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들이 떴다!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30
양호문 지음 / 비룡소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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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회 블루픽션상 수상작이기도 하지만 성장소설을 좋아해서 이 책이 꼭 읽고 싶었는데 여러면에서 제 1회 블루픽션상 수상작인 "하이킹 걸즈"와 그 느낌이 비슷하게 다가온다. 우등생이 아닌 열등생인 문제아들이 주인공이라는 점과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한데, 우리나라에서 그려질 수 있는 성장소설이라는 것이 대체적으로 실업계 학교 학생들의 생활속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라는 것과 그리고 역사속에서 주축이 되진 못하지만 그 주변인으로 살아가는 이야기 등 밖에 다룰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조금 아쉽게 다가오기도 한다. 

 

실업계 아이들을 이 책의 주인공들로 내세운 이유는 무엇일까. 재웅이는 은향이를 좋아하지만 은향이를 좋아하는 또 다른 인물인 충수가 인문고 학생이라는 조건때문에 자존심이 상해 선뜻 다가서지 못하는데 마을 아이들인 희진, 세연, 은향이와 재웅, 성민, 호철, 기준이가 어우러질 수 있는 이유 또한 재웅이가 은향이에게 다가서지 못하는 이유와 같다는 점에서 아이러니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실업고 아이들의 문제아 취급은 이런 특정집단을 책 속에 등장시킴으로써 이 책을 읽는 것이 불편한 사람들도 생길터라 글을 쓰는 제약이 따르기도 할 것이다.

 

마을 사람들을 선동하는 인물인 육법대사는 미륵암에서 고시 공부를 하는데, 재웅이 일행들이 몸담고 있는 회사와 마을 사람들의 갈등을 조성하는 인물이라 유일하게 긴장감을 일으키는 존재다. 조폭들이 동원되고 사람들이 다치기까지 하는 상황은 사건의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또 다른 역할을 하지만 독자들에게는 오히려 이런 장면이 낯설게 다가와 필요한 장면이었나, 자문하게 되기도 한다. 화해와 용서의 과정을 거치는 동안 재웅이와 아이들의 역할이 크기에 물론 꼭 필요한 장면이긴 하지만 모든 사건이 순식간에 해결이 되는 모습은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일어날 법하기에 더 낯설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더덕 도둑을 잡았다는 경찰서에서 온 연락을 이장이 받으면서 미륵암을 언급하긴 했는데, 결말이 명쾌하게 끝나지 않아 당혹스럽다. 이야기가 갑자기 끝나버린 느낌, 열린 결말로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둔 건가. 꼴찌클럽을 만든 아이들이 이후 어떤 삶을 살았는지 궁금한데 또 아쉬움을 남겨준다. 낙오자가 되지 않고 꼴찌라도 해서 순위안에 들고자 하는 아이들의 변화된 마음가짐을 보니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왔을 때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기대가 된다. 잠깐의 추억으로 묻어두진 않을 것이다. 은향이와 재웅이의 사랑, 성민과 희진이는 또 어떻게 되었는지 다른 궁금증도 생기는 것을 보니 쓰러지고 밟혀도 꿋꿋하게 일어서는 아이들의 모습이 아주 대견했나 보다. 뭔가 크게 일 하나 저지를 것 같은 아이들의 모험담, 정말 그 뒤에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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