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들 플라워
김선우 지음 / 예담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수많은 사람들의 손에 촛불꽃이 활짝 피었지만 눈 앞에 그려지는 모습은 온통 어두컴컴하다. 2008년 사람들의 염원을 담아 밝게 빛났을 이 촛불들과 함께 지오, 희영, 연우, 수아, 민기 등은 대한민국에서 살아온,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책을 읽으면서 서평을 어떻게 쓰나 고민을 많이 한 책인데 그 이유는 정치적인 내용이 들어간 '촛불집회'에 대한 글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와 다를바 없는 평범한 사람들을 책 속에 등장시켜 자연스럽게 일상에 녹아들게 했지만 그 때 일어난 일들을 지극히 현실적으로 보여줌으로서 오히려 책을 읽어내는 것이 힘들다. 

 

온 국민이 함께 했던 '촛불집회'에 왜 유독 십대들이 주축이 된 것처럼 글을 썼을까. 순수한 아이들의 시선을 통해, 행동을 통해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일까. 교복을 입고 학교에서 공부를 해야할 아이들이 광장에 모여 촛불을 들고 있는 모습은 사람들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한다.

 

엄마의 뱃속에서 함께 자란 형제를 찾아온 지오, 난데 없이 소와 함께 나타난 숙자씨, 희영, 영화감독 연우, 수아 등은 모두 아픔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네들이 촛불과 함께 하는 모습은 온몸을 불사르는 촛불의 모습과 닮은 것 같아 수많은 촛불이 모여 밝게 빛나기 보다는 더 어둡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같은 땅,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시선이 아닌 캐나다 오지 마을에서 온 지오가 본 이 땅의 모습은 '코코돌코나기펭'을 아무리 외쳐 보아도 희망이란 결코 찾아오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사과'와 '희영'의 관계가 그 이전의 '숙자씨'와 '사과'의 관계가 독자들의 가슴에 오랫동안 머무는 것을 보면 살아가는 이 곳에 아직도 희망이, 따뜻한 마음이 남아있는 것 같다.

 

통통 튀는 발랄한 모습의 지오의 몸짓은 자유를 담고 있어 그녀가 바라본 세상은 더 억압된 모습을 보여준다. 뜬금없이 한국으로 날아온 지오를 통해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본 한국은 이렇게 혼란스럽지만 누구보다 뜨거운 가슴을 가진 사람들이 많기에 늘 새로운 희망을 기대하게 된다. '코코돌코나기펭'을 몇 번 외쳐 보면 무언가 작은 행복이라도 가슴속에 들어차 좀 더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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