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악몽의 관람차 ㅣ 살림 펀픽션 2
기노시타 한타 지음, 김소영 옮김 / 살림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영화 "범죄의 재구성"을 보는 것 같았다. 정말 악몽의 관람차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마지막까지 그 어떤 것도 예측할 수 없을 것이다. 누가 어떤 이유로 이 관람차를 탔든 몸값 6억 엔을 걸고 니나를 납치한 다이지로에겐 절체절명의 순간이다. 오늘은 아주 오랫동안 준비해 온 니시나 마코토와의 결전일, 과연 다이지로는 경찰들에게 잡히지 않고 무사히 빠져 나갈 수 있을 것인가.
모든 퍼즐이 제자리를 찾았을 때 이 사건의 윤곽을 그려볼 수 있다. 하나라도 어그러졌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이렇게 통쾌하게 모든 것이 마무리 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현실에서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우연을 넘어서 운명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악몽의 관람차" 사건은 모르는 이는 관람차가 폭발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겪었을 것이고 이 일을 알고 있었던 사람들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굳은 믿음으로 그 시간을 견뎌냈을 것이다. 그러나 어디에나 변수는 있는 법, 프로만이 이 변수를 해결하고 성공의 길로 갈 수 있다. 관람차 19호에 탄 긴지에게 닥친 위험은 긴지이기에 해결할 수 있었고 이로인해 다이지로와 긴지와의 관계가 밝혀짐으로써 독자들이 사건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한다. 뭐 그렇다고 독자들이 무얼 알 수 있겠는가. 모든 것이 평범하게 이루어진 일이 아니라는 것 정도만 알 수 있을 뿐이다. 아, 하고 무릎을 칠 쯤엔 사건이 아주 깨끗하게 마무리 되어 있을 것이다.
관람차 17호에 있는 겐지의 가족들은 그 누구 하나 평범해 보이는 사람이 없다. 유쾌하다 못해 어쩌면 이같은 상황에 전혀 긴장감을 느끼지 않는 것일까.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진 겐지의 행동이 오히려 어색해 보일 지경이다. 관람차가 폭발할 것이라는 무시무시한 상황이긴 하지만 오히려 이런 겐지의 가족때문에 심각하지 않게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납치당한 니나조차 다이지로의 안전을 빌게 하는 이유, 이것이 독자들에게 감동으로 다가온다. 아주 슬픈 결말이지만 그 누구도 이보다 더 명쾌한 결말을 이끌어낼 수 없었을 것이다.
진정한 악인은 누구인가. 하나의 사건이 또 다른 사건을 일으키고 이 사건으로인해 나의 행복한 일상이 불행으로 바뀌었을 때 누구를 원망해야 할까. 이 납치 사건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복수도 하나의 이유가 되지만 다이지로가 자신의 상황을 호소했을 때 다이지로의 편에 서지 않을 이가 있을까. 법을 어기는 납치지만 그의 행동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승자도 패자도 없는 "악몽의 관람차", 독자들의 쓸쓸해하는 마음만 남았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