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세종 1 - 세종대왕과 그의 과학자들 대왕세종 1
유경원 글, 김재연 그림 / 동아엠앤비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아주 예전의 기억인데 아마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피아노 학원을 다닐 때였을 것이다. 학원 한 구석에 책장이 한 줄 서 있었는데 그 때 아이들이 볼 수 있게 위인전이 꽂혀 있었다. 위인전들은 만화책으로 되어 있었는데 그 때 참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단 한 컷의 기억이지만 그만큼 강렬했던지 아직 기억속에 남아있는데 이 책을 보면서 그 때 그 시절로 돌아간 듯 했다. 세대를 뛰어 넘어 이젠 아이와 함께 위인들의 이야기를 이렇게 만화책으로 읽을 수 있다는 것에 묘한 감정이 생기기도 하지만 어른인 내가 읽어도 재밌어서 만화책이라면 쌍수를 들고 못 보게 하는 사람들이라도 이렇게 읽는 것도 아직 책에 대한 흥미를 가지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만화책을 워낙 좋아했는데 어머니께서 집 안에서 만화책을 보는 것을 용납하시지 않아 어린 마음에 "만화책을 끊어보자" 결심했던 적도 있어 지금도 만화책을 읽으려면 선뜻 손을 내밀어지지 않는다. 어린 시절 머릿속에 각인된 기억이 아직도 나를 구속하고 있나 보다. 
 
'세종대왕'에 대한 이야기를 사극 드라마로 방영된 적이 있다. 권력에 대한 이야기가 난무했던 드라마여서 아이들이 보기에 어렵고 끔찍한 장면도 많아 그다지 권하고 싶지 않은 드라마였는데 이 책 "대왕세종"은 세종대왕을 도와 과학기술의 선진화를 꾀했던 인물들이 하나씩 나옴으로써 아이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게 하여 책장을 넘기는데 신명이 난다. 위인전이라 하여 딱딱하게만 표현한 것이 아닌 웃음이 묻어날 정도로 유머도 가미된 책이어서 그리 어렵지 않게 아이들이 접할 수 있는데 무인이었던 '이천'이 "전하의 꾐에 빠진게야" 라고 한탄을 하는 장면과 세종대왕의 총애를 받는 박연을 볼 때 질투심을 드러내는 장면에서 웃음이 터져나오게 된다. 박연은 궁녀들의 인기까지 독차지 하고 있으니 누가 보더라도 질투심을 느꼈을 것이다. 뭐, 나중에야 이 박연 또한 새로운 인물에게 궁녀들의 인기를 빼앗기긴 하지만 말이다. 예나 지금이나 음악으로 여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풍수로 궁금증을 풀어주는 사람들의 주위엔 늘 사람이 따르나 보다.  
 
세종대왕 하면 장영실도 함께 떠오르게 되는데 이것은 드라마를 통해 각인된 기억 때문일 것이다. 드라마의 재미 못지 않게 절대음감까지 지녔던 세종대왕의 측근에 늘 뛰어난 인재들이 있었다는 점에서 그 시절 조선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하지만 신분을 따지지 않고 그 능력을 높이 사 등용했다는 점에서 세종대왕 또한 대단한 인물임에 틀림이 없을 것이다. 세자였던 양녕대군이 아우 충녕대군의 학식을 알게 되어 스스로 세자의 자리에 물러났다는 설은 그저 미담일지 모르지만 아이들이 보는 책이니 무리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으로 괜찮아 보인다. '사랑'과 권력암투의 내용이 빠지지 않는 사극에 비해 이 책은 오로지 세종대왕과 그의 과학자들에 대한 이야기만 싣고 있어 그만큼 알차게 꾸며져 있어 아이에게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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