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구하기 프로젝트.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ㅣ 놀 청소년문학 28
바바라 오코너 지음, 신선해 옮김 / 다산책방 / 2008년 10월

어느 날 아빠가 사라졌다. 그리고 집도 사라졌다. 이 아빠란 사람이 어떻게 가족들에게 금전적인 도움조차 주지 않았는지, 무슨 이유로 가족들을 내팽개치고 집을 나갔는지 설명이 되어 있지 않아 조지나와 토비가 집을 구하기 위해 행하는 일련의 행동들이 동정심을 유발하기 보다는 아이들을 이런 상황으로 내몰고 간 그 아버지의 행동에 화도 나고 이해가 가지 않는다. 단지 조지나의 회상으로 과거 엄마와 아빠가 자주 다퉜다고 언급되어 있을 뿐, 이 가족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가 없어 아쉽게 느껴진다.

 

개를 훔쳐서 사례금을 받고 돌려준다는 생각, 정말 어린애다운 발상이다. 차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조지나와 토비는 돈을 모아 집을 구하려는 엄마가 언제쯤 그 집을 구할지 안심할 수 없어 직접 돈을 마련하고자 한다. 어린아이들이 돈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도 않거니와 이 계획은 무모하기짝이 없긴 하지만 아이들이 생각해낸 최고의 방법이었을 것이다. 스스로 완벽하다고 생각할만큼.

 

조지나는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계획을 세워 나간다. 돈이 많아 보이는 집의 개 '윌리'를 데려오기까지, 그리고 그 개를 묶어둘 장소를 발견하기까지 꽤나 진지하게 생각하고 행동한다. 가진 것이 자전거 하나뿐인 무키 아저씨가 윌리가 있는 곳에 등장하지 않았어도 조지나는 분명 사례비를 받지 않고 개를 돌려줬을 것이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 그리고 그 개를 다시 돌려주는 것이 조지나가 할 수 있는 올바른 행동일 것이다. 휘저을수록 냄새만 고약해지는 이런 사건은 더 큰일이 일어나기전에 원래대로 돌려놓는게 좋다. 갑자기 윌리가 사라지면 어찌될 것인가. 누군가 사례금을 준다는 전단지를 보고 이 개를 갖다준다면? 그때는 일이 꼬일 수 밖에 없다. 조지나가 잘못을 뉘우칠 기회도 사라지는 것이다.

 

그런데 가진 것 없는 무키 아저씨가 이 책에 등장함으로써 집만 가지지 못한 조지나와 토비의 상황과 비교가 되어 애초에 집을 구하기 위해 사례금을 받을 목적이었던 조지나의 행동은 정당성을 잃어간다. 도둑질에 무슨 정당성이냐 하겠지만 이 아이들에게는 그들 나름대로 집을 꼭 구해야 할 이유가 있었다. 조지나와 토비의 가족들이 혼자 생활하는 윌리의 주인 카멜라 아줌마의 집에 함께 사는 것도 괜찮지 않았을까. 30초마다 키득거리게 만들진 않았지만 '가족', '가난'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를 우울하지 않게 표현해서 좋았다.