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랭던의 수난은 끝이 없는가 보다. 언제나 목숨을 위협하는 사건들이 그의 주위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데 이번만큼 독자들의 가슴을 서늘하게 만들정도로 끔찍한 죽음의 공포를 선사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로스트 심벌' 2권 중간쯤에 이르면 독자들은 로버트 랭던이 어떻게 되었는지, 뒷장을 살펴 보고 싶은 충동과 싸워야 한다. 로버트 랭던의 시리즈가 이제 끝이 나는 것인지, 그를 계속 볼 수 있는지 그의 안위가 걱정되지만 애써 아무일 없을 것이라고 위로하며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킨다. "천사와 악마", "다빈치 코드"에 이어 로버트 랭던이 등장하는 "로스트 심벌"은 피라미드를 지켜내기 위한 프리메이슨에 대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고대의 수수께끼를 둘러싼 한 가족의 비극을 보여준다. 프리메이슨 최고의 자리에 있는 피터 솔로몬의 부탁으로 조그만 상자를 보관하고 있던 랭던이 이것때문에 워싱턴으로 불려오게 되며 사건은 시작된다. 랭던은 고대의 수수께끼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는 학자이면서도 프리메이슨에 의해 피라미드가 '지도'를 나타내고 있다는 말을 듣고도 전혀 믿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전설'일 뿐이라고 진실을 외면한다. 이쯤되면 독자들은 답답해진다. 지금까지 랭던이 부딪쳐온 일들이 어디 평범한 것들이 있었던가. 왜 이번에는 모든 것이 말도 되지 않는 '전설'일 뿐이라고 강하게 주장하는지 모르겠다. 피터 솔로몬의 안위가 걱정되기 때문일까. 피터 솔로몬을 구하기 위해서는 더욱 피라미드가 보여주는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할텐데, 이상한 일이다. 국가 안보의 위험을 경고하며 이 사건에 합류하게 되는 CIA의 사토, 그녀는 피터의 안위보다 피터를 데리고 있는 사람을 잡는 것이 더 시급한 일이라고 한다. 이유도 이야기 하지 않고 고대의 수수께끼에 대해 파고드는 그녀를 보는 것은 나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데, 실제로 그녀가 말라크를 잡기 위해 행한 작전을 보면 무능함을 여실히 드러낸다. 말라크가 오지 않으면 다른 작전을 지시해야 하건만 오지 않는 말라크를 계속 기다리는 그녀를 보면서 그녀의 목적이 무엇인지, 왜 CIA가 이 사건에 개입하게 되었는지 의문이 생기게 된다. 프리메이슨의 벨라미조차 피라미드가 세상에 드러나게 되는 위험을 감수하고 사토에게 적극 지원하게 한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이에 독자들도 공감하게 될 것인가. 피터의 가족들에게 집중되는 말라크의 관심은 피터의 아들 재커리의 죽음으로 시작되지만 이들의 관계는 그리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니다. 반전, 그래 이것은 반전일 것이다. 말라크의 진짜 정체를 알게 되면 독자들의 긴장감이 와르르 무너지게 된다. 이는 한 가족의 비극이랄 수 있다. 고대의 수수께끼가 무엇이든 이것을 지키기 위해 이렇게 목숨까지 위협받아야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결국 랭던 덕분에 독자들은 '전설'일 뿐이었던 것들이 세상에 드러나 이것을 볼 수 있는 행운을 누리게 되지만 이 세상에 숨겨진 많은 전설들이 랭던에 의해 밝혀진다면 랭던의 목숨은 열 개라도 목숨을 지키는 것이 힘들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는 학자로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더라도 고대의 전설을 알아가는 기쁨을 기꺼이 누리지 않을까. 그렇기에 독자들은 랭던의 모험을 계속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