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공룡 2 - 점박이의 홀로서기
EBS 외 지음 / 킨더랜드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배고프다는 자식들의 말에 지치고 힘이 없지만 점박이의 엄마는 먹이를 구하러 나선다. 널브러져 누워있던 엄마에게 어떻게 이런 힘이 생길까. 날쌘 프로토케라톱스를 쫓는 것을 보니 아직은 힘이 남아있는 것 같다. 자식을 굶기지 않겠다는 마음이 이런 힘을 내게 하겠지. 엄마가 사냥을 나간 동안 잠자리 쫓는데 정신이 없는 아이들, 아이들이라고 하니 정말 순수해 보인다. 공룡들이라 어려도 무서운데 말이다. 아이들도 지치고 힘이 없긴 하지만 아직은 에너지가 넘친다. 그러나 굶주린 벨로키랍토르가 나타났을 때도 잘 도망칠 수 있을까. 점박이가 막내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던 모양이다. 점박이 보다 어린 막내가 벨로키랍토르에게 잡히고 점박이는 처음으로 가족을 잃은 슬픔에 빠진다. 그런데 점박이의 아빠는 어디에 있을까. 지친 엄마에게, 그리고 아직은 어린 점박이에게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주면 좋을텐데 말이다. 

 

자식을 다른 공룡에게 잃어도 점박이 엄마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쓰러진 둘째를 보고도 다른 공룡을 살리기 위해 버려둘 수 밖에 없다. 이것이 공룡의 세계다. 그림책 세상이 아닌 실제 세상이었다면 공룡들은 서로 마주쳤을 때 "비켜달라"는 말도 못하고 잡아먹히지 않았을까. 그러나 아무리 작아도 살아남기 위해 저항하는 힘은 엄청나다. 물론 몸길이 12미터에 무게가 5톤인 타르보사우루스에겐 친타오사우루스나 벨로키랍토르도 적수가 되지 못하겠지만. 점점 세월이 흘러 먹잇감을 사냥하는 엄마의 모습을 본 점박이는 엄마처럼 숲의 제왕이 되려면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는 것을 조금씩 알아가게 된다.

 

골목대장 점박이도 이제 벌써 다섯 살이다. 엄마와 함께 첫 사냥을 나간 점박이의 가슴이 두근두근거린다. 잘 해낼 수 있을까. "점박이 님이 나가신다" 호기롭게 소리치며 달려나가는 점박이, 첫 사냥에 성공한다. 이제는 엄마의 품을 떠나야 할 때, 이제 다섯 살인데 너무 이른거 아닌가. 첫 사냥에 성공했을 뿐인데 이 숲에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숲의 제왕이 될테다" 결심하는 점박이, 어떤 어려움도 슬기롭게 대처한다면 분명히 점박이는 숲의 제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더 늠름한 모습으로 변할 점박이의 모습이 기대되지 않는가.

 

아직 이 세상에 공룡이 남아 있어 인간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면 어떨까.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영화를 통해 공룡을 접할 수 있긴 하지만 그들과 결코 공존할 수 없을테니까. 인간들은 모두 잡아 먹힐지도 모르고 살아남은 인간들에게 공격당한 공룡들도 더 이상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먹을 것이 없는 공룡도 스스로 자멸하게 되지 않을까. 정이 들어버린 점박이도 공룡이라는 것을 상상하기 힘들다. 아기공룡 둘리도 공룡이라는 것을 늘 잊지 않았던가. 점박이가 죽는 모습을 본다면 정말 슬플 것 같다. 아주 강한 공룡이 되어 세상을 호령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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