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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상자 ㅣ 사계절 웃는 코끼리 1
김옥 지음, 서현 그림 / 사계절 / 2010년 2월
평점 :
어린 시절 나에게 보물은 무엇이었더라? 아마 인형이었을 것이다. 종이인형, 마루인형, 한 때는 살구놀이에 빠져들어 다 가지고 있었는데 하나, 둘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버리진 않았을텐데 어디로 갔지. 복고풍이라 그런지 요즘은 예전에 누렸던 것들이 가끔 생각나곤 하는데, 어렸을적 먹었던 불량식품 과자들도 많이 생각난다. 지금 먹는다고 그 때 그 맛이 날까만은 정말 옛 시절이 그립다. 오호, 이렇게 말하니 나도 많이 늙어버린 것 같다.
"보물 상자"의 주인공 '나'는 다섯 살이지만 여섯 살이라고 우기는 동생이 하나 있다. 동생에겐 누구도 꼼짝못하는데 보물 상자를 가지고 있는 형에게만은 감히 덤벼들지 않는다. '나'의 보물 상자를 들여다 보면 큰 황금덩어리가 있는 건 아니고 정말 내가 보기에 전부 갖다 버릴 것만 모아둔 것 같은데 이게 보물이란다. 뭐, 없는게 없으니 보물 상자 맞긴 맞다. 우리가 언제부터 화려한 것에 집착하게 되었을까. 어릴 땐 이렇게 잡다한 물건들로도 행복했었는데 말이다.
이 책을 보면 아이들과 미술관에는 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거기만 집중적으로 보니까, 아이들의 엄마도 참 민망했겠다. 그렇지만 아이들의 시선으로 그려진 책이기에 그 나이의 순수함에 웃음이 절로난다. 두서없이 넘어가는 내용때문에 일상 생활이 휙휙 건너뛰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오히려 이런 점이 딱딱 끊어지는 단편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아 괜찮은 것 같다.
'나'가 쓰는 그림일기 형식으로, 아이들의 시선으로 그려진 '보물 상자'는 7, 8세의 아이들이 혼자서 끝까지 읽어낼 수 있게 아주 쉽게 적혀진 글이라고 한다. 글밥이 그리 많지 않고 그림이 함께 있어 아이들이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는데, 어른들도 함께 읽으면 좋겠다. 다 읽고 나면 성취감도 느낄 수 있고 책에 대한 흥미도 느낄 수 있어 좋을 것 같다. 두 아들과 함께 살아가는 일상이 너무 현실적으로 잘 그려져 있어 많은 공감을 이끌어내는 '보물 상자', 어린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면 이 책을 넘겨보자. 우리의 일상이 드라마 보다 더 재미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