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형이니까
울프 닐손 글, 에바 에릭슨 그림, 사과나무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동생을 향한 형의 마음이 녹아 있는 책이다. '나'도 여섯 살 이건만 동생을 위해 하얀 널빤지로 집을 짓고 종이 상자로 텔레비전을 만든다. 아직 하얀 널빤지가 많이 남아 있어 키가 많이 자라도 걱정 없다. 부모님이 떠난 것을 알면 동생이 슬퍼할 것이기에 '나'는 애써 눈물을 참는다. 데릴러 와야 할 시간에 오지 않은 아빠, 집에 가니 문은 잠겨 있고 이 세상에 홀로 남겨진 '나'는 세상이 무섭지만 동생을 생각하며 용기를 낸다. 놀이방에 있는 동생은 아무것도 모른 채 친구에게 장난을 치고 이 모습을 본 '나'는 더 슬프다.

 

어린 시절 형제 사이에 싸우지 않고 크는 집은 없을 것이다. 때론 친구처럼 함께 놀기도 하는 형제 사이, 이를 지켜보는 부모의 마음이란 흐뭇하기만 한데, 살아가면서 계속 형제 사이에 우애가 깊고 혹여 무슨 일이 생기면 동생을 잘 보살펴 주기를 바라게 된다.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부모님이 없다는 것을 알고 동생을 지켜줘야겠다 마음먹은 '나'를 보니 아이가 대견하기만 하다. 허나 어린 나이에 어른들이 짊어져야 할 책임을 짊어진 아이의 모습을 보는 것은 마음이 아파 지켜보는 것이 쉽지 않다. 정말 아이들의 부모가 오지 않으면 어쩌나 괜히 걱정이 되어 빨리 책장을 넘겨 이 아이들에게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줄 부모님이 왔는지 확인하고 싶지만 동생을 살뜰하게 챙기는 '나'를 보며 마음을 다잡는다.

 

지금 집안에 홀로 있는 아이가 떠오른다. 벌써부터 둘째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마음 먹기가 쉽지 않아 계속 미루는 중이다. 아이에게 제일 좋은 선물은 동생을 선물하는 것이라는데 이 책을 보니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부모가 없이 홀로 세상에 남겨진다는 것이 어떤 마음일지, 어른이 된 지금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무섭지만 기댈 수 있는 동생들이 있다는 게 얼마나 마음을 든든하게 하는지 모른다. 

 

동생이 세상에 태어남으로써 사랑을 빼앗겨 시기하는 마음도 생기지만 처음 사회성을 배우고 형이라는 생각에, 오빠라는 생각에 좀 더 의젓한 모습을 하게 되겠지. 장난감을 혼자 갖고 놀고 싶은 이기적인 마음을 버리고 동생을 위해 양보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질 때, 늘 어리게만 보이던 아이가 동생을 챙길 모습에 그 마음이 얼마나 깊은지 깜짝 놀랄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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