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축복이 있기를, 로즈워터 씨
커트 보네거트 지음, 김한영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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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지구에서 백 년 정도를 살아간다는 것은 대단히 힘든 일이다. 살아남는다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로 이곳에서는 착하게, 아주 착하게 살아야 그나마 삶을 편안하게 영위할 수 있다. 이에 커트 보네거트는 '신의 축복이 있기를, 로즈워터 씨'의 엘리엇을 통해 이 지구에서 제대로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준다. 
 
'제 5도살장'을 통해 작가의 이름은 익히 들었으나 '신의 축복이 있기를, 로즈워터 씨'를 통해 그의 작품 세계를 처음 들여다 보았다. 블랙유머를 담고 있다 하여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했는데, 살아가는 것이 힘겨운 우리들의 삶이 바닥까지 떨어졌을 때 울음보다는 오히려 웃음이 터져나오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작가는 잘 표현해 놓고 있다.
  
로즈워터 재단 이사장인 엘리엇이 고향 마을 로즈워터 군에 내려와 가난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해주는 것을 보면서 그에게 '돈'이란, 이정도의 여유를 누릴 수 있을 만큼만 있어도 되지 않을까, 란 터무니 없는 생각을 했다. 아주 먼, 조금은 피가 섞인 프레드에게 엘리엇이 소유한 엄청난 '부'를 주어도 되지 않을까, 란 아주 간사한 생각도 들었다. 내 것이 아니어서 쉽게 말한다고? 맞다, 화려한 삶을 벗어던지고 로즈워터 군에 내려온 엘리엇을 보면서 그의 삶에 박수를 보내기 보다는 노먼 무샤리의 돈을 노린 간악한 계획에 더 눈길이 머문다. 로즈워터 재단의 돈은 모두 누구에게로 갈 것인가. 프레드가 받게 될 것인가. 정말 결말이 궁금해지지 않는가.
 
엘리엇이 정신이상자로 밝혀진다고 해서 로즈워터 재단의 돈이 모두 노먼 무샤리에게 가는 것도 아니건만 왜 노먼 무샤리는 프레드에게 엄청난 '부'를 주려고 하는 것일까. 늘 자살을 생각하는 프레드에게 그만한 '부'를 거머쥘 자격이 있다는 것을 안다. 로즈워터 가문이 어떻게 재산을 모았는지 그 처음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되면 프레드에게도 충분한 권한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프레드의 상황은 노먼 무샤리의 계략으로 희망마저 잃어 살아가는 것마저 힘겹게 되었으니 이 일을 어찌 하나.
 
로즈워터 군을 떠나며 금세 이곳을 잊고 그리워하지 않는 엘리엇에게 고향 마을 로즈워터 군은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 자신의 상처를 잊기 위해 몰입할 곳이 필요했을까. 어떤 이유이건 엘리엇처럼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부'를 가진자의 여유라고 해도 말이다. 악착같이 살아도 고작 백 년을 살기 힘든 우리들이고 보니 목숨 걸고 죽을 듯이 타인과 경쟁하며 사는 것은, 생각만해도 벌써 힘이 빠진다. 하지만 말이다. 가까운 미래인 '내일'을 모르기 때문에 희망을 가지고 살아지는 것이 삶이니, 착하게 살면 뭔가 좋은 일이 생기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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