. 저는 아이를 낳은 후라 언제 태동을 느꼈나 싶게 이제는 배가 들어가서 눈 앞에 있는 아이가 뱃속에 있었다는 실감이 나질 않는답니다. 책을 보면서 이참에 둘째를 가져볼까, 둘째를 가지라는 신호인가, 하고 생각했어요. 책을 읽으면서 아이를 가졌을 때 나는 어떤 마음이 들었나 가만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저 건강하게 태어나기만을 바랐지요. 책속의 글처럼 바다를 주고 싶고, 푸른 숲을 주고 싶다는 약속을 해주진 못했어요. 임신기간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벅차고 힘들었답니다.

 

세상의 좋은 것들은 모두 아이에게 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이 느껴지는 책입니다. 세상의 어느 부모 마음이 이와 같지 않을 수가 있을까요. 아이를 낳아 보니 부모 마음은 모두 똑같다는 것을 알겠더라구요. 하지만 사막의 따뜻한 입김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니, 사막? 이곳에도 분명 생명이 있겠지만 황폐하게 느껴지는 사막도 아이에게 선물하고 싶은건가, 하는 생각을 잠깐 했어요. 세상의 모든 것을 만나게 해 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네요. 사막까지 말이에요. 뱃속의 태아는 분명 알거에요. 이런 엄마의 마음을요.

 

아이에게 "엄마가 너를 가졌을 때...." 라며 그 때 들었던 마음을 얘기해 주었어요. 태어나서 책속의 아기처럼 엄마 품에 꼬옥 안겨 있었다고도 말해주었지요. 물론 어디 한 군데라도 부러질까 겁이 나서 힘을 주어 안아주진 못했어요. 이렇게 엄마의 약속이 모두 이루어진다면 아이는 어떤 사람으로 자라날까요. 꼭 위대한 인물, 큰 인물이 되길 바라는 건 아니에요. 그저 마음이 따뜻한 아이로 자라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일일 거에요. 아니 몸도 마음도 모두 건강한 아이로 자라면 좋겠어요.

 

책장을 가득 메운 엄마의 마음들, 보라빛인 그림들이 신비롭게 다가옵니다. 뱃속의 있는 태아가 세상을 처음 바라볼 때의 느낌처럼 모든 것이 아늑하고, 신기하게만 보입니다. 오롯이 뱃속의 아기와 엄마만 존재하는 듯 느껴지네요. 고요한 호숫가에 앉아 아이와 단 둘이 이야기를 나누는 듯이 말입니다. 아기가 태어나 이 책을 본다면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알게 되겠죠. 그러고 보니 우리 모두 소중한 존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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